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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부 3장 (용산반)    
글쓴이 : 차미영    23-07-11 18:25    조회 : 2,549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3

<연민의 정이 깊은 자들에 대하여>

 

710<<차라투스트라>> 두 번째 시간에는 인간이 갖는 기본적인 감정 중 하나인 연민 혹은 동정에 관한 니체 생각을 배웠습니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 머리말 318행에서 이미 연민을 언급했습니다.

연민이란 사람을 사랑했던 그가 못 박혀 죽은 그 십자가가 아닌가? 그러나 나의 연민의 정은 결코 십자가형이 아니다.” (책세상 19쪽 18~19행)

윗글은 23장에서 말하는 연민의 핵심을 미리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니체에게 연민은 기독교 교리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니체는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음으로써 원죄를 지닌 채 고통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죄를 대속하는 신 중심의 기독교 사상을 비판합니다. 기독교에서 신이 인간을 사랑한다고 할 때 사랑은 연민이며 이때 신이 베푸는 연민과 차라투스트라가 베푸는 연민은 다릅니다.

니체는 심리학자처럼 연민을 베푸는 자와 받는 자의 이면까지 세심하게 들여다봅니다. 연민을 받는 인간은 스스로 나약하다고 생각하며 타자로부터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로 인식합니다. 자신에게 연민을 베푸는 자에게 고마워하다가 수치심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느 순간 복수심과 원한 감정까지 갖기도 합니다.

연민을 베푸는 자는 자신이 우월하다고 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진정으로 깨달은 자는 자신이 베푸는 자들이 겪는 수치심 때문에 자신도 수치심을 느끼기도 합니다. (14617~19)

교수님께서 일본 항일독립운동 사적지에서 만난 몇몇 깨어있는 일본인들이 느끼는 수치심은 긍정적으로 다가옵니다. 이렇듯 수치심은 긍정과 부정의 의미 다 갖고 있는 듯합니다.

니체는 수치심이 인류의 역사라고까지 합니다. (14516~17)

기독교 교리에서 베푸는 연민은 인간 의지를 약화시켜 노예 도덕에 얽매인 채 살아가게 합니다. 니체는 바로 이런 연민을 비판하며 극복해야 할 감정이라고 말합니다. 니체가 차라투스트라를 통해 말하는 연민은 힘 의지를 지닌 위버멘쉬로 나아갈 수 있도록 베푸는 감정입니다. 여기서 연민은 연민을 넘어선 사랑으로 발전합니다.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연민은 슬픔에서, 사랑은 기쁨에서 비롯되는 감정이라고 말합니다.

니체는 고뇌하는 벗이 있다면 딱딱한 침상, 야전침상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148쪽 7~8) 이 대목에서 <<데미안>> 마지막 장면이 떠오릅니다. 전쟁 중 부상을 입고 매트리스에 누워 있는 싱클레어 옆에 데미안이 있습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또 다른 자아, 무의식속에 있는 자기 같습니다. 포화가 쏟아지는 전쟁터 침상 곁에 다가온 데미안이 니체가 말하는 진정한 벗 같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필리아(Philia)는 동등한 관계에서 성립하는 중용의 품성이라고 말합니다. 부모 자식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니체 역시 대등한 관계에서 사랑과 우정이 싹트며 위버멘쉬로 고양될 수 있다고 봅니다.

Plus) BTS 노래를 감상하며 니체 처녀작 <비극의 탄생>에서 예술을 추동하는 두 신의 특징,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을 살펴봤습니다. 서로 대립되면서도 상호 보완하는 관계이지만 니체는 도취 애욕 광기 폭력으로 상징되는 디오니소스 신이 더 근원적이라 보며 예술만이 우리 삶을 정당화 한다고 말합니다.


임정희   23-07-11 19:42
    
차 선생님만의 결로 잘 마름질 된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본인이든 한국인이든 사람으로 당연히 느껴야 할 수치심, 부끄러움이 인류의 역사라는 거죠.
교수님의 일본 방문기, 니체의 연민의 정, 연민의 정을 넘은 위대한 사랑, BTS의 디오니소스...
많은 니체씨의 단어들이 제 머릿속을 돌아다니며 어질러 놓아 뇌세포들이 아직도 시끄럽습니다.
빗소리 때문이 아닙니다.

연민의 정을 넘어 서로 성장하는 위대한 사랑을 꿈꾸며 니체는 루 살로메에게 청혼을 했을까요?
살로메는 왜 그 청혼을 거절했을까요?
비오는 밤이니까 로맨틱하게 상상하며~~ 끝.
신재우   23-07-12 09:22
    
1.제2부,<연민의 정이 깊은 자들에 대하여>중 (우리가 보다 기뻐할 줄 알게 된다면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준다거나
  다른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할 궁리를 어느 때보다도 하지 않게 될 것이다,146쪽,12~14행)라는 잠언이 저에게는
  가장 마음에 와 닿습니다.
2.신선숙 선생님<잠은 꼭 집에서 자겠습니다>와 차미영 선생님<시(詩)의 길에서 빛을 반가워 하며>합평이
  있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차미영 선생님의 후기, 많은 공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차미영   23-07-12 20:26
    
임정희 선생님, 고맙습니다. 연민과 수치에 대한 감정을 곱씹어본 의미있는 수업이었습니다. 인간 내면 깊숙이 들어가 통찰한 니체 사유가 우리 모두 만족시킬 수 없다 할지라도  내 삶을 긍정하고 행복하게 영위하기위한 팁은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보다  더 번뜩이는 지성을 가진 니체가  살로메에겐 그리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했나 봅니다. 살로메와 인연이 닿았으면 니체 삶은 분명히 달라졌겠죠. 니체 여동생의 질투가 두사람을 더 멀리 한 건 아닐까요.
차미영   23-07-12 20:44
    
신재우 선생님 올려주신 글 감사합니다. 니체가 말하는 기쁨은 우리가 살아있음의 환희나 즐거움을 의미하겠지요.  살다보면 겪는 온갖 삶의 애환앞에 좀 더 강건하고 담대해지고 싶습니다. 감정의 소용돌이에 출렁이는 제 모습이 실망스럽지만 있는 그대로 내 삶을 사랑하라는 니체를 늘 염두에 두고 다시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김미원   23-07-13 20:49
    
튀르키에와 그리스 다녀오느라 수업에 결석해 알찬 수업을 놓쳤네요.
차미영 선생님 후기로 강의 내용과 강의실 풍경이 생생하게 전해옵니다.
역시 니체는 값싼 연민을 아주 좋지 않게 보았네요.
너머의 너머를 보는 니체는 천재입니다.
차선생님의 다양한 해석 흥미롭고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멋진 문우들과 함께 하니 제 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