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동물이라는 것을 오늘 배웠어요.
움직일 動을 쓰는 물건 物이니까 움직여야 인간인거지요.
그 '움직이는 물건'이 너무 바뻐서 숙제를 못했어요.
그랬더니 저더러 뭐라고 하잖아요. 훌쩍...
대꾸할 말이 없어서 눈만 굴리는데 이 쌤이
"평생 숙제 안 한 적이 없다" 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때는 이때다 싶어서
숙제 안해온 다른 사람들 한테 6월 개강 때까지 해오라고 마구마구 인심을 썼지요.
그리고 한 마디 덧붙였어요.
"일찍 와서 강의실에 들어오지 않고 하늘공원에 있는 것은 온 것이 아니다. 불량학생이 원래
학교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면서 교실에는 안 들어온다구요."
성쌤은 일찍 와서 근처 근사한 찻집에서 우아하게 차를 마시거나 하늘을 바라보는데 그거
온거 아니예요. 아셨죠? 에구 속이 다 시원하네...
그런데 이거 모르셨죠?우리의 아지트를 찾아낸 사람도 바로 성쌤
이지요.
문학이 무엇일까요?
세상의 모든 부귀 영화는 냅두고 고통과 부족과 아픔을 다루는 것이라네요.
지금까지 살아온 것도 입에 단내가 풀풀 나도록 팍팍한데 문학속에서 만이라도 넉넉하고 넘치면
안되나요? 참 어렵네요.
글은 하나밖에 없었는데 스리슬쩍 넘어가려다 걸려버렸지요.
쌤도 참 어지간 하면 좀 봐주시지...
사실은요, 정말은요,글이라면 누구 것이든 짤도 없기 때문에 쌤을 존경하지요.
그러니까 ...속상해 하지 마시고...
읽기 자료는 2개 였는데 노년의 건강과 삶의 자세에 관한 것이었어요.
한 사람은 54년생이고, 다른 사람은 49년생이었는데 저는 가슴이 철렁 했어요.
우리 쌤이 이런데 신경을 쓰시는 것을 보니 이제는 삭아가시는구나 해서요.
잉잉. 우리는 익어가더라도 쌤은 청년으로 남아계셔야지요.
담 주는 오래간만에 방학입니다.
"강을 사이에 두고 꽃잎을 띄우네//잘 있으면 된다고/
잘 있다고//이 때가 꽃이 필 때라고/오늘도 봄은 가고 있다고//
무엇이리/말하지 않은 그 말 김초혜 '안부'
늙은 말이 길을 안다고 했어요.
우리 도중에 길 잃지 말고 6월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