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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명 : 김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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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로 잔치    
글쓴이 : 김사빈    16-03-28 16:30    조회 : 6,451

  경로 잔치 하는 장소에 넓은 홀을 가득 메운 알라 모아나 비치에 만남의 장소, 푸르메리아 꽃을 귀에 꼽고 연지 볼을 찍은 억새꽃들이 방안 가득 하다.

남자 사회자가 인사를 한다. 안녕 하십니까, 얼마나 고달픕니다. 그래서 오늘 잔치를 열었습니다. 잠시 쉬어가세요, 남자 사회자가 애교가 철철 넘치고 얼굴에 장난 기게 가득 하다.웃음이 절로 나온다, 벌서 웃음이 터진다,

한인 회장님이 인사말이 끝나자. 이어서 캐런 샤와이 님이 나와서 나비처럼 간드러지게 치마폭을 잡고 돌아간다. 예쁜 눈매는 착 아래로 깔고 도도하게 흐르는 저 절개가 아름답다. 장안 건달들이 다 녹여주는 자태 살작살작 치마 끝을 폴싹폴싹 열었다 닫는다. 여인의 신비다. 아름다운 치마폭에 속곳이 감추었다 살짝 보여준다, 저 춘화에 녹아 나지 아니할 사내가 어디 있을까,

다음은 춤 사랑에서 나와서 춤을 춘다. 우리나라 춤은 구성지다. 장 타령이라던 지 새타령 같은 것은 절로 춤이 나온다. 이민 온 우리는 고향을 보고 있다. 정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울긋불긋 풍선을 달아 놓았는데 저 도도한 춤과는 어우러지지 않는 듯하다. 우리 인생 어울리는게 몇이나 될까, 흥을 도두기 위해 간드러진 음성이 우리 귀에 익숙하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등지 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한다.

우리나라 여인네의 한이 절규로 간드러진 다. 우리 문화는 한과 멋에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이다. 그 소리에 시름을 잊고 덩실 덩실 춤추는 우리네다. 받을 매며 모를 심어도 창을 잡는 사람을 앞에 앉아 선창을 하면 모를 심는 사람이 다음 절을 받아 엉덩이를 흔들며 모를 심는다. 긴긴 날 목청껏 풀어내면 땅도 듣고 산천도 듣고 모심는 이들은 힘든 줄 모르고 모심는 손길이 분주하다.

밭 매는 골은 얼마나 기나, 긴긴 사래 골, 하루해를 넘기려면 타령이 몇 바퀴를 돌아야 하는지, 그러자면 새참이 되고 점심이 나오고 한다. 우리나라 저 창이 없으면 여인네들 무엇으로 한 풀이를 했을까 싶다, 반만년 역사 속에 구성지게 넘어가는 가난과 한을 이겨낸 우리의 가락과 춤과 소리가 아니던가, 정으로 살아온 살림살이 그놈의 정 때문에 우리 어머니들은 살았다, 우리 어머니들의 살아낸 목소리다.

5회 째 이 잔치를 벌이는 한인회에 큰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계속 했으면 바람이다. 이민 와서 어디다 정을 붙일 것인가,

   내가 전에 다녔던 교회는 경로 대학이 있고, 효도 관광이 매년 연례행사처럼 교포 어르신 분들 위해 행사를 한다. 잘한다 하고 싶다. 그 교회는 어떠니 하고 비판을 하면 잘하는 일이 있으면 됩니다. 하긴 그래 누가 그렇게 하는 교회가 있나요. 그건 그래 한다.

  인생 살이  살아가자면 시행착오도 하고 실패도 하고 마음 시리게도 살아왔다. 쇠심줄 같은 아집과 오만을 다 녹이고, 그럴 수도 있지, 그런 거야, 괜찮아, 할 때가 되는 나이가 되면 가야하는 길이 보인다.

한인회가 행사를 벌리고 상품도 준비가 하고 맛있는 점심도 주는 행사에 교포님들은 참석해 주고,  상품권에는 한국 왕복 표가 두개가 있다, 추첨받으려고 끝까지 남아 지키는 모습이 흐믓하다 공짜는 누가나 좋아한다, 그 행사에 즐겁고 기쁘게 만나서 반갑게 인사 해 주면 되는 거다. 잘 놀아 주면 되는 거다.

인생 별 것 있나, 행복을 어디서 누가 가져 다 주나.

행복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더불어 살면서 인정해 주고, 공감해 주면 되지, 이런 아름다운 곳에 40년을 살고 있다. 복이 참 많다. 모든 것에 감사가 나온다. 즐거운 하루 이었다.

상품은 못 탔지만 가방을 하나씩 가지고 돌아와서 열어보니 가방 안에도 상품이  나 여기 있어요. 한다.

참 행복한 하루 이었다.

이런 곳에 살게 하고 여기까지 지금까지 나 됨으로 살게 하신 이에게 감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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