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강의실 >  한국산문마당
  카이사르, 해적에게 납치되다(평론반)    
글쓴이 : 오정주    26-01-20 23:56    조회 : 86

*1* <로마 이태리 문학기행>

영하 8도의 추운 날씨, 이런 날은 줌 수업이 꿀처럼 달콤합니다.

플로리다,호치민,LA,제주,강릉, 워싱턴, 샌프란시스코,서울에 살고 있는 우리 반원들은 어느 곳이 가장 온도가 높은가에 대한 날씨 이야기로 수업 전 토크 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로마로 들어가 카이사르를 만났는데 할 이야기가 너무나 많았습니다. 바람둥이, 명장, 정치 개혁가,군사적 천재,정복자,권력욕에 사로잡힌 독재자,뛰어난 연설가이자 지금도 읽히는 갈리아 전기를 쓴 작가...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주사위는 던져졌다" "브루투스 너마저..." 이 말을 만든 주인공...

지면이 모자라기에 가장 인상에 남았던 일화 한 편을 소개로 후기를 대신합니다.

 

3강 카이사르의 처세법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처세술은 권력을 쥔 뒤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아무 힘도 없던 젊은 시절부터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건이 바로 해적에게 납치된 일화다.

기원전 75년경, 카이사르는 로도스로 유학을 가던 중 해적들에게 붙잡혔다. 해적들은 그를 인질로 삼고 은 20탈렌트의 몸값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때 카이사르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그는 분노하며 내 몸값이 그렇게 싸 보이느냐며 병사 수천 명을 먹이고 도시를 유지하며 최고 권력을 누릴 수 있는 돈에 해당하는 50탈렌트를 요구하라고 정정했다. 인질이 몸값을 올리라고 요구하는 이 장면은 카이사르가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대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상대가 자신을 어떻게 규정하느냐보다 스스로의 가치를 먼저 정의하는 인물이었다.자신을 평범한 인질이 아니라 '미래의 권력자'로 규정한 것임.

납치 기간 동안 그의 태도는 더욱 인상적이다. 카이사르는 해적들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들 사이에서 중심 인물처럼 행동했다. 시를 낭송하고 연설을 들려주며 떠들면 조용히 하라고 호통을 쳤다. 그는 자신을 인질이 아니라 잠시 불편한 위치에 놓인 상위자처럼 행동했다. 이는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한 폭력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가져오는 처세술이었다. 힘이 없을 때조차 태도로 위계를 만들 줄 알았던 것이다.

특히 그는 해적들에게 자주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내가 풀려나면, 너희를 모두 십자가에 매달겠다.”

해적들은 이를 농담으로 여기고 웃어넘겼다. 그러나 이 말은 위협이 아니라 자기 선언에 가까웠다. 카이사르의 처세술에서 중요한 점은 말과 행동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가볍게 한 말을 결코 가볍게 끝내지 않았다. 

카이사르의 몸값은 그가 큰 인물이 될 거라고 믿은 소아시아의 로마계 지인들과 속주 인맥이 모아 대신 지불했다. 풀려난 뒤 카이사르는 즉시 병력과 배를 모아 해적들을 체포했다. 그리고 약속대로 처형을 명령했다. 다만 그는 십자가형을 집행하기 전에 먼저 목을 베게 했다. 여기서 카이사르의 또 다른 처세 원칙이 드러난다. 그는 질서는 반드시 세우되 잔혹함을 과시하지는 않았다. 복수조차도 감정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 아래 통제했다. 

이 사건이 흥미로운 이유는 카이사르의 처세술이 단순히 사람을 잘 대하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약자의 위치에서도 스스로를 낮추지 않았고 상대를 겁주기보다 자연스럽게 자신을 중심에 놓았다. 동시에 그는 신뢰와 관용, 그리고 단호함을 분리하지 않고 함께 사용했다. 이 모든 태도는 훗날 그가 병사와 민중, 그리고 적들까지도 끌어안으며 권력을 확장해 나가는 방식과 정확히 닮아 있다.

결국 해적 납치 사건은 우연한 에피소드가 아니라 카이사르의 삶 전체를 축소해 놓은 장면이다. 그는 권력을 얻어서 처세술을 갖게 된 인물이 아니라, 이미 권력자처럼 사고하고 행동했기 때문에 권력을 얻게 된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 처세술은 로마를 움직일 만큼 강력했지만 동시에 훗날 그가 너무 많은 사람을 믿고 살려두게 만든 비극의 씨앗이기도 했다. 

사람을 다루는 능력은 카이사르의 강점이었다. 그는 공포만으로 지배하지 않았다. 그는 보상과 명예로 병사의 충성을 얻었고 개혁과 선전으로 민중의 지지를 확보했으며 내전에서 패배한 적들에게는 관용(clementia)을 베풀었다. 이 관용은 순수한 도덕성이라기보다 정치적 선택이었지만 적을 제거하기보다 체제 안으로 흡수하려는 사고방식 자체는 당시 로마 정치 문화에서 매우 이례적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관용이 결국 그의 암살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은 카이사르라는 인물의 비극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2* 합평

문영일/이영옥/김봄빛/문영애/오길순/국화리(존칭 생략)

 

 


곽미옥   26-01-21 09:50
    
자신의 마음이야 어떻든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나 과감한 결단력을 보여준 카이사르는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루비콘 강을 건너며 한 말 "주사위는 던져졌다"  참 익숙하게 들었던 말인데요..
    오늘 강의는 흥미진진했네요~~
    반장님 후기쓰느라 수고 많았어요..무척 추운날이네요. 즐건하루 보내셔요!!
오길순   26-01-21 16:15
    
흥미진진한 카이사르 공부였습니다.
그런데 그의 관용이 암살을 가능하게 했다니, 이것은 신이 배반한 사건 같습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선 중의 하나가 관용이라고 믿는 때문입니다.
그래도 스스로 몸값을 올리는 당당함이 명장의 정신이 아닌가 싶습니다.

엄청 춥습니다.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