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있는 사람
장 정옥
새해가 되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말이 넘쳐 납니다. 저 역시 수 십 번도 더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빈말처럼 되뇌는 그런 인사말은 가능한 안하려 합니다. 대신 어른들께는 ‘건강하세요.’ 동료나 아랫사람에게는 ‘승리합시다.’ 같은 말을 합니다. 일 년을 열심히 살자는 뜻 이지요. 그래도 여전히 복 받으라는 말이 성행하고 그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쁘지 않는 것은 의례히 복이란 부유함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복(福)의 사전 풀이는 ‘편안하고 만족한 상태와 그에 따른 기쁨, 삶에서 누리는 좋고 만족할 만한 행운’ 으로 나와 있습니다. 어쩌면 돈을 많이 버는 행운으로 편안하고 만족한 상태의 기쁨을 누린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돈이 없으면 복이 없는 사람일까요.
이스라엘의 왕 ‘다윗’은 복 있는 사람이란 ‘악인의 꾀를 쫒지 않고 죄인의 길로 가지 않으며 오만한 자들과 어울리지 않고 오직 신의 섭리를 생각하는 자’ 라고 정의합니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복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지요. 술수 부리지 않고 바르게 살며 겸손하게 신의 도움을 소망한다면 복 있는 사람이라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복을 받는다는 것은 내 행위에서부터 시작되어짐을 알게 됐습니다.
비슷한 예로 복은 자기로부터 말미암아 생긴다는 복유기발(福由己發)이란 고사 성어도 있습니다. 참으로 간단명료하게 복 받는 비법을 말해주고 있습니다만 우리는 엉뚱한 곳에서 복이 온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 좋은 일이 원인이 되어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복인복과(福因福果)도 있습니다. 이 또한 나의 선한 행동에서 복은 시작 된다는 것 아닐까요. 하찮은 일이라도 좋은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면 더 큰 복을 얻게 될 테니까요. 그러나 사람이란 알면서도 행하지 못하는 우둔함을 지녔습니다. 이는 사람의 속성, 즉 욕심과 교만이 그것들을 듣지 못하게 하고 방해 하는 것이지요. 복 받기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는 오로지 한 번의 행운을 얻기 위해 네 잎 클로버를 찾으려 무수한 행복의 세 잎 클로버를 짓밟는 어리석음은 멈추어야만 합니다. 되돌아 보건데 참 받은 복이 많기도 합니다. 걷다가 넘어지지 않고 누웠다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이 이미 복 받은 것 아니겠습니까. 노력하지 않고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고 말합니다. 나는 그 말이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복을 받는 데는 얼마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습니까. 로또에 당첨 된 사람들의 말로가 좋지 않다는 통계가 바로 그렇습니다. 복이 지나치면 도리어 재앙이 생긴다는 복과재생(福過災生)을 생각해 볼 때입니다.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복 덕분에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마 내일도 그럴 것입니다. 따라서 올 한해 어떻게 하면 복을 받을까 생각하자니 다윗 왕의 복 있는 사람의 행동을 따라가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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