딥러닝실전수필(12. 22, 목)
-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1.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가. 표상(表象, Vorstellung?Representation)
바깥으로 표현된 마음의 이미지. 지각에 의해 의식이 나타나는 외부세계의 상.
마음속에 품은 이미지이자 그것이 바깥으로 표현된 형태.
* 철학자들의 견해
- 감각과 사고 사이에 표상이 있다(아리스토텔레스)
표상은 감각에 의해 생기고 사고는 표상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 감각은 주관에 관한 표상, 인식은 객관적 표상(칸트)
의식의 내용이 표상이며, 물자체(초월론적 대상)는 알 수 없다. 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실재는 공간과 시간의 좌표, 오성의 범주를 거치는 것 밖에는 없다
-세계는 나의 표상이다(쇼펜하우어)
아래 나. 항 참고
* 감각적으로 외적 대상이 의식상에 나타내는 심상(心象). 이 점에 서 사고에 의한 논리적, 추상적인 개념과 구별된다. 표상은 지각에 입각하여 형성되지만, 이 경우, 지각의 대상이 지금 거기에 있을 때에는 지각 표상이라고 말하며, 과거에 지각된 대상이 기억에 의해 재생(再生)될 때에는 기억 표상, 또 과거의 지각의 여러 요소가 주관에 의해 조합되어 나온 것은 상상 표상이라고 한다.
* 철학적 의미는 깊지만, 수필가는 ‘대표적인 상징적 이미지’ 정도로 이해하면 됨.
나.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관점
“세계는 나의 표상이다”
쇼펜하우어의 주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Die Welt als Wille und Vorstellung>> 첫머리에 나오는 글.
*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1860)
단치히 출생. 헤겔에 반대하는 비합리주의적 경향의 어둠의 생(生) 철학자.
주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Die Wellt als Wille und Vorstellung)>>
칸트를 존경, 헤겔은 경멸. 니체, 프로이트, 바그너, 토마스 만에 영향을 줌.
* 쇼펜하우어의 철학적 입장
- 쾌락은 단지 고통의 부재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진정한 실재가 아니라 단순한 주관적 표상이며, 세계의 배후에서 그것을 성립시키는 실체는 파멸로 달 려 가는 맹목적 의지다. 의지는 무한한 욕구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고통을 수반. 고통을 구성하는 내용은 절망, 무의미, 성욕, 탐심, 시기, 비탄, 모멸, 불만족...
-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은 표상(형상)이고 밑바탕이 되는 본질은 ‘살려고 하는 의 지’이다. 그러나 이 의지는 맹목적이어서 모든 고뇌의 원천이 되므로 이로부터 해 방 되려면 금욕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예술(음악)과 불교체험을 통한 억제 주장.
‘초연하게 살려는 욕구 또한 의지의 소산이 아닌가?’ 하는 비판.
* 참고 자료: 철학 소사전(막스 뮐러), 철학용어사전(오가와 히토시)
철학자 50(꿈 프로젝트), 대학생 서양철학사(양해림)
다. 수필 적용 사례
* 곳곳에 설치된 소녀상은 일제 강점기 암울한 시대를 산 핍박받는 민족의 굴욕적이고 비참한 역사를 표상하는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다(박소언)
* 북창동의 명소로서 '블루 빌라(Blue Villa)'와 '가화(嘉禾) 다방'을 빼놓을 수 없다. 블루 빌라와 가화 다방은 대조적인 곳이었지만 공통적인 표징도 있었다. 한 곳이 디오니소스 적인 '욕망의 해방구'였다면, 다른 쪽은 아폴론적인 '꿈꾸는 이상향'이었으니, 청춘을 지탱하고 움직인 두 축(軸)인 '관능'과 '지성'의 표상이었다(김창식)
* 참매미, 말매미, 유지매미, 쓰름매미…. 매미는 초등학교 여름방학 때면 곤충채집 대상 1순위였지만, 나비나 잠자리와 달리 도통 곁을 주지 않았다. 뭉게구름 떠 있는 푸른 하늘과 미루나무 어디쯤엔가 달라붙은 매미는 여름날의 그리운 풍경이자 표상이었다. 유년의 매미 소리는 따갑지 않고 귓바퀴에 날아와 앉았다. 조신하고 청량했으며 처연하기까지 했다. "맴 맴 매앰~. 쓰름 쓰름 쓰르르름~(김창식)
2. 회원 글 합평
가. 구시나무 찬장이 있는 풍경(안해영)
친 인의 상실과 그리움을 아름드리 구시나무의 운명과 오버랩한 글. 아버지가 만들어 부엌에 놓아준 찬장은 신산한 삶을 산 어머니에 대한 보상심리의 발현으로 작동한다. 커다란 나무가 조각난 것을 보며 아버지의 젊은 날 꿈도 그처럼 잘려 나갔을 것 같은 생각을 한다. ‘찬장’을 중심으로 화소를 앞뒤로 재배치할 수도.
나. 207(류미월)
결혼 후 처음 준비한 집 207호는 줄곧 작가의 의식을 따라다닌다. 첫 집, 첫 딸, 첫 차들의 느낌이 일상의 동화 같다. 거주자들이 층별로 바통을 이어가며 계단 청소를 마치고(신호는 ‘띵동’하는 차임벨) 차를 마시는 모습에서 서민의 정겨움이 묻어난다. 과거의 마을 거리와 현재 도시 문명의 대비를 통한 효과도 노려 볼만.
다. 세 자매(제기영)
지도자의 탐욕으로 국민들이 분노하는 오늘 우리의 현실을 20세기 중국을 흔든 송씨 세 자매와 연결시킨 수작이다. 첫째 딸 송애령은 부자 공상희와, 둘째 딸 송경령은 국부로 창송 받는 손문과, 셋째 송미령은 장개석과 결혼하여 각기 다른 가치(돈, 나라, 권력)를 추구한다. 우리나라의 최씨 자매와 겹치지만 차이를 둬야만.
라. 사람을 살립시다(윤기정)
호칭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는 칼럼이다. ‘사람 人’과 ‘놈 者’를 비교한 관점이 설득력이 있다. ‘놈’ 자보다 사람 ‘인’ 자가 격이 높아 보인다. 상대방을 ‘분’으로 부르면 나도 분이 되고, 상대방을 ‘놈’으로 부르면 나도 ‘놈‘으로 불릴 것인가? 제목을 ‘사람 살려’로 바꾸면 새로운 감각으로 젊은 층까지 독자로 포함할 수 있을 듯.
바. 운현궁의 겨울(박소언)
추운 겨울날 운현궁을 돌아보며 흥선 대원군 이하응의 삶, 영욕과 성쇠를 돌이키는 내용이다. 문장과 흐름이 놀랍도록 정확하다. 다만 전 문단이 서술 위주로 되어 있어 감정과 정서를 자극하는 대목이 아쉽다. 겨울 운현궁의 허허롭고 삭막한 풍경에 작가가 느낀 씁쓸한 감정을 투사(project)하면 한층 좋은 글이 될 법하다.
3. 종로반 동정
2016년을 한 주 남기고 추적거리는 겨울비 속에서 서로 헤어지기 아쉬운 마음에(검은 장간 낀 손?) 남학생들은 단골 전주 식당 행. 반장과 총무가 다음 주 종강 회식이 있고, 감기 걸리면 안 되니 곧장 집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공지를 했음에도 말 안 듣는 남학생들은 “ My Way!" 신입 김기수 선생님 환영 파티 자리였다는 후문이었다. 요새 남성 회원들 막 나가나? 아니, 잘 나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