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소감
기억의 저편에 아스라이 있던 추억의 편린들을 끄집어내다 보니 눈물이 났다. 그건 내 무의식에 눌러놓았던 상처들과 직면했기 때문 일게다.
죠지 오웰은 ≪나는 왜 쓰는가≫에서 글을 쓰는 동기중 하나로 순전한 이기심을 들면서 어린 시절 자신을 푸대접한 어른들을 혼내주고 싶은 욕구를 꼽았다. 나도 처음엔 솔직히 글의 그런 위력에 편승하여 그동안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을 긴장시키고 싶은 유혹도 있었다. 그런데 점점 '글 쓰는 자의 윤리'와 '책임'에 더 무게가 느껴지게 되자 그런 글들은 컴퓨터속의 나만의 소장용 글로 남게 되었다.
그래도 나는 그런 글쓰기 작업을 통해 훨씬 건강해졌다. 삶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관조해 보게 되니 지나간 일들에 대해 많이 너그러워지고 내 영혼이 더욱 자유로워졌음을 느낀다.
등단을 하게 되니 마치 지금까지 잘 갖고 놀던 장난감을 뺏겨버린 어린아이가 된 듯한 심정이다. 순전 내 재미로만 글을 써 오다가 이젠 어른의 굴레 속에서 성숙한 글들로 탈바꿈시켜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글쓰기가 좀 부담스러울 것 같다. 더 공부하고 글을 써야겠다는 각오를 다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