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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으로 가을이 온 것은 아니다(종로반)    
글쓴이 : 선점숙    16-12-15 19:51    조회 : 6,274
딥러닝실전수필(12. 8, 목)
- 참으로 가을이 온 것은 아니다

1. <한국산문> 11월호 합평
신작수필: 마포대교 위에서(김정옥)/늦은 밤거리(안명자)/ 어울림(이천호)
신인 등단작: 빈 둥지에 깃든 사랑(선소녀)
문화 인문학: 시대를 기록하는 도시의 산책자(박몽구)/벤허, 착잡한 손님 같은 영화(Zoom-in)/ 문자학적 사유와 철학적 함의(이달의 수필 읽기)
인터뷰: 시대를 기록하는 도시의 산책자(박몽구)

2. 실험 수필 산책
참으로 가을이 온 것은 아니다 ~~
어떻든 가을이 오기는 왔다. 한여름 개구리울음 울다 사라진 매미들의 향방을. 베란다 방충망에 달라붙어 우리의 소소한 일상을 채집하다 도시의 빈 하늘을 벗어나 유년의 숲으로 떠나간 로봇 매미의 궤적을. 그들의 껍질로 남은 주검이 가을을 불러온 것임을! (김창식)

3. 회원 글 합평
가. 박수근(朴壽根) 그의 예술을 생각한다(김순자)
박수근 화가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쉽고 간결하게 잘 표현한 글이다. 박수근 화가가 지향한 서민의 삶과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부분도 잘 묘사되었다. 이런 종류의 글은 참고 문헌이나 자료를 명시함이 좋다. 작가가 느낀 화가에 대한 관점을 넣어 주면 더욱 좋은 글이 될 것이다.
나. 조용한 새해 아침(김정옥)
미국 사람들의 새해맞이를 그린 작품이다. 다른 문화권의 사고와 생활양식을 그림을 보듯 잘 그려냈다. 추수감사절부터 새해까지 이어지는 세밑 풍경의 긴 글인데도 흐름이 좋다.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하는 다양한 풍습을 묘사하는 작가의 품성이 보인다. 타임스스퀘어 같은 지역명은 원어를 적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 아현고가도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다(이천호)
국가 발전을 상징하던 최초의 아현고가도로를 용이 천국을 향해 승천하 듯한 형상화로 잘 표현했다. 서울시 홍보 자료로 써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잘 표현하였다. 청계 고가의 철거와 아현 고가 철거는 같은 차원이 아님을 느끼게 함이 좋겠다. 다리를 나열할 때도 어떤 순서에 입각하여 나열한 것인지 분명함이 좋겠다.
라. 감(안해영)
조선시대 박인로가 지은 <조흥 시가>처럼 잘 익은 붉은 감을 보며 어머니를 생각하는 글이다. 가슴이 찡해지며 좋은 글이다. 종로반의 우수 글로 자림매김 할 듯. 감을 매개로 고인이 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한 줄로 잘 꿰었다. 특히 결미에 시조 구절을 인용해 수미쌍관을 이루었다. ‘감을 훔치고 싶다’ 같은 표현은 순화한다.
마. 이참이 새 나라를 만들 절호의 기회(이천호)
작금의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을 칼럼 식으로 설득력 있게 쓴 글이다. 특히 시사성 있는 글은 균형 감각과 보편적 상식, 논리의 일관성과 문장의 정확성이 요청된다. 일부 표현은 순화되어야 하며 단정적 표현이나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관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다른 글보다 다소 우 편향적인 경향이 엿보이나 지나치지 않다.
바. 아버지와 소주(류미월)
혼 술을 마시다 빈병을 멍하니 보면서 아버지에 대한 회한과 애잔한 그리움을 해학적으로 그린 글. ‘쓴 약을 먹과 난 뒤 입맛처럼 씁쓸하다’ 같은 표현, ‘소주가 아닌 양주처럼 살다 가셨기를 바라는’ 표현이 좋다. ‘호랑이를 피하려다 늑대를 만난 것처럼’ 아버지를 닮은 술 좋아하는 남편의 등장이 글에 정채(精彩)를 더한다.
사. 사상 최대의 전차전 쿠르스크 전투(제기영)
1943년 소련 남부 ‘쿠르스크’의 광활한 평원에 무성한 밀밭과 해바라기들이 끝없이 펼쳐진 평원에서 벌어진 독일과 소련의 전투 이야기다. 지루할 수도 있는 전쟁사를 현장에서 보는 듯 실감 있고 박진감 있게 서술했다.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전격전(電擊戰)’을 뜻하는 단어 ‘Blitzkrieg'를 삽입하여 전문성을 기한다.

4. 종로반 동정
회원 각자 행사가 많아 아쉬움을 뒤로하고 총총히 헤어졌다. 류미월 님과 선소녀 님은 인사동 갤러리에서 작품을 구경하고 따끈한 대추차를 마시며 수업 분위기와 글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헤어졌다는 정겨운 후문.

선점숙   16-12-15 20:08
    
자기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 중 두려움과 실천하지 못하는 용기임을 생각합니다. 타인의 시선일랑 벗어버리고 내면의 부끄러움이 없는 행동은 언젠가는 인정되리라는 것을 생각하며 후기를 씁니다. 합평받을 용기가 무섭고 두렵다면 발전이 없겠지요. 두렵고 마음 무거운 강의 후기였습니다. 자유로움보다 무언가 틀어 내어 정리하고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저를 묶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건 처음이 무섭지 습관 되다  보면 무디어진다는 것도 압니다. 이 습관이 무디어 지기보다 발전되기를 희망하며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신현순   16-12-16 00:29
    
선샘~~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두려워 하던 후기 쓰기를 드디어 해 내셨군요.
지난 시간 수업 풍경을 일목 요연하게 잘 정리 하셨네요.
덕분에 종로반의 열띤 합평 모습 떠 올리면서 다시 보았습니다.
기고 있는 유아에게 첫 걸음을 떼는 일이란 태산을 옮기는 만큼 두렵고 힘든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던 아이는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다 달리기 까지 하지요.
선샘은 오늘 큰 일을 해 낸 겁니다. 부담의 무게 만큼 도약의 기회가 되리라 믿습니다.
화이팅 보냅니다. 선샘^^*
     
선점숙   16-12-16 14:01
    
신샘처럼 바쁜 중에도 우리반의 선장이 되어 잘 이끌어주니 잘 걸을 수 있으리라고 믿어봅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맞나 보네요. 모두가 혀로 비판하지 않고 가슴으로 안아주는 따뜻함이 도망가지않게하는 힘이었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윤기정   16-12-16 00:51
    
등단에 이어 강의 후기 작성도 멋지게 하셨네요. 올해의 좋은 기운이 이어져 새해에도 사람의 향기 머금은 좋은 글 기대합니다.
     
선점숙   16-12-16 14:02
    
항상 멋지시고 낭만이 있으시는 회장님!  회장님 맞지요? ㅎㅎㅎ감사합니다.
안해영   16-12-16 01:37
    
박수근의 그림 생각으로 머리를 이리저리 굴려 보다가 
미국 사람들의 새해는 어떨까?  추수감사절부터 새해가 올 때까지 명절이네요. 
아현동은 내가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살던 동네였는데, 고가 도로가 생기면서 명물 굴다리도 없어졌고, 가뜩이나 소외되었던 동네가 고가 도로 때문에 더욱 소외되었던 기억입니다.  다행히 철거되어 도로가 훤해 보이더군요.
감을 보면 설레었던 일이 엊그제인데, 지금은 감을 상자로 보내오는 후배도 있습니다.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있는 요즘의 국내 정세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참에 새나라를 만들어 보자고 하니 만시지탄이란 생각이 들지만 못할 것도 없단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의 술은 저도 할 말 많아요. 아버지를 추억하며 글 한 편 써야겠네요.
서양사는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가 풍부하지만 세계사 시간의 졸리던 기억만 떠오르네요.
실험 수필을 한 번 써 볼 예정인데 언제가 될지 모르겠네요.
     
선점숙   16-12-16 14:05
    
만능이며 우리의 큰 언니같은 따뜻함이 있으신 안샘한테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낍니다. 사회에서 이러한 만남이 될 수있는 힘은 무엇일까요? 항상 너무 멀리 가지 마시고 곁에 머물려 힘들 때 손잡아 주리라고 믿습니다.
김순자   16-12-16 04:10
    
합평 글 감사합니다.안혜영님 박수근의삶과예술, 화첩과여러책을 읽고 또 읽고 정리하여썼습니다.독학으로 그만한 경지에 오르려면 어떠한 노력을 했을까 궁금했거든요.타고난 재능,고독과 인내의 싸움입니다.고독은 나의스승이라생각하지만 머물러 있기에는너무 쓸쓸합니다.많은 수양이 필요하겠지요. 안혜영님 좋은 글 많이많이 쓰시고끝없이발전하세요.화이팅^^*
     
선점숙   16-12-16 14:08
    
김순자샘은 종로반의 느티나무같은 사람입니다. 묵묵하게 우리들에게 그늘을 만들어주고 계시닌까요. 화가이시면서도 글을 쓰고 열심히하시는 모습은 성실함과 겸손을 더하여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답니다.
     
안해영   16-12-16 14:38
    
김선배 님의 노력을 보면서 도대체 인간의 능력이 어디까지일까를 생각합니다.
선배님의 문인화를 보면 당산의 고목에 치성드리던 어머니도 보이고,  귀를 쫑긋 세운 강아지도 보이고,
부귀를 불러온다는 모란꽃도 보이고,  그 풍성한 재주 묵혀 놓고, 전문가적 자료 수집에 매진하여, 수필까지 점령하시니 가히 멀티플레이어라 해도 누가 뭐라 하지 않겠지요?
깊은 마음에 이글이글 타오르는 예술혼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류미월   16-12-16 09:37
    
비타민 한알 챙겨먹는것처럼  후기를 읽으며 또 공부가 돼서 영양만점입니다
소녀님!  애쓰셨습니다
갤러리에서  차한잔 데이트  좋았지요~~~ㅎ
언젠가 또  살짝쿵  ...
     
선점숙   16-12-16 14:14
    
다양한 장르의 전시품을 감상하고 따뜻한 대추차를 마신 인사동 갤러리도 좋았지만 류샘과의 단 둘이 데이트와 대화가 더 좋았답니다. 타인의 인생을 알고 배울게 있는 관계라면 그보다 더 좋은게 없겠지요. 류샘이 우리반에 와서 글의 수준이 더 높아진 것같다 하면 입에 침발랐다 할까요? ㅋ
제기영   16-12-16 09:58
    
선소녀님, 후기 정리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어느 누구의 후기 못지않게 훌륭하게 해내셨군요. 성공적인 데뷔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남은 12월 계속 분투 부탁드립니다.
     
선점숙   16-12-16 14:18
    
겁먹고 부담스러운 강의 후기였읍니다.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해야되는 일이라는 생각과 힘을 줄것이라는 믿음이 용기를 내게 했읍니다. 조금은 어렵고 빈틈이 없으실 것같은 제샘도 따뜻하고 의리가 있으시다는걸 압니다. 해박한 지식과 날카로운 안목이 부럽습니다.
박소언   16-12-16 10:06
    
소녀님의 재치있는 합평후기에 감탄합니다.
합평에도 촌철살인같은 날카로운 지적으로 작자의 간담을 서늘케? 하니 조심스러워요.
많이 수고하셨고 앞으로도----
그런데 장기는 훈수보다 두기(play)가 더 어렵답니다.
재치있는 아이디어를 글로 연결하면 좋은 작가가 되리라 믿습니다.
신 작가님 하이팅!
     
선점숙   16-12-16 14:28
    
박샘글에는 댓글을 안달까 했읍니다.~ 신 작가라했으닌까요.ㅠ. ㅠ 잘생긴 마스크에 훨칠한키, 날렵한 몸매와 잘 어울리는 모자는 예술가라고 풍겨집니다. 거기에 담배 파이프를 물고 계신다면 영국 신사같은 모습이 되겠지요.~^^그래도 이 모든 것을 뛰어넘은 것은 술을 드시고 어울려주시는 것이라는걸 아시는지요? 거기에 글까지 잘 쓰시니 부럽습니다. 합평시 너무 날카롭게 물지마시고 사랑으로 부탁해용
이천호   16-12-16 13:25
    
선소녀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원래 천재적인 합평실력이라서 후기도 아주 멋집니다. 나는 내 글에 대한 지적도 잘 몰랐었는데 이 글을 보고 다시 고쳐 써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점숙   16-12-16 14:32
    
수탉처럼 힘있고 꿋꿋함이 있으시면서도 암닭을 보호해주시는 마음을 가지신 선생님의 자리가 있어 든든합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사람과의 아름다운 관계를 아시는 선생님의 두번째 책을 기대해봅니다.
심혜자   16-12-16 15:07
    
선샘~ 후기 너무 멋지십니다.
수업에 참석은 못했지만 수업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가 있어요.
갑자기 그리워 집니다 그곳 그 분위기가~ 수고하셨습니다~^^
     
선점숙   16-12-17 19:26
    
방가 방가워요.~^^ 내가 얼마나 심샘 좋아하는지 알죠? 밝고 조금은 엉뚱하면서도 순박하기만 샘이 없으니 강의실 한쪽이 빈것같답니다. 바쁜 시간일지라도 대전에서 오시는 박영진샘을 만나 가끔 들려줘요, 우리반에서 심샘이 없으니 제일 불편한 사람이 저라는 것 알죠? ㅎㅎㅎ
박소언   16-12-17 10:38
    
신작가로 부른것은 ( 신-new) 를 뜻해서 새로 작가로 탄생한것을 축하하는 뜻이외다.
사실은 거짓말이지만---
미안해요 성을 바꿔서---
     
신현순   16-12-17 22:28
    
박소언 샘~~  재치 만점이세요 ㅋㅋ
김순자   16-12-22 03:56
    
우리는 항상 적과 댸면햬 왔다. 그 적의 이름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2016년 잘 반성하고  멋진 새해를 맞기 위해 우리 모두 풀풀풀.
  풀풀풀  여자는 뷰티풀, 남자는 파워풀, 우리모두 원더풀.
선점숙   16-12-23 18:12
    
그래요~샘!  내가 나를 잘 모르고 나를 이길 수 없는데 누구를 얼마나 알고 판단할 수있겠어요? 연륜이 쌓인다고 고개를 숙이는 것은 아니겠지만 샘한테서는 겸손이 느껴져요. 나를 알기 위해 비어있는 몸과 마음의 공간을 만들고 무념 무상의 세계에 들어가 보아도 보이지 않는게 자신인 것 같습니다. 포장된 자신을 거두어내는 용기가 없기 때문이겠지요. 우리 종로반 모두 원더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