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경 님의 글 <정동 극장에서 시간 보내기>는
몰입이 주제이기 때문에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제목도 <몰입의 즐거움>이 좋겠고요.
동양의 판소리와 서양의 뮤지컬이라는 서로 이질적인 장르가 만나
판소리 뮤지컬이라는 퓨전 장르가 탄생했습니다.
묵은 된장을 만난 풋고추처럼 궁합이 잘 맞았는지
관객은 몰입을 했고
필자 또한 그렇게 몰입해서 즐거웠던 적이 언제였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관성과 기계적, 자동화 된 의식 속에서
현대인의 삶은 동선이 너무 단순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고들 푸념하지요.
우리의 삶이 너무 패턴화되고 그만큼 단조롭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양한 활동을 하고 사는 사람들에게
시간은 그렇게 정신없이 흘러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시간에 대한 체험은 이렇게 다릅니다.
경마장의 경주마처럼 반복적인 일상이 우리의 몰입을 방해합니다.
동선을 벗어나 삶의 궤도를 이탈해 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판소리 뮤지컬로 인해 경험해보았던 몰입의 즐거움을 풀어나가면
우리 모두에게 자극을 주는 글이 될 것입니다.
장재순 님은 <엄마표 청국장>이란 글을 통해
추운날 아침이면 가마솥에서 구수한 냄새와 함께
보글보글 익어가던 청국장에 어린 어머니의 사랑을 그려냈습니다.
농가의 겨울채비도 잘 그려내었지만
전경화의 법칙에 따라 청국장에 대한 이야기만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청국장 만드는 과정과 할머니가 끓여주는 청국장을
맛있게 먹는 손주들 얘기를 곁들여
식당 청국장과 차이점에 대해서도 쓰면서
어머니에 대한 회상으로 넘어가는 역순행의 구성이 바람직합니다.
우리 모두 장재순 님이 한보따리 사 오신 추억의 크림빵을 먹으며
청국장 냄새가 가득한 시골 부엌을 떠올려보았습니다.
직접 만든 청국장이 담긴 커다란 김치통 세 개가
나란히 있는 사진을 보여주신 장재순 님은
우리에게도 청국장을 끓여주고 싶다고 하시네요.
청국장 맛만큼이나 구수한 성품을 가지신 장재순 님,
말만 들어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