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천호 작가는 수탉의 늠름한 기상을 닮으려고 한다. 꽃, 나무의 힘찬 생명력을 예찬한다. 죽음도 축복이라 여기며 기쁨으로 맞이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작가는 이 모든 것을 수필집『날아라 수탉』 한 권에 담았다.
작가는 모든 것을 감사한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도 뭉게구름도 꽃도 감상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작가가 즐기는 나물과 채소 위주의 소박한 음식들은 작가의 성정을 닮았다. 충북 괴산 산골에서 태어나 자란 작가에게 여러 가지 꽃, 산나물, 들나물은 가장 친숙한 것들이다. 작가는 나이가 들면서 소욕지족少欲之足(욕심을 억제하여 소박한 생활로 만족하는 것)을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작가가 닮고 싶어 하는 수탉은 늘 당당하고 자신만만한 동물이다. 수탉은 절대 기죽지 않는다. 싸움에서도 자신이 있다. 불법이나 불의와의 타협을 모른다.
닮고 싶은 자신만의 페르소나를 가진 수필가 이찬호는 행복한 작가이다.
『날아라 수탉』은 소욕지족을 실천하면서 수탉처럼 당당한 삶을 살려는 작가의 인생관을 담은 수필집이다.
추천글
임헌영 (문학평론가)
볏과 꼬리, 부리와 발톱은 수탉의 미학적 구성 요소의 중요 변수이다. 앞의 두 가지가 위엄의 상징이지 암탉을 유혹하기 위한 장식이라면 뒤의 두 가지는 생존을 위한 방어와 공격의 무기이다. 이런 수탉의 모습은 바로 가부장제 사회의 남성상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 산업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수탉 같은 남성상이 사라져 가는 걸 이천호 작가는 안타까워한다. 모계사회로의 회귀 조짐처럼 중성화해가는 풍조, 여성들조차도 수탉 같은 남성보다는 중성화된 남성을 선호하는 시대를 이 작가는 아쉬워한다.
이런 현상의 원인을 이천호 작가는 인간의 자연 상실 혹은 자연과의 격리가 빚은 자동화와 도시화에서 비롯한 것으로 파악한다. (후략)·····
김창식 (수필가, 서강대 국제문화원 교수)
이천호 수필의 장점 중 하나는 글이 젊다는 것이다. 나이를 짐작할 수 없다. 또한 광폭의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다양한 이야기를 역동적이면서도 해학적인 필치로 펼친다. ·····(중략)····· 그 중심에 이천호 작가의 페르소나(persona)이기도 한 ‘수탉’이 자리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