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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유냐 삶이냐    
글쓴이 : 김숙진    25-06-11 21:47    조회 : 1,729

 반려동물 보유 가구가 새로운 가족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펫팸족', '딩펫족', '혼펫족' 등 이들

을 지칭하는 단어가 생겼다. 펫팸족은 가정 내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

들을 일컬으며, 딩펫족은 아이를 낳지 않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맞벌이 부부, 혼펫족은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면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을 의미한다. 다양한 현실적인 이유로 충족되

지 못하는 삶의 욕구를 반려동물로 채우려 하는 사람들이다.

 '반려동물' 호칭은 1983년 한 심포지엄에서 애완동물을 반려동물이라고 하자는 제안으로 시

작되었다.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고 기르는 동물은 반려동물이라고 하는 것

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애완동물의 애완은 '동물이나 물품 따위를 좋아해 가까이 두고 귀

여워하거나 즐긴다'라는 뜻으로 사랑한다는 뜻도 있지만, 그에 앞서 희롱하다, 장난하다, 놀이

한다는 뜻도 있다. , 애완동물은 희롱하고 장난치며 가지고 노는 동물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과 려()'', '동반자'라는 뜻으로, 상하관계가 아니라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동반

로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람과 동물은 염연히 다른데 무슨 말이냐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 2022년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602만 가구 1,306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고,

2021년 보다 10% 이상 증가한 것이니만큼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나는 어릴 때부터 얼마 전까지 네 종류의 을 키운 펫팸족이었다. 가족이 동물을 좋아하지

특히 아들은 나를 닮아서 동물에 관한 관심이 높았다. 어찌알았는지 동네 개들도 아들만

꼬리를 흔들며 따랐다. 犬主들과도 친해져 툭하면 우리 집은 개들로 붐볐다. 개를 좋아하

우리가족의 사연이 중앙일보에 소개되고 KBS 동물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게되었다. 그러나

5년 전 반려견이 자연사 한 후 우리 가족은 앞으로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겠다고 동네에 알렸다.

 서로 간 의사소통과 교감을 하고 정서와 감정을 완전히 공유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동물을

인간이 이용하여 자기감정의 배설 수단으로 삼는 것이 고약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거기에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것은 개를 인간보다 우의로 삼거나 자기 애처럼 지나치게 과보호하는

펫족들의 행위였다. 자신을 들의 엄마, 아빠라 여기는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머리가 지끈

거렸다.

 한 번은 스무날가까이 동안 을 봐주고 있는데 개주인이 전화를 걸어와 " 우리 애좀 바꿔주

세요" “미쳤냐?”하려다 어떻게요?”물었더니 귀에다 대주면 된다해 참으로 무례한 주문이

라는 생각에 욱하는 감정이 솟구쳤다. "미쳤냐?" 하려다 "어떻게요?" 물었더니 "귀에다 대주

면 된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정작 개는 전화기를 귀에 대주려 할수록 더 멀리 도망가버렸다.

상황을 전해주니 "우리 애 아픈 건 아니죠?" "아빠 안 찾아요?" 사내답지 않게 오두방정을 떠

는데 블랙 코미디가 따로 없었다. 이런 전화를 하루에도 몇 번 받고 나면 집구석이 개판이

 것 같아 기분이 확 더러워지고 더워졌다.

 이런 일도 있다. 지인은 강아지 두 마리를 모델로 만들겠다며 학원에 보내고 있다. ,중등생

두 남매의 엄마이기도 한 펫팸족으로 만날때마다 한 마리는 어깨띠 매어 품에 안고, 한 마리

는 유모차에 태우고 있다. 정신 바짝 차리고 듣지 않으면 자식 이야기 인지, 개 이야기 인지 분

간하기가 어렵다. 강아지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울수도 웃을 수도 없는 감정이 들때가 있다.

근에는 유명 연예인 커플이 결혼식장에서 강아지를 안고 식을 올리더니 신혼여행도 함께 가

실시간 사진을 올려 화재가 된적이 있다. 이러한 행위는 사랑의 방식을 빙자한 개에 대한 억

압과 구속이다. 개의 실존을 인정한다면 개를 애정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고기 식문화가 보편화되어 문화의 후진성을 지탄받은 나라

. 그런데 인구의 30%가 개를 가족과 같이 여기고 있다.참으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지만 과유불급 이란 말이 있듯이 뭐든 도가 지나치면 폐가 된다.

 개와 인간은 다른 종족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선택에 최선의 책임을 다하면 될 것이다. 개를

반려로 생각한다면 적정한 수준에서 관심과 애정을 표하면 될 것이다. 개를 자식과 동격으로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그것은 사람을 동물처럼 살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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