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부 1장 & 2장)
6월 26일 1교시에는 작년 여름학기에 다룬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머리말을 포함하여 1부 핵심을 다시 정리한 후 2부 1장과 2장을 배웠습니다. 니체는 1883년 여름 1~3부를 집필하고 1884년 1월 4부를 완성합니다.니체 스스로 이 책을 “제5의 복음서” 혹은 “미래의 성서”라고 부를 만큼 자신이 쓴 최고의 책이라 자평했습니다.
니체는 이 책에서 그의 주요 철학 사상인 신의 죽음, 위버멘쉬, 힘에의 의지, 영원회귀를 고대 페르시아 예언자인 차라투스트라를 등장시켜 유기적으로 연결합니다. 특히 머리말은 위 네 사상을 집약적으로 보여줄 만큼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1부 마지막 장에서 차라투스트라는 신의 죽음과 위버멘쉬의 등장을 예고하며 사람들 곁을 떠나 다시 산으로 갑니다.
2부 첫 장 “거울을 들고 있는 아이”는 차라투스트라가 산속 동굴에서 고독을 즐기며 지혜를 쌓아가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꿈에서 거울을 든 아이가 나타나 차라투스트라 자신의 얼굴을 비쳐보게 합니다. 거울을 들여다 본 차라투스트라는 거울 속에 드러난 악마처럼 험상궂은 자신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1부에서 보여준 자신의 지혜가 위기에 처했다는 걸 깨닫고 다시 가르침을 베풀고자 하산하는 내용입니다.
1장 키워드는 거울과 아이입니다. 프로이트를 계승한 정신 분석학자 자크 라캉(1901~ 1981)의 거울단계가 생각납니다. 거울에 비친 이미지를 통해 자신을 인식하는 최초의 단계, 상상계를 설명할 때 나옵니다.
니체는 1부 “세 변화에 대하여”에서 정신의 세 변화를 낙타 사자 어린 아이로 비유하면서 설명합니다. 그 중 아이는 ‘순진무구 망각 새로운 시작 놀이 제 힘으로 돌아가는 바퀴 최초의 운동 신성한 긍정’을 의미하며 동시에 건강한 미래의 인간, 위버멘쉬를 가리킵니다. 일곱 가지 특징 중에 망각이 가장 눈에 띕니다. 기억의 힘을 믿고 싶은데 니체는 망각을 말합니다. 망각이야말로 새로운 길, 가보지 않은 길, 창조의 길로 이끈다고요.
2부 2장 “행복이 넘치는 섬들에서” 니체는 우리가 진정 행복하기 위해 먼저 “신은 일종의 억측이다”라고 단언하며 신의 허구성을 말합니다. 니체가 신의 죽음을 주장하는 이유가 뭘까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형이상학적 이원론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과 맥을 같이합니다. 신 중심의 초월론적 세계관이 지배하는 세상에는 주체적이고 창의로운 인간이 설 자리가 없습니다. 신이 있던 그 곳에 신 대신 인간이 자리해야 합니다. 바로 힘 의지를 가진 위버멘쉬로 나아갈 수 있는 인간을 말합니다. 이 장에서 피력하는 힘에의 의지는 바로 창조 의지, 생성욕구, 생식의지와 같은 의미입니다.
‘행복이 넘치는 섬들‘이란 제목에서 플라톤 <국가>에 나오는 ‘축복받은 자들의 섬들(makarōn nēsoi) (519c, 539b)이 떠오릅니다. 그리스인들은 착하게 산 사람은 사후에도 축복받은 섬에 가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오딧세이아 4권 “라케다이몬에서 있었던 일들” 563~565에도 사람들이 가장 살기 편한 곳으로 엘뤼시온 들판(Elysion pedion)이 나오는데 축복받은 자들의 섬들과 같은 곳입니다.
교수님께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나오는 행복(eudaimonia, 다이몬이 잘 갖추어 있음)의 정의와 덕(arte)의 두 유형, 지적 탁월성과 성격적 탁월성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단순히 심리적으로 느끼는 만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탁월하게 잘 수행할 수 있는 영혼의 활동으로 설명합니다.
니체 철학은 우리가 좀 더 행복하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비법을 가르쳐 주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