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률 교수님께서는
지난 주 첫 수업에서 이어서 오늘도 강의 서두에 개를 파셨습니다^^;;;
'죽음'이라는 개념을 알고 있는 동물은 오직 인간뿐이다, 라는 말씀을 하시는 중이였지요.
동물도 죽음이 닥친 그 순간에는 본능적으로 죽을 걸 알게 되지만 평소에는 모른다, 는 뜻이라고 하시면서
죽음이 닥쳤을 때 가장 저항하는(?) 동물이 개라고 했습니다.
또한 가장 순한 동물은 양인데 미리 포기해버리고 순응한다고요.
오늘도 지난 시간에 이어 종교와 철학, 문학의 각기 다른 점을 강의해 주셨는데요,
무엇보다 왜? 라고 질문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씀이 글쓰는 사람으로서 가장 와닿았습니다.
인간이 태어나 가장 먼저 '엄마'라는 말을 생존을 위해 배우게 된다면,
사회적 관계를 위해 먼저 배우게 되는 말이 '왜?'라고 질문하는 말이라고 하셨습니다.
교과서는 하나의 답을 요구하지만 우리의 삶은 다양한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고, 따라서 답도 여러가지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글을 쓰는 데 있어 내가 쓴 글의 개연성을 확인해 볼 때에도
꼭 필요한 것이 왜? 라고 먼저 질문해보는 것일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임헌영 교수님의 귀한 번역본의 머리말을 가져 와 읽어주셨는데요,
출판년도가 1975년이었어요. 제가 1981년에 태어났고
1988년에 초등학교 입학하며 한글을 겨우 배우기 시작했다는 핑계도 있지만....
세로 쓰기 문서는 정말 읽기가 힘들었어요.
교수님께서 읽어 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도 선생^^) 작품의 특징으로
사회과학적인 작품, 인문학적인 작품의 구별도 보여주셨고요,
소설가 이청준, 이문구 선생의 짧은 글도 잠시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평론가 김현 선생께서 남기셨다는 말씀이 또한 가슴에 남는데요,
"문학은 쓸모가 없다.
그런데 쓸모 있다고 하는 것들은 인간을 억압한다.
문학은 억압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이렇게 멋있는 문학 공부 열심히 해야겠죠?^^
열심히 해야 하는데 오늘 수업 시간에 제일 앞에 앉아서 하품도 쩍쩍,
졸려서 몸도 이러저리 꼬고... 창피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교수님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려요.
핑계지만 갑자기 이사 계획이 생기고 외벌이 가정인 저희 집에 이사 비용 등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가 생겨
아르바이 거리를 받아서 하느라 요즘 수면부족 상태였어요.
다음주까지는 조금만 봐주시면 다시! 또릿또릿하게 열심히 수강하겠습니다;)
잠시 딴 소리를 했네요.
수필 시간에는
권정희 선생님의 <사공>, 김미원 선생님의 <목소리를 낮춰>, 조귀순 선생님의 <탯줄>에 대한
교수님의 평과, 함께 고쳐봐야 할 문장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우연히도 오늘 세 분은 모두 차분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글을 써 오셨어요.
좋은 글을 읽고 나면 나도 잘 써봐야지! 하는 기운이 샘솟지요? 히히^^
세 분 선생님, 정성스런 글 잘 읽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자주 틀리는 표현에 대해 강의해 주셨어요.
1. 같이(은): ~처럼으로 바꿔도 말이 될 때는 조사이므로 명사에 붙여주고요,
말이 되지 않을 때는 부사이므로 띄어쓰기 해야 합니다.
2. 금세: 금시에를 줄인 말이므로 'ㅔ'로 써야 하고요,
3. 시험은 치르다, 라고 말하는 게 맞습니다.
4. 이 자리를 빌려(빌리다->빌려) 말해야 겠지요?^^
멋진 글쟁이 선생님들 다음주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