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를수록, 그러니까 현대로 올수록
수필은 ‘서술’보다는 ‘묘사’ 위주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흐름도 흐름이거니와
우리가 쓰는 글이
칼럼이 아닌 문학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설명’하려 하지 말고,
어떤 개념을 정의 내리려 하지 말고,
묘사나 대화로 형상화를 해야 한다고
거의 매 시간
박상률 선생님은 강조하고 또 강조하십니다.
이번 시간에는
‘문학은 글로 쓴 그림’이라고도 하셨지요.
하나의 장면을 장황하게 묘사하라! 형태를 그려나가라!
그리고 현실에서는 없으면 좋을
‘갈등’이
문학작품에는
꼭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착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라!
장정옥, <꿈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 가라>
신성범, <사기꾼이 많은 나라> <참 고마운 사람>
두 작품을 합평한 후
지난주에 이어
김성우 작가의 《돌아가는 배》에 실린 글 중
〈다른 사람과 다른 사람〉과 〈생각의 걸음〉을 함께 읽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다른 사람〉 ...
남과 다르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남과 다른 자신에 대한 자부심(혹은 자만심)으로 충만한 글이었지요.
제목은 작가의 인생신조이기도 한데,
‘나는 네가 아니다’ ‘나는 나다, 내가 아닌 것은 내가 아닌 것이다’ ‘다른 사람과 나를 혼동하지 말라’ ‘네가 되어야 할 것이 되어라’ 같은,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한 말이 담긴
여러 인용구들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은 빛 바랠수록 강기(?記)한다.’라는 문장에 나온
‘강기’라는 단어도 알게 되었습니다.
강기(?記):
오래도록 잊지 아니하고 잘 기억함. 또는 그런 기억.
김 훈장에게 남다른 점이 있다면 강기의 능력인데 돌대가리 속에 들어박혀 움직일 줄 모르는 그런 기억력이라고나 할까. 출처 : 박경리, 토지
〈생각의 걸음〉에도
역시 여러 고전(古典)이 등장하여
작가의 엄청난 독서량을 가늠해볼 수 있었는데요,
이 대목에서였던 것 같은데
박상률 선생님은 예전에도 언급했던
우리나라의 옛 문인 이언진(李彦?, 1740-1766)을 소개하셨습니다.
‘천국은 아마도 도서관처럼 생겼을 것이다’라고 말한
아르헨티나의 소설가 보르헤스(1899~1986)보다 무려 200년 전쯤에
이언진은 ‘하늘에는 책 곳간이 있다’고 했다지요.
이언진에 대해 검색하다가
가슴에 와 닿는 시 몇 수를
실어봅니다.
오관에다 글을 보는 눈까지 갖추고
온갖 병 가운데 돈 버는 버릇만 없네.
시 읊고 베끼며 그림까지 그리니
사람이 지닐 것은 모두 넉넉하다네.(119수)
서방에는 문자의 바다가 있고
하늘 위에는 책의 곳간이 있다네.
글을 알지 못하면 옥황상제도 없고
글을 알지 못하면 부처도 없다네.(121수)
바보도 죽으면 썩고 총명한 이도 썩으니
흙덩어리로 누구누구를 어이 분간하랴.
하찮은 책 몇 권이
내 죽은 천년 뒤에 나를 증명하리.(145수)
-이언진 한시(漢詩), '??居室(동호거실)' 중에서 (번역글출처: 한국문화콘텐츠 닷컴)
새해 첫 시간,
교실이 꽉 찼고
모두들 정말 열심히 수업에 임하셨지요.
지난 두 주는 연말연시였던 거예요^^
한영자B 선생님,
먹기 좋은 크기의 팥 시루떡,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나오신 설영신 선생님, 임미숙 선생님, 김화순 선생님,
얼굴만 봐도 반갑고 기쁜데
귤, 초콜릿, 오미자청 등을 챙겨 가져오셔서
수업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주셨지요.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외할머니가 되신 고옥희 선생님,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수요반 선생님들 모두
건강하고 웃는 날이 많은
한 해 보내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