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반 풍경
골목길을 돌아 오는 길에 대추나무가 보이더군요. 푸른 잎을 비집고 빨간 대추가 고개를 쏘옥 내밀었어요. 얼른 나를 데려가라고 하네요. 아 참, 추석이 가까워졌다는 신호였어요.
가을 학기가 되면서 천호반은 수필에 물이 올랐어요. 무려 10편이나 쏟아져 나왔어요. 3주의 긴 방학이 있었지만, 여행도 하지 않으시고 글만 쓰셨나? 신입생은 없었지만 출석률은 99%. 모두 보고 싶어 좀이 쑤셨다고 야단이었답니다. 깔깔 웃음이 터지고 수필에 물이 올라 신바람이 어깨까지 올라왔어요.
♣창작합평
*집착 <박병률>
*주홍글씨<강수화>
*없어요 <김학서>
*엄마 뭐해? <이은하>
*신호대기 중 <박경임>
*책을 통해 글을 노출 시키라.
*수필은 짧은 글이기에 조금만 인용하라. 인용 부분이 많아지면 수필의 생명이 약해진다.
*여행은 낯선 공간이다. 일상적인 이야기는 피하고 비일상적이고 낯설게 하는 것이 가독성을 높인다.
*마지막 줄에 의미를 생성하라.
♣산에 오르는 길과 문학의 길 (박상률)
산에 오르는 방법, 즉 산꼭대기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가지이다. 힘들더라도 곧장 일직선으로 올라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힘이 덜 드는 지름길을 찾아들고 돌아오르는 이, 남이 가는 길보다는 남이 가지 않는 샛길을 좋아하는 이 등 저마다 제가끔 산꼭대기에 이르는 방법이 다 다르다. 산꼭대기에 먼저 다다른 이가 내려다보면 각자가 취한 방법에 대해 ‘훈수’를 해주고 싶은 마음도 들것이다. 산꼭대기에 이르는 방법은 곧 문학의 방법과도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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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기본적으로 타인의 삶에 공감을 하는 데서 글쓰기를 출발한다. 타인의 삶을 잘 들여다보면 나의 삶은 물론 내 속에 있는 타인도 잘 들여다보인다. 그래서 작가는 진정한 의미의 진보주의는 아닐지라도 ‘진보적’일 수밖에 없으며 ‘참여적’일 수밖에 없다. 먼저 내 밖의 타인의 삶에 공감해야 자칭 순수문학파적인 관념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현장’이 매우 중요하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세상의 모든 기본 살이와 관계를 맺기에 애초에 삶은 참여적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문학도 삶을 쉽게 떠나지 못하리.
♣깔깔 수다
백화점 12층 밀탑에서 열린 수다판은 웃음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옆자리에 앉은 고객에게 눈총을 받을까 눈치 작전을 벌릴 정도였어요. 이야기 주제는 수필 토론에서부터 노후의 인생을 좀 더 행복하게 사는 법이었어요. 어떤 분은 건강은 물론 경제적 여건이 노후엔 필수 조건이라는 주장도 있었고, 또 다른 분은 아니다 순수한 사랑이 경제적 여건 보다 앞선다는 순수파도 있었답니다.
어떤 CEO모임에 여성들이 90%이상을 차지한 걸 보고 지금은 여성 사회 진출이 막강한 힘이 있다는 걸 느꼈다고 주장하는 분도 있었어요. 오늘 찻값은 류금옥 선생님이 지갑을 열어주셨어요.
9월 초이레의 햇살이 서쪽 창가에 머물고 있네요. 오늘 받아온 10편의 따끈따끈하고 쫀득쫀득한 수필. 가을밤 이야기 속으로 초대할까 해요. 다음 주 목요일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