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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열하게 혹은 투철하게(금요반)    
글쓴이 : 노정애    17-03-31 18:54    조회 : 2,865


금요반...

오늘 맛난 떡을 간식으로 준비해주신 임옥진님 감사합니다. 달달하고 좋았답니다.

2주만에 오신 김종순님, 서청자님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바쁘셔서 결석 하신다고 알려오신 황경원님, 부산 가셔서 못오신다고 알려오신 김길태님, 무슨일 있으신지 못오신 양혜종님, 다음주에는 꼭 만나요.


수업 시작합니다.

 일초 조병옥님의 <어린 시절은 왜 아름다운 걸까?>

송교수님의 평

소설이 되는줄 알았더니 수필입니다. 논리를 세우려니 글이 힘들어졌습니다. 마음속에서 용해시켜 다시 써 보시길 권합니다.


이종열님의 <마른 고목>

송교수님의 평

할 이야기는 다 들어있고 내용은 좋은데 읽으면서 자꾸 꺼끌 꺼끌 했습니다. 너무 구체적 서술은 피하시고 간결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한번 더 써 보실것을 권합니다.


이렇게 두편의 글을 합평하고

지난해부터 송교수님이 약속하셨던 한강의 <채식주의자> 를 공부했습니다. 송교수님이 책을 꼼꼼하게 읽고 공부하시면서 정년퇴직하고도 공부를 해야함과 강의해야함이 힘드셨다고 하셨지요. 이 또한 정년퇴직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셨답니다. 가슴이 철렁! 글요반의 길 잃은 어린(?) 양들은 어쩌라고 그런 무서운 말씀을...

그럼에도 송교수님은 열심히 읽고 공부해 오신 <채식주의자> <몽고반점><나무불꽃>을 저희들에게 알차게 강의해 주셨습니다.

하나를 시작하면 끝까지 가는 한강은 작가정신이 투철하며 치열하다고 하셨습니다. 아주 잘 쓴 글이라고 하셨지요. 행간의 사이에 있는 광주사태의 이야기가 내포되어 있음을 설명하셨습니다. 

<채식주의자>가 외부 폭력으로부터 변하는 개인의 심리를 다루는 것이라고 하셨고

<몽고반점>은 미학 소설(예술 지상주의)에 바탕을 둔다고 하셨습니다. 몽고반점이 주는 묘한 일체감도 설명해주셨습니다. 

아~~ 그리고 '사랑의 본질은 아름답지만 사랑의 실상은 아름답지 않다!'는 말씀. 

맨부커상의 의미와 대한민국에 표절 시비로 흔들렸던 문학을 이 소설로 일으켜 세운 작품이라는 설명.

물론 이 소설에는 여러가지 문제점도 있다고 지적하셨지만 그럼에도 이 글은 작가의 치열함이 담긴 잘 쓴 글임에는 틀림없다고 강의하셨습니다.그렇기에 상을 받았겠지요. 아무리 번역이 잘 되어도 못쓴 글을 잘 쓴것처럼 번역할 수는 없으니... 

수필반에서 듣는 소설강의는 가뭄의 단비처럼 얼마나 좋은지요. 참으로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도 수필을 쓸때 좀더 치열하고 투철하게 쓴다면 좋은 작품을 쓸 수 있겠지요.

오늘 한강의 작품을 공부하며 든 생각입니다.


이렇게 수업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비 내리는 오늘, 맛난 점심을 먹고 약간의 수다를 즐기며 촉촉한 마음으로 '치열하게는 못 살아도 열심히 행복하게는 살자'는 다짐을 하며 돌아왔습니다.

금반님들 모두 행복한 주말 되세요.      




조병옥   17-03-31 23:23
    
( *시 한 수 읽고 한 주일을 엽시다. )


        낙타 / 신경림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
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
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
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
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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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사막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인생의 사막을 통과해야 한다. 그 사막
에 낙타 한 마리 없다면 얼마나 쓸쓸하고 황폐하겠는가. 시인에게 있어 낙타는
곧 시다. 이 시는 낙타를 타고 영혼의 사막 위를 걸어가면서 고통의 얼굴보다 긍
정의 얼굴을 보여준다. 인생의 바닥을 대면하면서 참다운 자신과 만나고 있는 마
음이 무위에 이르렀다. 이제 버릴 것은 다 버리고 초연하다. 언젠가 몽골의 고비
사막을 지나다가 야생낙타 한 마리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낙타가 바로 저승길을
오가는 시인이었구나.                                                      (정호승 시인)
     
노정애   17-04-04 09:22
    
일초샘
넘 좋은 시를 이렇게...
시를 읽으니 나를 다시 돌아보게 하네요.
지금 전 사막 어디쯤에 서서 무엇을 보고 있고 무엇을 찾고 있는지...
늘 감사합니다.
이정선   17-04-01 10:51
    
요즘 화제가 된 소설들을 몇 회에 걸쳐 다뤄주신 교수님 덕분에
      소설에 대한 이해와 폭이 조금은 넓어질 것 같습니다.
            어렵기만 했던 그 분야가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노정애   17-04-04 09:24
    
총무님
소설은 그저 읽기만 했는데
송교수님 만나서 소설보는 폭이 좀 넓어진것 같아요.
수필공부하다가 잠깐씩 하는 이 공부가 은근 기다려 진답니다.
외유의 즐거움이겠지요.
총무님의 수고에 늘 감사해요.
김진   17-04-01 17:29
    
소설과 시는 에세이 범위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이 범위에서 약간 벗어난 사실적 소설이나 시는 친근감이 있다.
물론 열정적 사랑을 다룬 소설은 사실처럼 빠져든다.
김진   17-04-02 19:48
    
오늘 일요일. 워커힐까지 워킹하고
집에왔다,  그리고 한잠 푹 자고 일어났는데
발이 아프다. 아니 운동 하고 왔으면 컨디션이 좋아야 할텐데?
발이 자꾸아파 양말을 벗 었다.  아니 이럴수가!,
발에 침이 깊숙히 꼿여있었다. 글구 침이 휘어져 있다.
침을 꽂고 산에 올라간거다.  역시 돌팔이는  돌팔이 ....

산에 오를때  검은 안경을 끼고 올라갔다. 내려오다가
어랍쇼, 안경을 빼놓고 내려왔네,  부리나케 산으로 올라가
않았던 자리에 가보니 없다.?  누가 벌써 가져갔네. 색시가 사 준건데...
투덜거리며 내려오다. 머리가 근지러워 머리를 만지니. 모자위에 검은 안경이 끼어있지뭐유.--@&?
제가 요즘 이렇게 삽니다...........
     
노정애   17-04-04 09:19
    
김진 오라버니
넘 걱정 말아요.
우리들 다 그렇게 삽니다.
그러니 세월탓이라 여기시고 아님 봄 탓이라 여기시고
그저 하루를 행복하게 사시면 된답니다.
김진   17-04-04 23:21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