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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성 교실(무역센터반)    
글쓴이 : 박윤정    17-03-12 21:41    조회 : 3,394

새 학기 첫날이지만 우리의 글공부 시간은

언제나와 같은 모습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 주 한 주 꾸준히, 묵묵히

글을 쓰고... 합평하고...

문학에 대해, 글쓰기에 대해,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세상은 요란법석 시끄럽지만

우리는 평소 가던 대로

그 길을 가고 있습니다.

과학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왠지 항상성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어, 제목으로 차용해봅니다.

이 항상성 안으로 봄학기 첫시간에

문영애 님이 새로 들어오셨지요.

우리에게는 당연하고 평범한 분위기와 모습들이 이분 눈에는 얼마나 낯설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며 업무상 딱딱한 글들을 많이 읽고 쓰셔야 했다던

문영애 님이 아무쪼록 수필반에서 마음 따뜻한 경험 풍성히 하고 좋은 글 쓰시길 바래봅니다.

 

합평한 작품은

하진근, <천국의 종은 누구를 위해 울리나>

오길순, <어린날의 풍경화>

신성범, <조기퇴직한 교수님>이었습니다.

수업중 제가 메모한 내용들 가운데 몇 가지입니다...

임마가 아니라 인마가 바른 표기. 이놈아의 준말.

문학으로서의 수필이 되려면 어떤 일을 사건으로 만들어 형상화해야 한다.

함부로 쓴 글은 지우고 싶어도 지우지 못한다. 글에는 힘이 있다.

수필은 소설과 시의 장점을 가질 수 있는 경계의 문학.

그동안 총무로 수고해주신 임미숙 선생님, 아쉬움과 고마움 전합니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인절미 선물해주신 주기영 선생님,

딸기를 한가득 가져오신 오길순 선생님,

입에서 살살 녹는 카스테라 맛보여주신 우경희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번 학기 개인적 사정으로 쉬시는 고윤화 선생님, 이옥희 선생님,

다시 뵙기를 바래봅니다.

이건형 선생님도 이번 봄에는 꼭 뵙고 싶습니다.

이번 학기에 뵙는 선생님들 한 분 한 분 정말 반갑습니다.

돌아오는 18일 토요일 12시에 일원동 성당에서

아들 혼사 치르시는 송경미 선생님, 거듭 축하드립니다.

그 기쁜날 모두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최화경   17-03-13 10:00
    
무엇보다 깨끗하게 씻겨져 대형 비닐봉투 안에서 자체발광하던 딸기가 압권이었던 개강이었습니다.
우리반 과일 간식 담당은 우리 오길순선생님이지요 가을이면 홍시를 몇번씩 사다 나르시고
이젠 계절이 바뀌어 딸기가 똬악~!
넘 감사드립니다.
이러니 글은 안썼어도 먹을거에 홀려서라고 수욜은 무조건 무역센터반으로 고고우~~!!

인절미는 한점만 맛보고 가방 깊숙이 넣어 두었더랬습니다
부페로 점심약속이 잡혀서요.
근데 감질나서 더 아른거리더군요 ㅎㅎ
첫날부터 떡광주리 보내오신 주기영샘
고마워요.그래서 저도 얼른 떡값부터 냈습니다
이제 간식걱정은 안해도 돼니
글만 잘쓰면 되는 거겠죠?

임미숙총무님, 이년간 열심히 헌신봉사 해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다음 총무님 결정이 어떻게 된 건지 못들어 궁금하네요
새로오신 문영애님
젊고 유능하신 분 오신 것 같아
우리 반의 미래가 밝습니다 환영합니다.
우리 박상률선생님은 강의시간이 늘어나시어
더 바빠지시겠더군요
우리반이 원조이니  관심 벗어나지 않도록
잘 해야겠단 약간의 위기의식이 느껴집니다 ㅎㅎ
     
주기영   17-03-13 12:31
    
짝꿍~
한 점만 맛보고 가방에 넣은거 맞죠?
내 입에 떡 넣기 바빠 미처 감시를 못했네,ㅋㅋㅋㅋ. 

바빠진 박선생님 지키키, 순번대로 보초라도 서야 할까요?
그냥,
봄볕을 즐깁시다.
"믿습니다" 함서. ㅎㅎ
송경미   17-03-13 11:14
    
첫 수업에 못 가서 죄송합니다.
반장님 얼마나 바쁘신지 짐작하구요.
아침에 출석하기도 바쁜데 딸기를 씻어오시는 오길순선생님의 사랑
감사할 뿐이지요.
감작스레 불어닥친 봄바람이 모든 이의 마음까지 녹여주기를 기도하는 아침입니다.
님들 반갑게 만날 수요일이 기다려집니다.
     
주기영   17-03-13 12:33
    
송쌤~~
혼사준비로 얼마나 분주하실까요?
그래도 이번주 수욜에는 꼭 얼굴 보기를 희망합니다. 
갑자기 결혼식서 넘 이쁘게 하고 계시면 못찾을지 몰라서...ㅎㅎㅎ

모든 준비가 순조롭기를 기도합니다!
주기영   17-03-13 12:23
    
수업 중,'경계'에 관해 말씀하시면서 언급하신 것이 함민복 시인의 '꽃'이라는 시입니다.
시의 첫 줄이 시집 제목과 같은 까닭에 혼동하는 경우가 있기에, 시 전문을 올립니다.


함민복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서
담장을 보았다
집 안과 밖의 경계인 담장에
화분이 있고
꽃의 전생과 내생 사이에 국화가 피었다

저 꽃은 왜 흙의 공중섬에 피어 있을까

해안가 철책에 초병의 귀로 매달린 돌처럼
도둑의 침입을 경보하기 위한 장치인가
내 것과 내 것 아님의 경계를 나눈 자가
행인들에게 시위하는 완곡한 깃발인가
집의 안과 밖이 꽃의 향기를 흠향하려
건배하는 순간인가

눈물이 메말라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지 못하는 날
꽃 철책이 시들고
나와 세계의 모든 경계가 무너지리라
------------------------------------------------

철책을 통해서도 시인은 '꽃'을 보는군요.
제가 시인을 꿈꾸지만 시인이 되지 못하는 까닭이 여기에? ㅠㅠ

개강,
설렘과 반가움 사이로 만나지 못한 분들에 대한 그리움이 끼어듭니다.
저는 언제까지 이곳에서 그대들을 기다릴 수 있을까요...
좋아하는 하얀목련이 피기 시작하면, 도깨비처럼 사라지게 될까요?

새로오신 문영애님 환영합니다!
오래오래 버티시어 원하는 것과 만나기를.

오길순선생님,
예전엔 딸기가 나오면 아 내생일이 코앞이구나 했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오월도 막바지가 되어야 막 딸기가 나오곤 했거든요.
요즘은 이런 봄날에도 딸기를 먹을 수 있음도 행운인데,
쌤의 마음과 손길이 잔뜩 담겨서 더욱 맛있게 먹었습니다.
(먹다가 수업을 따라가지 못할까 염려되옵니다,ㅋㅋㅋ, 그래도 좋습니다!)

윤정반장님, 봄학기도 애쓰세요, 감사하고 늘 응원합니다!
임미숙 총무님 감사했습니다.

무역센터반, 아자!!
-노란바다 출~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