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강의실 >  한국산문마당
  [10.22.2025 무역센터반] 압력밥솥에 밥하러 갑니다 ^^    
글쓴이 : 주기영    25-10-22 17:37    조회 : 1,094
오전 10시 10분.
교수님께 드릴 제주마차라떼가 나오기를 31번째 순서로 기다리며
별마당 도서관에 앉아 있었습니다. 시차로 밤12시부터 10시간째 뜬 눈.
좀비가 따로 없는 듯. 혼자 킥 웃다가 난 역시 서울체질인가? 하는 생각이...

서울의 가을이 몸서리치게 예쁘네요.
모두 건강하게 반을 지켜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수업 중 (한국산문 10월호)
   - 제목에 설명이 길어지면 패를 미리 보여 주는 것이 되므로 지양.
     (제목; 주제를 반영 / 호기심 자극 / 읽고 기억하기 좋게)
   - 문학은 도덕 교과서가 아니다.
   - 압축
      . 냄비에 하는 밥 : 3층밥으로 타고, 덜 익고, 그나마 가운데만 먹을 만함
        --> 글을 냄비 밥 짓듯이 쓰면 건질 게 별로 없다.
      . 압력밥솥에 하는 밥 : 전체가 고르게 익고 맛이 좋다.
        --> 삽화들을 한 주제에 다 나열하지 말고, 곁가지 같은 삽화는 빼서 글을 압축.
      : 압력 밥솥이 증기를 압축하듯이 글을 써야!
   -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 --> 독자의 몫을 남겨야!

** 작품합평 (존칭생략)
     양산 쓴 남자 / 성혜영
     걸리기만 해 봐라! / 송경미
     소영씨, 꼭 그래야만 했어? / 김미선
     달팽이가 느리다고? / 박봉숙

* 한국산문 10월호에 실린 박상률 시인의 <택배 상자 속의 어머니> 입니다.
    <<국가 공인 미남/실천문학사>>에 실린 이 시는 읽을 때마다 참 좋습니다.
    산문시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천천히 읽어볼까요?

택배 상자 속의 어머니
박상률

 서울 과낙구 실님이동...... .   소리 나는 대로 꼬불꼬불 적힌 아들네 주소. 칠순 어머니 글씨다. 용케도 택배 상자는 꼬불꼬불 옆길로 새지 않고 남도 그 먼데서 하루 만에 서울 아들집을 찾아왔다. 아이고 어무니! 그물처럼 단단히 끈을 엮어 놓은 상자를 보자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온 곡소리. 나는 상자 위에 엎드렸다. 어무니 으쩌자고 이렇게 단단히 묶어놨소. 차마 칼로 싹둑 자를 수 없어 노끈 매듭 하나하나를 손톱으로 까다시피 해서 풀었다. 칠십 평생을 단 하루도 허투루 살지 않고 단단히 묶으며 살아낸 어머니. 마치 스스로 당신의 관을 미리 이토록 단단히 묶어 놓은 것만 같다. 나는 어머니 가지 마시라고 매듭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풀어버렸다. 상자 뚜껑을 열자 양파 한 자루, 감자 몇 알, 마늘 몇 쪽, 제사 떡 몇 덩이, 풋콩 몇 주먹이 들어 있다. 아니, 어머니의 목숨이 들어 있다. 아, 그리고 두 홉짜리 소주병에 담긴 참기름 한 병! 입맛 없을 땐 고추장에 밥 비벼 참기름 몇 방울 쳐서라도 끼니 거르지 말라는 어머니의 마음.


아들은 어머니 무덤에 엎드려 끝내 울고 말았다.


** 나숙자 선생님 덕분에 배부르고,
     설영신 선생님 커피향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가을학기에 새로온 네분 선생님, 오늘 몹시 반갑게 뵈었습니다.
     중간등록 하시고, 오늘 처음 온 우수미 선생님, 환영합니다! 


주기영   25-10-22 17:42
    
집에 오는 길,
봉은사에 잠시 들러 김화순 선생님과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행사로 오늘 못뵈어 서운했었는데, 환한 얼굴보니 좋더라구요. 반가웠습니다.

모두 편안하게 들어가셨지요?
찬 바람에 건강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어제 서울오기 무섭게 바로 독감예방접종 했습니다. 주사는 아포! ㅎㅎ
-노란바다 출~렁
손지안   25-10-22 20:19
    
기쁘다- 반장 오셨네.
반 문우- 다 모여라. (신나신나 덩실덩실 오예오예)
역쉬, 반장님이 계셔야 든든합니다.
귀환을 격하게 환영합니다!

일교차 심해졌습니다. 선생님들, 건강 조심하세요!
다들 아프기 없기!!!
성혜영   25-10-23 05:33
    
굿모닝, 어제 우리반은 축제, 축복의 하루였습니다.
반장님의 귀환과 선물, 세련된 블루 초콜릿.
몇주 결석했다 나오신 나샘이 사신 고등어 구이가 왜 그렇게 맛있던지...
드코닝의 수다방에 꼭 필요한 핫라떼는 설샘께서 사주셨네요. 모두모두 감사, 꾸벅!
우리 반에 소띠가 다섯이네요. 오인방 결성!
풍요의 계절과 더불어 우리의 情도 차곡차곡 쌓이니 이보다 더 좋을수가.
어제 봉은사 축제 안내등에 밀려 올라간 반장님의 후기를 패싱당해
10시까지 기다리다 걱정하며 잠들었어요.
일찍 올리신줄을 몰랐다는 소리. 시차적응이 안돼 피곤한 몸에 언제 봉은사에 점을 찍고 가셨나요.
반장님의 용의주도함과 완벽성에 또 놀랐습니다. 우리 반에 대한 사랑인거죠.
엊저녁, 성경공부 중 '사랑때문에 피곤한 예수님'의 모습과 잠시 겹쳐보였습니다.
그동안 비운자리 채워서 반장역할 훌륭히 해주신 손지안샘께도
두루두루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송경미   25-10-23 08:22
    
반장님 오랜만에 뵈어 더더더 반가웠습니다.
시차 적응 못해서 뜬눈으로 지새고 좀비처럼 오셨다니 그
책임감이 무섭습니다.
아주 건강하고 밝아보이셨어요.
격하게 환영합니다.
자리 비우신 동안 손지안샘이 똑부러지게 반 챙기고
기쁘게 봉사해주셨어요.
새로오신 네 분이 잘 적응하고 계시니 풍성한 가을 학기입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시기네요.
예민한 계절감으로 수확의 가을 맞이하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