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찌푸린 3월의 하루였지만
강의실 안은 웃음꽃이 가득했습니다.
언제나 유쾌한 웃음소리로
모든 사람들의 웃음을 끌어오는 장재순님 덕분이었죠.
조용하기만 하다면 선생님도 힘드시고
회원 여러분도 스르르 잠이 올 수 있을 나른한 오후 시간,
발랄함이 매력인 장재순님이 계셔서
오늘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두 학기 동안 쉬셨던 박래순님께서는
아직 회복이 안 되셨지만 천혜향을 사가지고 오셔서
강의실 안은 상큼한 천혜향 향내가 가득했습니다.
공인영님은 시아버지와의 애절했던 이별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드리지 못했던 카네이션과 함께
가슴 울리는 수필으로 완성했습니다.
<잃어버린 꽃 한 송이>라는 제목 대신에
<울고 있는 카네이션>이 더 좋겠다는 선생님의 의견에
모두들 동의했습니다.
수식어만 조금 줄인다면 더 깔끔한 수필이 된다는 조언도 하셨지요.
봄 학기에 새로 오신 오상경님은 <꽃샘추위>라는 수필을 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성장통으로 열병을 앓으면서 읽었던
이상의 <날개>가 소재가 되었습니다.
꽃샘추위와 성장통의 연결고리를 잘 이어나가면
멋진 수필이 될 것입니다.
수필 낭독할 때의 목소리가 어찌나 감성적인지
감수성이 무척 풍부한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글을 써야지만 그 감성의 폭풍우를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도 강렬히 와 닿았습니다.
처음 수필을 낸 오상경님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냄과 동시에
꾸준히 쓰셔서 등단의 기쁨도 누리시길 바랍니다.
한지황의 <거리>는 친하게 지냈던 몇 십 년 지기와
간격 유지의 실패로 인해서 우정에 금이 갔던 경험담을 그려낸 수필입니다.
거리가 너무 멀면 진실이 보이지 않고
너무 가까우면 현실이 지나치게 자세히 보이겠지요.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미적 거리가 중요합니다.
이 수필 역시 <거리>라는 단조로운 제목보다
더 흥미로운 제목을 붙이는 것이 좋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더 많은 분들이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 수필을 써오고
그 수필을 읽으며 필자를 알아가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 사이의 거리는 아직 염려할 정도로 가깝지 않다고 확신하기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