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울리라”라는 박목월 작사 김성태 작곡 <이별의 노래>가 떠오르는 계절입니다. 성큼 다가온 세밑, 장자의 미로를 찾아 떠난 시간이었습니다.
제16강 장자의 미로 찾기
1. 전설적인 삶과 철학 우화
장자의 고향: 장자(莊子, 庄子, 기원전 369년?-기원전 286년)는 전국시대 송宋나라 몽蒙 에서 태어났다고 하는데 실제 생몰연대는 정확하지 않다. 이름은 주周, 자는 자휴子休다. 노자 사상을 승계, 확산시켜 도교의 상징이다.
- 장자의 절친 혜시: 장자는 20대 중반에 절친 혜시惠施를 만났고, 20대 후반에 몽蒙지방 칠원漆園의 관리(漆园吏)로 가난하게 지냈다. 초楚의 위왕威王이 재상으로 초치했으나 거절했다는 사연은 ‘추수秋水’편에 ‘재상을 하지 않아도 흙탕물에 꼬리를 끌며 진흙탕에 사는 게 낫다’라는 멋진 우화가 있다.
-장자의 독법: 철학자로는 상상력이 너무 탁월하고, 문학가로는 다루는 주제와 소재가 광활하며, 정치사상가로는 너무 심오한 우주의 섭리와 인생론을 다뤘고, 현실 도피론자라기에는 너무 역사적인 현실에 깊숙하게 관여하고 있으며, 혁명론자라기에는 황당한 관찰론자이다.
- 제자백가 중 가장 인기: 철학적 우화(寓言)작가라는 형용이 어울린다. <주역>, <노자>와 함께 <장자>를 철학적인 3가지 기본(三玄) 철학서로 보기도 한다.
- 유일한 저작인 <장자(庄,莊子)>의 목차는 (1) 내편內篇, (2) 외편外篇 (3) 잡편雜篇이 있다.
2. 천도와 자유의지
- 천도란?: 스승 노자처럼 장자 역시 우주 삼라만상을 창조, 운행하는 원리를 천착하면서 천도天道의 관념을 설정했다.
-심재를 위한 단련: 그는 존재론이 지닌 절대 자유를 누리면서 정신세계에서는 무한한 초월의 영역을 넘나들며 심령으로는 화평하고 안정된 삶을 추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경지에 이르려면 심 재(心斋,齋)의 단련을 겪어야 함을 공자가 말한 것으로 우의화 해서 전한다.
- 좌망의 경지: 이런 경지에 이른 걸 장자는 좌망坐忘이라고 한다.
3. 인식론과 시시비비: 인식론에서 가장 중시한 것은 모든 인간은 자신의 이해관계에서 선악, 미추, 크고 작음 등등 일체를 재단한다는 것. 이해관계를 벗어나 천도의 입장에서 허심탄회하게 바라보라는 것이 그의 충고인데 아마 천도의 이름을 빌려서도 이기주의는 벗어나지 못하는 게 인간 아닐까.
-헤시와의 대화: 장자가 인식론에서 상대주의적 입장으로 궤변도 서슴지 않은 예는 피라미의 헤엄을 보고 나눈 대화가 유명하다. 이런 궤변적인 인식론의 극치는 ‘제물론齊物論’에서 손가락론의 한 예를 볼 수 있다.
- 궤변의 궁극: 이런 장자의 논법을 상대주의를 절대화함으로써 신비적 궤변 주의로 흘렀다고도 한다.
4. 인생론과 운명론
-인생 무상론: 장자의 인생 무상론인 나와 나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호접몽胡蝶梦,夢은 널리 알려져 있다.
-절대 자유 누리기: 절대 자유를 누리는 방법으로 그는 육신이 지닌 한계를 벗어난 정신적인 절대 자유를 구가하는 것이라며 ‘덕충부德充符’에서 여러 예화로 제시한다.
-지인의 길: 원래 하늘은 사심이 없이 만물을 덮어주고 땅도 사심 없이 만물을 품어준다. 이런 처지에서 해방될 수 있는 인간은 범인이 아닌 도사만의 영역인데, 이를 장자는 훌륭한 사람으로 평가하며, 그 등급을 성인, 신인, 지인으로 나눴다.
-사회와 역사 인식: 지인의 단계에 이르는 경지를 그린 게 ‘소요유’에 등장하는 곤鯤과 붕鵬의 철학적 풀이가 아닐까.
- 장자의 도척론
- 담론 소설의 걸작: 장자 중 가장 사회의식과 역사의식이 강한 편은 ‘도척盜跖’편
5. 도척의 도둑정신 계승과 평가
- 도척에서 나온 말들: 척구폐요跖狗吠堯, 척跖의 개가 요堯에게 짖는다.
- 맹자의 입장: <맹자孟子> 중 ‘진심 상尽心上’ 25장, “닭이 울면 일어나 부지런히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은 순舜) 무리요, 닭이 울면 일어나 부지런히 이득을 추구하는 사람은 도척의 무리다. 순과 도척의 구분을 알려면 다른 게 없다. 이득과 선행을 추구하는 차이다.”
-사마천의 관점
사마천司馬遷, <사기史)> 중 <백이열전伯夷列傳>,
70여 공자 제자 중 가장 특출했던 안회는 “매우 궁핍하여 쌀겨조차도 흡족하게 먹지 못한 채 결국 젊어서 요절.”, 도척은 “매일같이 죄 없는 사람을 죽여 사람의간을 회로 먹는 등 포악의 극에 달했고, 수천의 부하를 거느리고 천하에서 난동 했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천수를 다 누리지 않았던가. 도대체 도척은 어떤 덕을 쌓았다는 것인가.
-반고의 평가: <한서汉书>, 후한後漢 반고班固의 기전체紀傳體 역사서. 그 중 <유협전游侠传> 62장, 여러 유협游侠들 열거한 뒤 유하척을 걸출한 노예 기의의 영수(起义领袖)로 평가.
-도둑의 도: 도역유도盜亦有道는 <장자>, 외편外篇 중 ‘거협胠篋’ 제10에서 언급.
“세상에서 지知라고 떠드는 것은 도둑에게 편의를 보아준 것이라고 나는 단언한다.” 세속에서 소위 지지至知란 것은 큰 도둑을 위하여 쌓아둔 것이 아닌가? 소위 지성至聖이란 것은 큰 도둑을 위하여 지키는 것이 아닌가?
-도척도 성인의 도를 얻어야: 도척의 견습생이 도척에게 물었다. “도둑에도 도가 있나이까?” 이에 도척은, “무엇이나 도가 없을 것인가? 방 속에 감추어 둔 물품을 알아맞히는 것은 성聖이고, 먼저 들어가는 것은 용기요, 뒤에 나오는 것은 의리이다. 성공을 예산함은 지知요 장물을 고루 나누는 것은 인仁이다. 이 다섯 가지를 불비하고 능히 큰 도둑이 되는 자는 천하에 아직 없었다. 이를 미루어 보면 성인도 성인의 도를 얻지 않고는 설 수 없고 도척도 성인의 도를 얻지 않고는 도둑질할 수 없다. 소위 성인 의도는 선인이나 악인이나 공통으로 필요하다.”
2부 합평: 이기식/김유/하광호/정아/박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