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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빛, 소리를 훔치다 | 류미월    
글쓴이 : 사이버문학부    17-10-25 15:57    조회 : 4,044


 

  

류미월 작가 소개


1961년 경기도 포천에서 태어나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8년 《창작수필》 신인상, 2014년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모집에 시조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수필집 공저로 『봄날 꿈속에』 등 다수와 동인시집으로 『붉은 술잔 속의 늑대』등 다수가 있다.

현재 농촌여성신문과 코스리 객원기자, 칼럼을 쓰고 있다.

(사)한국문인협회 남북교류위원, (사)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작가의 한 마디


첫 번째 산문집 『달빛, 소리를 훔치다 』를 세상에 선보입니다. 수록된 글은 2000년부터 2017년 사이에 쓴 글들입니다. 농촌여성신문 <류미월의 달콤 쌉쌀한 인생> 코너에 연재했던 칼럼과 문예지에 실렸던 수필을 중심으로 골랐습니다. 글이 좋아 끼적이는 시간이 쌓여가더군요. 글이 술술 써지다가도 막막할 때는 한 줄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주제를 찾고 문장을 가다듬으며 글 한 편을 탄생시키기 위해 흘렸던 땀방울과 고민의 흔적들을 나 스스로 토닥여주고 싶었습니다. 지금 다시 읽어보면 글이 많이 미흡합니다. 세상에 내놓기가 부끄럽지만 내 깜냥만큼의 지난 발자국을 묶어내기로 용기를 냈습니다. 집 거실과 책상·침실·식탁 곳곳마다 책이 수북합니다. 손닿는 곳에 놓고 틈이 생길 때마다 읽곤 했지요.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때도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책은 도움과 위로를 주는 친구더군요. 글쓰기는 외롭고 힘들 때마다 내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시를 배우고 나서 수필을 보면 왜 그렇게 군더더기가 많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수필을 다시 쓰면서 시를 보면 왜 이렇게 알맹이가 없는 관념투성이일까 하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진심을 담아 수필을 쓰되 시적 함축미를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한여름 매미소리가 더위를 부수고 간간이 서재로 들어오는 바람이 감미롭습니다. 매미는 소리로 존재를 알리고 나는 글로 존재를 알립니다. 서로 닮았습니다. 오래도록 글로 노래하고 싶습니다. 젊은 시절엔 장미나 백합·나리꽃 같은 크고 화려하고 확실한 것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지금은 자잘한 야생화에 더 눈길이 오래 가는군요. 내 마음의 뜨락에 피어나는 꽃들을 활짝 피우기 위해 적당한 햇빛과 바람과 물을 주며 나의 글밭을 가꿔보렵니다. 한 줄의 글을 읽으며 누군가와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며 희망과 용기를 갖는 글이길 소망합니다. 글을 쓴다고 예민하게 굴 때 불편을 감내해준 가족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합니다. “작가는 늙지 않는다”라는 말을 오늘도 되새기며….

2017년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