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혜 님의 <뜻하지 않은 행운>은
가정주부로만 사는 것에 허전함을 느끼던 필자가
직장을 얻게 되었지만 시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직장을 포기해야 했던 경험을 쓴 글입니다.
연금을 포기해야 했기에 속상했지만
막상 직장을 포기하니 자유를 얻었다는 필자의 심정이
잘 담겨져 있습니다.
연금에 대한 작가의 솔직함이 나타나있지만
문학은 지나친 솔직함을 드러내기 보다는
정신의 풍만함을 주제로 삼아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모두들 동의하였지요.
문학은 순수함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깨닫게 하는 역할을 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박인숙 님의 <남편의 술버릇>은
어린 시절 친정아버지 손에 들려있던
왕사탕, 비과, 당고, 센베이를 맛있게 먹던 추억을 회고하며
술을 마시고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수퍼에 들려
먹을거리를 잔뜩 사들고 오는 남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너무 꼼꼼하고 완벽한 남편인지라
술에 취했을 때 느슨해지는 모습이 좋다는 필자는
남편의 변하는 행동을 묘사하며
재미있게 이야기를 꾸려나갔습니다.
더 재미있는 소재를 넣어도 좋겠다는 선생님의 조언에
많은 에피소드들이 쏟아져 나왔지요.
더욱 맛깔스런 수필로 다듬어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한국산문> 3월호 중 <설거지를 하는 남자>를 같이 읽어보았습니다.
재미있는 내용이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세대별로 반응이 나뉘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부엌은 여자의 전용구역이 아니지요.
문학을 하는 사람은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진화할 수 없고
진보적인 사고를 갖지 않으면 문학을 할 수 없으니까요.
문학 자체가 진보적이기 때문이지요.
함께 글을 읽으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어 보는 시간이
재미있고 유익했습니다.
설거지와 청소하기를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우리 선생님의 사고가 또래 남자 분들보다 월등히 진보적이며
그래서 선생님이 훌륭한 시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한국산문>에 실린 글들을 읽어보다가
소재는 좋지만 다른 방식으로 쓰고 싶은 글을 발견했다면
내 방식으로 써보는 것도 좋은 글공부가 됩니다.
‘글은 자기 이야기를 써야 자기 것이 되며
못생긴 글이라도 자기의 삶이 담긴 글이 중요하다.
글쓰기가 금방은 잘 느는 것 같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서 보면 많이 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글쓰기는 창의력도 중요하지만 표현의 숙련도 필요하다.
숙련은 시간에 꼭 비례하지는 않지만
시간이 꼭 필요하다.’
권두 에세이 <세 개의 질문과 대답>에서
공광규 시인이 쓰신 내용입니다.
수업 시간에 함께 읽으며 모두 마음에 새겨두었지요.
글쓰기의 비법은 역시 색다른 게 없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내 이야기를 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