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임매자
해드림출판사
저자소개
임매자 저자 임매자는 경북 포항 출생이다. 한국문인협회와 한국산문작가협회 등에서 활동 중이다. 현재 테마수필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첫 수필집 ‘나를 흔드는 바람' (선우)이 있다.
책소개
은비늘은 승화의 빛깔이다. 임매자 수필가의 두 번째 수필집 <은비늘 같은 시간>이 해드림에서 출간되었다. 수필의 무미건조성을 극복하고 묘사의 유희를 즐길 수 있는 수필들로써, 살아온 날들 가운데 여전히 살아 있는, 시간의 은린을 엮었다. 은빛이 깃든 정조, 은비늘처럼 빛나는 애잔함과 슬픔이 차르랑차르랑 다가오는 수필집이다.
목차
1부·거기 딸이 있었다
2부·뭉크에게 짐을 벗어 주다
3부·팜므파탈 능소화
4부·자랑스러운 젖가슴
5부·원초적인 그녀
6부·중심에서 멀어진 시간
책속으로
나는 슬픈 몰입에 빠져 힘없이 탁자에 엎드렸다. 그의 그림 속에서 신비한 환상 속을 휘젓다 나오니 어느새 사람들은 저녁을 둘둘 말아서 가지고 나가고 없었다. 창밖엔 어둠이 페인트처럼 끝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박항률의 이미지들에 얼마나 물어 뜯겼는지 가슴께가 온통 아파져 왔다.
-<거기 딸이 있었다> 중에서
마음을 편하게 풀어헤치고 넓고 깊고 아득하고 오묘한 영의 세계에 깃털처럼 보잘것없는 내 존재를 놓아두고 그저 사람 사이에서 부드럽고 연하고 평화롭고 물렁물렁하게 살고 싶을 뿐이다.
-<사유의 빈곤을 감추기 위하여> 중에서
백합같이 하얀 고깔을 들여다보며 가만히 이름을 불러보아도 도무지 이 이름은 와 닿지 않는다. 순결한 순백의 등불 같은 내 아가에게 스.파.티.필.룸이라니.… ‘등불 같은 순백의 스파티필룸’중에서
꼼짝없이 가지에 붙들려서 긴 넋두리를 듣고 있던 달도 지겨운지 목련가지에서 달아나 높이 떠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무리 산짐승처럼 으르렁대고 허공에 박치기해도 이 서러움은 이 몸을 눕히지 않고는 빠져나가지 못하리라.
-<‘바람난 목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