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강의실 >  한국산문마당
  '고도를 기다리며'의 부조리성 (판교반)    
글쓴이 : 김미경    25-03-28 12:33    조회 : 1,194
3월 27일 수업입니다.

사정이 생겨 지난 주에 결석을 하고 이번주에  나갔더니 그 사이에 봄이 되었네요. 역시나 반가운 판교반 수업이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고도를 기다리며'의 부조리성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대표적인 부조리극.

시간은 되풀이 되고, 공간은 고정 되어 있으며, 인물의 성격은 나타나지 않음.

두 주인공, 블라디미르(정신)와 에스트라공(육체)의 행동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과 소외, '삶의 막연한 기다림.'을 표현했다. 인생의 부조리를 인식하고 삶의 의미를 찾으려 했던 전후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

고도(Godot)는 신(God)?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의 고도는 누구?
일반인은 신이라고 여김. 그가 어디에서 오는지, 왜 오는지, 언제 오는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무작적 기다림.
작가조차 고도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했듯이, 고도는 각자가 생각해야 한다.

'기다린다'는 것은 인류를 존속시켜 온 힘이며, 인간의 존재 조건.
두 주인공은 고도를 기다리는데, 고도가 올 때까지 '살지도 못하고 죽지도 못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상황을 상징.

'고도를 기다리며'의 지루함은 삶의 근본자리에서 나온 근원적인 지루함. 이것이 이 지루한 연극을 계속 찾게 되는이유이다. 권태 자체를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이 스스로 권태를 체험.

이 연극은 부조리를 설명하는 게 아니라, '부조리'그 자체를 보여주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명 대사

-사람마다 조그만 십자가를 지지. 죽을 때까지. 그리고 기억에서 사라지네.
-태어날 때부터 무덤에 걸터앉게 되는 것이오. 눈 깜빡할 사이에 빛이 비치고는 또 다시 밤이 되는 것이오.
-무덤에 걸터앉아서 이 세상에 어렵사리 태어났지.

'고도를 기다리며'와 하이데거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며 시간 죽이기를 함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에서 인간은 그다지 특별한 의미없이 그저 세계에 '내던져진 자'로 규정. 그래서 인간을 '현존재'라 부름

-베케트의 인물들은 하이데거가 규정한 대로 '내던져진' 존재일 뿐
-하이데거는 이러한 상태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실존하는 것이라 함.
-실존은 자기 자신의 '존재 가능성'을 기획하여, 남을 따라 사는 '세상 사람'이 아니게 사는 것, 이를 '기획투사'라함


이번 시간에 배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꼭 한 번 보고싶네요.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고도가 있겠죠? 저도 고도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하루 빨리 산불이 잡히고, 시국도 안정을 되찾아 마음편히 봄을 만끽하고 싶네요. 건강 유의 하시고 다음 시간에 봬요^^ 교수님 수업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곽지원   25-03-31 08:56
    
20대의 기억을 소환한 수업... 하이데거, 실존철학, 문학철학 등 철학과 수업의 희미한 추억들... 내가 왜 문학을 하기 위해 굳이 철학과에 갔었는지, 나도 잊고 살았던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수업이었네요. 미경샘, 후기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