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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종로반)    
글쓴이 : 선점숙    16-12-25 18:40    조회 : 4,841

딥러닝실전수필(12. 22, 목)

-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

1.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가. 표상(表象, Vorstellung?Representation)

바깥으로 표현된 마음의 이미지. 지각에 의해 의식이 나타나는 외부세계의 상.

마음속에 품은 이미지이자 그것이 바깥으로 표현된 형태.

* 철학자들의 견해

- 감각과 사고 사이에 표상이 있다(아리스토텔레스)

표상은 감각에 의해 생기고 사고는 표상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 감각은 주관에 관한 표상, 인식은 객관적 표상(칸트)

의식의 내용이 표상이며, 물자체(초월론적 대상)는 알 수 없다. 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실재는 공간과 시간의 좌표, 오성의 범주를 거치는 것 밖에는 없다

-세계는 나의 표상이다(쇼펜하우어)

아래 나. 항 참고

* 감각적으로 외적 대상이 의식상에 나타내는 심상(心象). 이 점에 서 사고에 의한 논리적, 추상적인 개념과 구별된다. 표상은 지각에 입각하여 형성되지만, 이 경우, 지각의 대상이 지금 거기에 있을 때에는 지각 표상이라고 말하며, 과거에 지각된 대상이 기억에 의해 재생(再生)될 때에는 기억 표상, 또 과거의 지각의 여러 요소가 주관에 의해 조합되어 나온 것은 상상 표상이라고 한다.

* 철학적 의미는 깊지만, 수필가는 ‘대표적인 상징적 이미지’ 정도로 이해하면 됨.


나.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관점

“세계는 나의 표상이다”

쇼펜하우어의 주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Die Welt als Wille und Vorstellung>> 첫머리에 나오는 글.

*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1860)

단치히 출생. 헤겔에 반대하는 비합리주의적 경향의 어둠의 생(生) 철학자.

주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Die Wellt als Wille und Vorstellung)>>

칸트를 존경, 헤겔은 경멸. 니체, 프로이트, 바그너, 토마스 만에 영향을 줌.

* 쇼펜하우어의 철학적 입장

- 쾌락은 단지 고통의 부재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진정한 실재가 아니라 단순한 주관적 표상이며, 세계의 배후에서 그것을 성립시키는 실체는 파멸로 달 려 가는 맹목적 의지다. 의지는 무한한 욕구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고통을 수반. 고통을 구성하는 내용은 절망, 무의미, 성욕, 탐심, 시기, 비탄, 모멸, 불만족...

-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은 표상(형상)이고 밑바탕이 되는 본질은 ‘살려고 하는 의 지’이다. 그러나 이 의지는 맹목적이어서 모든 고뇌의 원천이 되므로 이로부터 해 방 되려면 금욕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예술(음악)과 불교체험을 통한 억제 주장.

‘초연하게 살려는 욕구 또한 의지의 소산이 아닌가?’ 하는 비판.

* 참고 자료: 철학 소사전(막스 뮐러), 철학용어사전(오가와 히토시)

철학자 50(꿈 프로젝트), 대학생 서양철학사(양해림)


다. 수필 적용 사례

* 곳곳에 설치된 소녀상은 일제 강점기 암울한 시대를 산 핍박받는 민족의 굴욕적이고 비참한 역사를 표상하는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다(박소언)

* 북창동의 명소로서 '블루 빌라(Blue Villa)'와 '가화(嘉禾) 다방'을 빼놓을 수 없다. 블루 빌라와 가화 다방은 대조적인 곳이었지만 공통적인 표징도 있었다. 한 곳이 디오니소스 적인 '욕망의 해방구'였다면, 다른 쪽은 아폴론적인 '꿈꾸는 이상향'이었으니, 청춘을 지탱하고 움직인 두 축(軸)인 '관능'과 '지성'의 표상이었다(김창식)

* 참매미, 말매미, 유지매미, 쓰름매미…. 매미는 초등학교 여름방학 때면 곤충채집 대상 1순위였지만, 나비나 잠자리와 달리 도통 곁을 주지 않았다. 뭉게구름 떠 있는 푸른 하늘과 미루나무 어디쯤엔가 달라붙은 매미는 여름날의 그리운 풍경이자 표상이었다. 유년의 매미 소리는 따갑지 않고 귓바퀴에 날아와 앉았다. 조신하고 청량했으며 처연하기까지 했다. "맴 맴 매앰~. 쓰름 쓰름 쓰르르름~(김창식)


2. 회원 글 합평

가. 구시나무 찬장이 있는 풍경(안해영)

친 인의 상실과 그리움을 아름드리 구시나무의 운명과 오버랩한 글. 아버지가 만들어 부엌에 놓아준 찬장은 신산한 삶을 산 어머니에 대한 보상심리의 발현으로 작동한다. 커다란 나무가 조각난 것을 보며 아버지의 젊은 날 꿈도 그처럼 잘려 나갔을 것 같은 생각을 한다. ‘찬장’을 중심으로 화소를 앞뒤로 재배치할 수도.


나. 207(류미월)

결혼 후 처음 준비한 집 207호는 줄곧 작가의 의식을 따라다닌다. 첫 집, 첫 딸, 첫 차들의 느낌이 일상의 동화 같다. 거주자들이 층별로 바통을 이어가며 계단 청소를 마치고(신호는 ‘띵동’하는 차임벨) 차를 마시는 모습에서 서민의 정겨움이 묻어난다. 과거의 마을 거리와 현재 도시 문명의 대비를 통한 효과도 노려 볼만.


다. 세 자매(제기영)

지도자의 탐욕으로 국민들이 분노하는 오늘 우리의 현실을 20세기 중국을 흔든 송씨 세 자매와 연결시킨 수작이다. 첫째 딸 송애령은 부자 공상희와, 둘째 딸 송경령은 국부로 창송 받는 손문과, 셋째 송미령은 장개석과 결혼하여 각기 다른 가치(돈, 나라, 권력)를 추구한다. 우리나라의 최씨 자매와 겹치지만 차이를 둬야만.


라. 사람을 살립시다(윤기정)

호칭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는 칼럼이다. ‘사람 人’과 ‘놈 者’를 비교한 관점이 설득력이 있다. ‘놈’ 자보다 사람 ‘인’ 자가 격이 높아 보인다. 상대방을 ‘분’으로 부르면 나도 분이 되고, 상대방을 ‘놈’으로 부르면 나도 ‘놈‘으로 불릴 것인가? 제목을 ‘사람 살려’로 바꾸면 새로운 감각으로 젊은 층까지 독자로 포함할 수 있을 듯.


바. 운현궁의 겨울(박소언)

추운 겨울날 운현궁을 돌아보며 흥선 대원군 이하응의 삶, 영욕과 성쇠를 돌이키는 내용이다. 문장과 흐름이 놀랍도록 정확하다. 다만 전 문단이 서술 위주로 되어 있어 감정과 정서를 자극하는 대목이 아쉽다. 겨울 운현궁의 허허롭고 삭막한 풍경에 작가가 느낀 씁쓸한 감정을 투사(project)하면 한층 좋은 글이 될 법하다.


3. 종로반 동정

2016년을 한 주 남기고 추적거리는 겨울비 속에서 서로 헤어지기 아쉬운 마음에(검은 장간 낀 손?) 남학생들은 단골 전주 식당 행. 반장과 총무가 다음 주 종강 회식이 있고, 감기 걸리면 안 되니 곧장 집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공지를 했음에도 말 안 듣는 남학생들은 “ My Way!" 신입 김기수 선생님 환영 파티 자리였다는 후문이었다. 요새 남성 회원들 막 나가나? 아니, 잘 나가네!^^


윤기정   16-12-25 19:18
    
올 독감이  대단한가 봅니다.  선작가님 독감에도 불구하고  복습 가능한 후기 올리셨네요. 고맙습니다.  다시 봐도. '의지와. 표상' 어렵네요.
     
선점숙   16-12-27 16:29
    
참다운 이해가 되지 않으면 글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가 봅니다. 입에서 아무런 생각없이 나왔던 언어도 활자화시키는 순간 책임감이 더 무거워지는 것 같아요. 이런 심한 감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이제는 괜찮아졌어요. 목요일 송년회를 위해 열심히 치료하고 있는데 윤샘이 못오시니 많이 섭섭합니다. 연말 잘 지내시고 새해에 뵈요.
안해영   16-12-25 22:30
    
수필에서 의미화, 형상화가  갖는 원 뜻이 표상이 되는 것인가요?
207은 작가에게 자신의 울타리가  단계적으로 단단해지는 생활에 의미 부여를 하였네요? 살면서 뭔가 하나씩 이루면서 삶의 가치를 느끼는 것인가 봅니다.
영화 같은 세 자매의 생활이 중국을 대표하는 마디로 살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나왔을 까요? 
기왕이면 다홍치마. 좋은 말 섬기는 말이 나쁠 것은 없겠지요?
운형궁은 여학교 때부터 돌방 구리처럼 드나들던 곳이라 저는 아주 익숙한 곳입니다.
운현궁 천정은 동전으로 꾸며졌답니다.
멀구슬나무 아래 평상에서 책 펴 놓고 공부하고 낮잠도 잤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다음 주는 송년회가 있네요. 좋은 프로그램으로 잘 지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각자 그동안 자기가 쓴 글 중에서 마음에 새기고 싶은 한 단락씩 적어와서 읊어 보면 어떨까요?
막걸리 한 잔씩 마셔가면서요.  구호 외치는 것도 좋지만 한 해 마무리하는 모임에서 아끼는 한 구절 낭독하는 뜻있는 시간도 가져 보고 싶네요.
     
선점숙   16-12-27 16:31
    
연말이라 많이 바쁘고 힘들텐데 여러가지로 도움주어 고맙습니다. 보이지 않고 티내지 않는 우리반의 선장 역활하노라 수고가 많습니다. 연말에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이번에는 안샘도 한잔 할거죠?
배경애   16-12-25 23:06
    
세상이 시끄러워도 제 갈길을 씩씩하게 가는 종로반이 의식의 표상이 아닐른지요.

합평글만 보아도 활기찬 강의실 짐작이 됩니다.

작품 풍년에 이어 건강도 내년까지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선샘 감기중에도 후기작성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혹시 막걸리 기운이 쇠하시거 아닐른지요?  ㅎ
     
선점숙   16-12-27 16:36
    
겨울에는 막걸리를 끓여서 홍어회에다 먹어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차가운 바람에도 어수선한 시국에도 정겨운 이들끼리 막걸리 마시며 정을 나누다보면 정겨운 기운이 멀리 펴져 이 암울한 기운을 몰아내리라 확신합니다. 배샘 이번주에는 만날거라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요. 넘 무리하지 말고 건강한 몸으로 만나요. 술도 못하고 힘든 일이 있을지라고 표현하지 않고 항상 공감해주고 동참해주어 고맙답니다.
류미월   16-12-26 09:47
    
새로운 건배사 하나
  구호는 "위"하고 술잔을 높이 들고 외치면  " 하야" 하면서 술잔을 바닥에 내려놓으면
 멋진 시국반영  건배사가 되겠지요~~ㅎ  모두를  위하여~!!!

 식당마다 수북히 모여 나누는 건배제의.  아쉬움. 바쁜 발걸음.  술잔. 노래방. ~~~~
이런 단어들이 송년즈음의  표상이 아닐까요~~?ㅎ
     
선점숙   16-12-27 16:40
    
얌전하고 말도 잘 안할 것같은 류샘의 건배사는 흥를 일으키는데 한몫합니다. 송년회의 표상이 많이 줄어든 풍경이 마음 아프기도 합니다. 표상이 시대헤 따라 변할 수도 있나요? 이번에도 멋진 시한편 낭독해주시고 멋진 구호 만들어오세요.
김정옥   16-12-26 10:22
    
수강하신 문우님들도 어려워하는 '표상,을 강의후기로 대신하려니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렇잖아도 글을 못 쓰고 있는데....
어느덧 한 해를 접는 송년회군요.
글이 쏟아져 나오는 종로반은 대풍입니다. 글만 많은것이 아니라 그 수준 또한 놀라우니 가히 실속있는 결실이네요.후기정리 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점숙   16-12-27 16:42
    
오랫동안 감기로 고생하셨지요? 많이 좋아졌다니 다행입니다. 좋은 일하는 것도 좋지만 넘 무리하지 마세요. 나눌 수있는 능력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나누기는 쉽지 않은데 풍성한 능력을 나누노라 바쁜 김샘 우리반이어서 고마워요.
제기영   16-12-26 10:41
    
1988년, 맨해턴 동쪽에 있는 롱 아일랜드 바닷가에 놀러간 적 있습니다. 거기서 바비큐 파티도 하고 조개도 주우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롱 아일랜드는 경치가 좋은 부촌으로 유명한 곳 아니겠습니까? 그 때  '위대한 개츠비'를 집필한 소설가 피츠제럴드의 저택을 찾아보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물론, 송미령의 대저택도 마찬가지지만 말입니다.
윤기정   16-12-26 11:14
    
' 구시나무-' 합평의  첫 문장이 이상하네요.
     
안해영   16-12-27 20:12
    
친인 (親姻) 을 한자 없이 한글로 문단 전체를 다음 검색기에 넣으니 오류로 뜨기에 친척과 인척의 합성어라  분리하라는 신호인가? 하고 두 글자 사이에 공란을 넣으니 오류가 없어져서 올렸는데,  한자를 넣어 친인(親姻)으로 다시 검색기에 넣으니 오류 문구가 안 나오네요.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주의 하겠습니다.
신현순   16-12-28 08:28
    
표상은 감성과 이성이 결합하여 탄생된 보이는 그 무엇 쯤으로 생각하면 될나나요?
표상 안에는 많은 함의를 품고 있다는 있다고 봐야겠군요.
치열한 합평 뒤에 이기자 구호를 외치는 전주식당이 종로반의 표상도 되겠군요.
그 곳은 목 넘김을 하면서 수업에 연이은 제 2의 진지한 토론의 장이기도 하니까요. ㅎ
삭막한 현실에서 조금 다른 곳에 발을 딛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해 봅니다.
우리 모두가 그런 경우의 만남이겠지요?

한 해가 저무네요.
종로반이 우뚝 서게 된 해 이기도 하지요.
그동안 문우 여러분들의 한마음의 협조 덕분입니다.
감사 드립니다.

선샘 감기 중에도 후기 올리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박소언   16-12-30 13:10
    
해는 새롭게 오는데 사람은 한 살 더먹고 낡아져 가고있습니다.
작취미성은 아니지만 즐거운 어제밤의 여운이 남아 반추하고 있어요.
모든 문우님들께 감사와 기쁨을 받은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모두 모두 건강하시고 수필의 아이디어가 팍팍솟는 새해가 되기를 빕니다.
해피 뉴 이어!
선점숙   16-12-31 19:47
    
모두들 함께한 송년회의 분위기는 정겨웠습니다. 좋은 이들과 인사동 밤거리를 걷는게 처음이었기에 더욱 흥겨웠습니다. 제가 제일 즐거웠던것 같아요. 새로오신 김기수 선생님의 노래방 초대는 더욱 더 깊은 정을 나누는 장이었습니다. 새해는 한살 더 낡아지는게 아니라 더 깊은 연륜과 지혜가 쌓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서는 어떤 틀에 자기를 가두지 않기에 나이는 숫자에 불가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모두들 내년에 더욱 건강하시고 지혜가 많이 충전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