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 읽힌다> (손철주의 「인생이
그림 같다」)
[‘의미’의 관점에서 글과 그림]
역사적으로
동서를 막론하고 글과 그림은 의미를 전달하는 매체라는 점에서 그 뿌리가 같았다. ‘그림에서 의미를 해체’하고자 한 현대 미술, 다다이즘에서조차 여전히 ‘무의미의 의미’, ‘침묵의 의미’를
찾고자 하였다. 또한, ‘해석에 반대한다’고 주장한 수전 손택 마저도 ‘유의미한 형식’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즉 글과 마찬가지로 그림도 작품에 의미를
담아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도록 하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좋은 그림은 잘 읽힌다]
작품의 조형적 구도, 묘사 등 형식이 조악하고 창의성이
부족하더라도 작품에 신선한 소재를 선택하거나 교훈 및 의미가 담겨 있다면 가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다. 그
예로는 유운홍의 <부신독서>가 있다. 저자에 따르면 해당 작품은 ‘썩 잘 그린 편은 아닌’ 그림이라고 한다. 그러나 ‘독서삼매’를 소재로 삼아 ‘복수난수(엎지른
물은 다시 담기 어렵다)’, ‘고진감래’라는 교훈을 담았으며, 이로써 감상자가 글과 그림을 보며 ‘주인공과 한 울타리에 놓이는’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_예나, 지금이나, 잘 읽히는 그림이 좋은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좋은 그림은 잘 읽힌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글도 똑같다.
* 문우님들! 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