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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탱크만 빼고 다 파는 곳은? (무역센터반)    
글쓴이 : 주기영    24-11-20 15:44    조회 : 132
올해 여름에 나온 박상률 교수님의 시집 <그케 되았지라>가 
빠르게 2쇄를 찍었다는 반가운 소식, 전합니다.
정우영 시인은 교수님의 시를 '가벼운 듯 벅차다'고 표현했는데,
수업 중 '쉽다'고 겸손해 하셨던 교수님과 맥을 같이 하는 듯 하네요.
시인의 어머니들은 이렇게 달라서(?) 시인을 낳는가 싶게, 참... 좋아요, 시들이.

그케 되았지라
박상률

아버지의 옛 친구가 
아버지 돌아가신 줄 모르고 전화했다.
어머니가 전화 받자 안부 나눈 뒤
친구 바꿔 달라고 했다

산에 있어 전화 못 받지라
언제쯤 돌아온다요?
안 돌아오지라. 인자 산이 집이다요.
예? 그람, 죽었단 말이요?
그케 되았지라

** 수업 중
- 사이시옷(ㅅ)을 언제 붙이는지, 언제 안 붙이는지, 
  붙였으면 하는 경우는 언제고 떼었으면 하는 경우는 언제인지 까지 두루 배웠습니다. 
-  '한글의 로마자 표기'에 대한 구체적인 예도 공부했지요. 
   서양어는 단어 중심이고, 한글은 글자 중심이라 머리에 쥐(?)가 좀 났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알아야 할 것 들이었지요.
이쯤 쓰고 있는데, 
후기는 딱 중요한 하나만 이라는 어느 교수님이 떠올랐습니다. (하필 딱 이때!)
곰곰 생각해보니, 오늘 저는 여기서 무릎을 쳤던 것 같습니다.
곱씹어도 늘 어려운 '문학적' 표현이 정말 근사했던, 
수업 교재 이정록 산문 중  <짬뽕과 목탁>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짬뽕 그릇 옆에서 입맛을 다시던 목탁 하나가 낮달로 떠 있다."

** 작품 합평
성혜영 / 한강의 품
주기영 / 내가 사랑한 여자
윤지영 / 눈치 한 판

** 간식 챙겨준 나숙자님, 성혜영님 고맙습니다. ^^

주기영   24-11-20 15:49
    
제목의 정답은 'ㅋㅍ'입니다. ㅎㅎ
어떤 선생님께서 프린트 잉크도 주문했다는 말에
교수님께서 하신 유머, '거기는 탱크만 빼고 다 파나봐요',
울샘의 유머는 집에 와서 다시 웃게 된다는...

춥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길.
-노란바다 출~렁
설영신   24-11-21 10:19
    
"그케 되았지라" 정우영시인의 가벼운 듯 벅찬 시라는 평에 동감이 갑니다.
반장역에 후기까지 올려준 주기영샘 고맙습니다.
아침에는 간식. 점심에는 식사까지 쏘아 올린 성혜영샘 고마워요
전번에는 식사에 어제는 간식을 챙겨준 나숙자샘도 고맙고
커피를 사준 정충영샘도 고맙고
모두가 고마운 분들로 교실을 메우는 우리 무역센타반.
점점 활기찬 반이 될 조짐입니다.
우리 모두 건강 잘 챙기자구요,
성혜영   24-11-21 13:08
    
우리 주기영 반장님 닮은 센스있는 후기에 감사드려요.
번번이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는 설영신 선생님의 따스한 눈길에도 감사드립니다.
그케 되았지라~詩가 참  뭉클하고 좋네요.
교수님의 통찰력으로 노모의 전화 한 통화가 멋진 시로 탄생, 사투리가 한몫했고요.
ㅋㅍ이 교수님 뇌를 거치면 또 한 편의
독특한 생활시가 탄생할 듯한 예감이 드네요.
저도 ㅋㅍ에 대한 수필 한 편 생각해 봐야겠어요.
선생님들, 다음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