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 새해 첫 수업입니다.
이번 시간은 모두 세 편의 작품 중, 산사 옆 별장에 머무는 죽음을 앞둔 지인을 만나고 온 이야기를 쓴, 박유향님의 <山寺 옆에서>를 교재 삼아 좋은 작품 감상은 물론 깊이 있는 공부까지 했습니다. 특히, 박유향님의 글을 포함한 오늘 합평하지 못한 문경자님의 <친구 영희> 두 편은 지난 3주간 알퐁스 도데의 ‘시인 미스트랄’을 따라 시작했던 즉석 창작의 결과물입니다.
교수님은 모방의 틀에서 못 벗어나면 어쩌나하는 염려는 없었다는 말로 두 작품을 칭찬했습니다.
그러나 공부를 하는 입장에서 보면,
동시에 보는 그림과는 달리 글은 연계(sequence)가 있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두 편 다 자기 글이 잘 되었다고 가정했을 때, 소설인 원작을 따라 서술자가 수필 속에 소설의 장면을 설정하듯 하다 보니 지나치게 자세해져 버린 부분에 대해서 교수님은, 너무 한 장면에서 묘사에 빠져버리면 본래 의도했던 데서 벗어나게 된다고 했습니다.
소설에서의 소도구, 극적인 장치는 원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합니다. 문제를 끄집어내 주는 것이 작가가 할 일입니다. ‘시인 미스트랄’에서의 소도구가 ‘시’였다면, <산사 옆에서>에서는 죽음을 앞둔 ‘환자’이며, <친구 영희>에서는 나와 잘 맞고 편하고 좋은 ‘친구’입니다. 이 두 편은 문제적 인물을 설정하는데 차이가 있습니다.
소설적 작중인물은 사회적 가치, 저항, 투쟁이 강한 문제의 인물이어야 합니다. 백설공주에서 계모의 역할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인물은 자격이 없는 것이죠. 결론에서는 결국 밝음을 쓸 텐데 처음부터 계속 밝음만을 쓴다면 아무도 그 글을 읽지 않을 것입니다. 밝음과 어둠을 교차하게 써야 이야기가 됩니다.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월님들에게 오늘 수업이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합평하지 못한 나머지 두 편은 다음 시간에 꼭 챙겨오시고, 박유향님을 시작으로 내가 만나러 간 그 누군가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미세먼지에 건강 유의하시고, 간절히 바라므로 온 우주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땀 흘린 만큼 결실을 거두는 건강한 한 해, 멋진 글 풍성한 한 해 되길 바라며 활기찬 한 주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