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명승지의 명문가에서 태어난 문호
소식(苏轼, 蘇軾,1037-1101.8.24.)만큼 예술 전 장르에 걸쳐 다양한 재능을 갖춘 인물은 세계문학사에서 드물다. 그는 문학에서는 시, 사(詞), 부(賦)에 산문까지 자유자재로 쓴 호방파(豪放派)의 일인자로 손꼽는다. 호방파란 창작 방법에서 호쾌한 기상에다 그 표현 방식에서도 구애됨이 없고 형식 역시 음률이나 규칙 같은 걸 무시하는 웅휘한 작품을 쓰는 유파를 일컫는다. 귀족, 기녀 등의 소재에다 사랑, 이별 같은 주제를 격식에 맞춰 쓰던 여성적 풍조에서 광막한 인생살이의 모든 소재를 다루는 남성적인 세계이기도 하다.
그는 뛰어난 서법가(书法家)로 행서와 해서에 능했으며 묵죽과 괴석을 즐긴 문인화풍을 일으킨 화가로, 또한 동파육으로 유명한 미식가다. 이렇듯 다양한 재능을 발휘한 데는, 유교사상을 신봉하면서도 현실 참여주의자로 나라와 백성을 먼저 구제해야 된다는 사명감을 가진 마음가짐과 다정다감한 심미주의적인 성격, 그리고 애민정신이 투철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교나 불교사상에 대해서도 친숙해서 인생론과 자연론에서 구애됨이 없이 분방하여 낙천적이다. 그의 집안은 당 송8대가 중 세 부자(아버지 苏洵, 1009-1066. 아들 苏轼, 苏辙 형제)가 들어가는 명문가 출신이다.
2. 필화로 6년간 유배
소식 형제가 아버지를 따라 수도에서 치르는 고시에 참가한 것은 동파가 대략 20대 전후다. 이때 고시 관리위원장이 구양수였는데, 문제는 '형벌과 포상이 충후(忠厚)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논하라는 것이었다.
소식의 답을 요약하면 이렇다. '벌이든 상이든 줄 수도 있고 안 줘도 될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면 상(인자함)은 줘도 되지만 벌은 지나치면 안 된다'는 게 결론이었다. 당대 최고의 석학인 구양수로서도 이런 내용의 글의 출처를 알 수 없었기에 나중에 소동파에게 묻자 그 대답이 시험장에서 즉석으로 지어낸 허구였다는 것이었다. 어쨌건 이 천재적인 답안지는 당연히 수석이어야 하지만 수험자의 이름을 숨겨 채점했기에 구양수로서는 이만한 실력자라면 필시 자신의 애제자 증공(曾鞏)일 것이라 지레 짐작해서 나중 정실 채점의 논란을 피하고자 차점자로 만들었다는 미담이 전한다. 이 답안을 후세에서는 사형제 폐지 사상의 선구적인 예라고도 한다.
그는 여러 지방행정 책임자로 능력을 인정받으며 호주 지주로 전근한다. 이때 신종 황제에게 의례적인 감사의 인사를 겸하는 글을 올리는데, 자신은 '시대의 흐름에 적응치 못하여 신진들의 보조를 맞추기 어렵다'는 구절에서 조정을 능멸하는 불순한 내용이라는 신당파들의 고발로 유배형을 받게 된다. 이후 복권과 유배를 반복하면서 많은 일화를 남긴다. 이때 동파(東坡)라는 호를 얻는다.
3. 소동파의 문장론과 창작비결
정금미옥(精金美玉) 같으면서도 호방한 작풍에 거침없는 필치를 구사한 동파는 문장론을 이렇게 요약한다.
내 글은 만 섬 샘물을 원천으로, 땅 어디든 솟아나, 평지에서는 도도히 넘실거리며, 비록 하루에 천리라도 어렵지 않다. 그러다가 산이나 바위에 부딪치면 굽어지고, 만나게 되는 물체에 따라 형상을 이루기에 알 수가 없다. 아는 것이라고는, 언제나 가야만 하는 데로 가다가, 언제든지 멈추지 않을 수 없는 데서는 멈춘다는 것이라는, 이것밖에 모르기에, 그 외에는 비록 나 자신 역시 알 길이 없다.
일필휘지 할 수 있었던 창작비결은 유명한 ‘흉유성죽설(胸有成竹說)’
대나무를 그리려면 먼저 마음속으로 다 큰 대나무를 가진 뒤에 붓을 잡고 충분히 관찰하다가 그리고자 하는 장면이 떠오르면 얼른 붓을 잡고 당장 끝내야 하는데, 마치 매가 토끼를 덮치듯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놓치고 만다
** 창작 합평: 문영일/이명환
** 한국산문 합평: 오정주/ 이영옥/박진희/ 이여헌/ 유병숙
교실풍경: 오전 9시 수업 둘째 날, 한 시간 당겨진 시간임에도 문우들의 수업에 대한 열정은 이상 기류가 보이지 않습니다. 모니터에는 문우들의 환한 얼굴들로 가득합니다. 에피타이져로 한 주간의 소소한 일상을 먼저 나누고 본격 수업에 돌입합니다. 오늘은 오랫만에 중국기행과 열띤 토론의 한국산문 합평이 있었습니다. 이영옥 선생님과 민경숙 선생님의 수필집 출간이 목전입니다. 최근 시집을 출간하신 오길순 선생님까지 축하할 일들이 넘치는 평론반입니다. 기대 만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