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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리 작가의 가장 행복했던 시절 (평론반)    
글쓴이 : 박진희    26-04-08 11:27    조회 : 536
4월 새학기, 평론반이 새롭게 거듭나는 봄 날입니다. 
고경숙 소설가님이 1교시에 명작 강의를 하시고 임헌영 교수님이 수필 합평을 진행하셨습니다. 한국 최고 문학 부부의 이상적인 모습에 평론반 회원들은 내내 행복했습니다. 고경숙님의 목련꽃을 연상하게 하는 우아하고 강렬한 에너지가 줌 너머로 다가와서 진달래 색처럼 황홀하게 빛났습니다. 

제1부: 100년 전에 태어난 박경리 작가(1926-2008)의 삶과 작품
 1) 등단 전
-- 본명은 박금이. 아버지는 박수영, 어머니는 김용수. 통영 출생. 엄마는 22살에 소박 맞고 삯바느질로 생활
-- 진주고녀 시절 아버지에게 학비 얻으러 갔다가 따귀 맞아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이 남자의 적개심으로?
-- 일어가 능통해서 일어책과 러시아책도 일어판으로 읽음. 하루에 3권을 밤새워 읽었음
-- 도스토예프스키를 '장인'으로 봐야 한다며 적어도 3번은 읽어야 한다고 고경숙 작가에게 말해주었음
-- 1945년 19세에 진주여고의 한 선생님의 이상한 행위에 반감을 가지고 학교를 안 나가서 중퇴를 했다는 설이 있음
-- 졸업 후 정신대에 끌려가고 싶지 않아 우체국에 취직했다가 1946년 일본유학에서 돌아와 통영 전매청 서기였던 김행도와 중매 결혼.
-- 남편이 인천으로 전근. 주안염전 사택으로 이사하면서 헌 책방 운영하며 책 실컷 읽음 --> 가장 행복했던 시절
-- 남편 권유로 증등교원자격증을 갖기 위해 수도여자사범대학가정과에 (당시엔 미혼이어야 입학이 가능했음) 결혼을 숨기고 진학. 황해도 연안에서 교직 생활하던 중 6.25 발발
  -- 6.25 새벽에 남편이 솔직하지 못한 것에 실망하여 결별 편지를 썼으나 전쟁으로 전달하지 못함
-- 남편은 피난을 못 가고 서울에 남았다가 인민군 압박으로 직장에 출근했는데 그게 화근이 되어 후에 형무소에 수감. 박경리는 강화도에서 훅석동까지 얼어붙은 부교를 건너 수감된 형무소를 찾아감. 이승만 정부의 탄압으로 남편은 즉결 처분 당해서 죽었음을 후에 알게 됨
-- 리어카를 끌고 엄마와 함께 통영으로 돌아가 수예점을 열고 가슴에 켜켜이 쌓인 한을 풀기 위해 글을 씀
-- 딸이 다니던 충렬초등학교 음악선생과 정화스님의 주례로 재혼하자 과부가 총각과 결혼했다며 스캔들이 되어 버림. 사고로 3살 난 아들이 죽자 재혼남과 이별하고 엄마와 딸과 함께 통영을 떠나 50년간 가지 않았음
-- 1952년 서울 돈암동에서 구멍가게 운영. 평화신문 & 서울신문 문화부 기자로 잠시 일했음
-- 김동리 부인 후배로 셋방살던 여고동창이 그녀의 글을 김동리에게 보여주자 시 보다는 소설을 권유.
-- 김동리가 박경리로 개명 혹은 작명하여 작품을 출판했는데 정작 자신은 몰랐음
-- 김동리의 추천으로 1956년 현대문학 단편 <흑흑백백>으로 등단

2) 등단 후
-- 31살에 신인문학상
-- 32살 <애가>, <표류도>, <성녀와 마녀>, <김약국의 딸>, <파시>, 
-- <시장과 전장>은 40%가 자전소설. 빨갱이를 문학에 등장시킨 최초의 작품
-- 산문집: <원주통신>, <생명의 아픔>...
-- 시집: <못 떠나는 배>, <우리들의 시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3) 그리고 <토지>
-- 25년 만의 탈고로 5부 21권 완간. 43세에 시작해서 68세에 탈고
-- 등장인물 600명. 1897년-1945 해방까지. 동학혁명, 일제침략, 국권침탈, 독립운동, 광복에 이르는 시대적 격동이 총망라된 한국현대사 교과서 같은 작품

"제 삶이 평탄했다면 글을 쓰지 않았을 겁니다. 삶이 문학보다 먼저지요. 모든 인생이 그렇잖아요. 중간중간 불행도 있고... 인생은 물결 같은 것이거든요." - 1994년 10월 <토지> 완간 기념 소감

제2부. 합평
 배윤성/ 오정주/ 신선숙/ 소지연/ 국화리 (존칭생략)
-- 심오한 내용을 형상화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
-- 자신의 관점이나 신념도 중요하지만 다른 각도로 보는 독자도 있음을 기억하길
-- 수필 소재에 사람이 없으면 드라마적 사건이 없으니 사람을 등장시키길


오길순   26-04-08 17:08
    
오늘은 고경숙 선생님의 섬세하고 자상한 강의로
박경리 소설가의 생애를 새삼 잘 들었습니다. 
어려운 시절을 관통한 옛 사람들의 역사 속에서 
박경리 작가 또한  그  고난을 다 겪어낸 것 같습니다.
아주 옛날 (김약국의 딸들)을 읽으면서 갈치와 해삼의
유난한 바다 이야기가 아직도 무섭게 떠오르곤 합니다.

박진희 작가님, 섬세한 후기 감사드립니다. 
생애를 문학작품 저작에 바친 박경리 작가의 굳센 의지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박진희   26-04-08 19:14
    
아버지, 남편, 아들과 아주 짧은 인연. 일찍 소박 맞은 엄마가 원망스러웠던 박경리 작가가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이유. 책에 파묻혀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고 글을 쓸 때가 속이 후련했을 그녀가 이제야 보입니다. 고경숙 작가는 노벨상을 탄 '한강 보다 박경리를 높게 평가한다'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오길순 션생님의 따스한 후기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그 분의 삶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지난 100년이 소중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