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소개
1959년 12월 엄마가 김장 배추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팔삭둥이로 태어났다. 평생 야인으로 사신 이상주의자 아버지와 생활력 강한 엄마 사이에서 때론 흔들리고 균형감각을 체득했다. 다섯 시간도 앉아서 책을 읽을 정도로 독서를 좋아하고 문인들의 발자취를 찾는 여행을 좋아한다.
세월과 세상에 마모되는 자신을 견디기 위해 2005년 수필가로 등단해 수필집 『즐거운 고통』, 『달콤한 슬픔』을 냈다. 『즐거운 고통』으로 남촌문학상과 조경희수필문학상 신인상을 받았고, 『달콤한 슬픔』이 세종우수도서에 선정되었으며 서정주문학상을 받았다. 월간 『한국산문』 발행인과 한국산문작가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 추천글
?시간이 흐르면 인생이란 피부에는 주름과 기미가 생긴다. 그 주름과 기미에 그늘지거나 얼룩진 순간들을 작가는 한 획의 낭비 없이 차분하게 기록했다. 인생을 주사위로 비유했던 니체처럼, 김미원 선생은 인생을 제비뽑기로 비유한다. 수많은 인물과 작품을 호출하는 지혜로운 성찰은 빈센트 반 고흐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따스하다. 절제의 진면목을 보이는 에세이들 중 몇 편은 단아한 소설 한 편을 읽는 기분이 든다.
제비뽑기의 결과가 어떠하든, 느닷없는 파도를 제어하며 항해하는 이 오디세이는 권태와 전염병을 이겨내라는 힘센 응원이 아닌가.
- 김응교 (시인, 문학평론가, 숙명여대 교수)
?김미원의 글은 단단하다. 그 단단함은 그의 글을 마음 놓고 끝까지 읽게 한다. 독자는 글 쓴 사람을 신뢰하며 읽으니까 불안하지 않다. 하지만 작가는 ‘불안한 행복’을 내비친다. 불안한 행복이라……. 그의 불안한 행복은 삶에서 늘 들고 나는 기미이다. 이를테면 어떤 낌새. 나고 죽는 것, 기쁘거나 슬픈 것, 이루거나 못 이룬 것, 떠나거나 머물러 있는 것 등.
삶을 살면서 부닥치는 모든 것들이 다 그가 말하는 인생의 기미이다. 그는 그 기미를 놓치지 않는다. 그는 인생의 기미를 글에 담는다. 그러기에 삶을 살고 있는 이는 누구나 툭 한마디를 던질 수 있다. 다른 사람이 그가 그려놓은 밑그림에 덧칠하지만 본 그림은 변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훈수조차도 그의 글은 빨아들인다. 글이 단단하지 않고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그에게 흔들림은 중심을 잡기 위한 것일 게다. 인생의 기미를 알아차리며 산다는 건 자연스레 나이 들어간다는 것. 이 수필집엔 어린 시절은 물론 성장기를 거쳐 나이 들어가면서 직·간접으로 만났던 사람과 일, 사건이나 상황 들이 적지 않게 담겨 있다. 그래서 그의 기미는 삶의 은유다.
- 박상률 (시인, 청소년문학가)
?어릴 적 비 개인 고향 냇가에서 신나게 물장구치던 날. 산 너머엔 아주 커다란 형형색색의 무지개가 떠 있던 날. 나는 그걸 잡으러 마구 달렸다. 스멀스멀 얇게 펼쳐진 물안개 비슷한 곳까지 달려가서 손으로 잡고 비비며 만져보곤 했다.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가지 색들이 모여 무지개가 된다는 것은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알게 되었다. 아름다운 근원(미원)을 평생 간판(이름)처럼 가지고 있는 김미원 작가의 글들은, 평소 경험하고 체험한 일상들을 진솔하게 펼쳐놓는다. 마치 무지갯빛 같은 작품으로 엮여 빛이 난다.
시와 소설, 노래가 있고 역사와 인문학 등이 고루 어우러진 글들을 보고 있노라면, 고즈넉한 고향 돌담길을 마냥 걷고 싶은 충동이 인다.
김미원 작가는 천상 무지개를 닮은 문학소녀이다.
- 장사익 (음악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