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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명 : 김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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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해요, 사랑 했어요    
글쓴이 : 김사빈    12-10-08 04:42    조회 : 5,643
오늘이 그가 가신지 꼭 한 달 하고 일주일이다. 한 번도 내 꿈에 나타나지 않고 내 환영에 나오지 않던 분이 ,내가 누워 있는 침대로 들어오더니, 사랑해 하면 옆에 들어 눕는다. 평소와 다름이 없다. 자리를 내주며 . 나도 사랑해 하였다. 스스럼없이 평소 같이 웃으며 정말 보고 싶었지. 가만 가만 어루만지며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이더니, 늦게 가면 안 돼, 하며 침대에서 일어나 가는 것이다. 생시 같다. 마치 잠시 시간을 쪼개서 나와서 만나는 것 같았다. 잠이 깨여 멍하니 생각하며 ,
오늘도 그 빈자리를 찾아서 그 집 앞을 지나 왔다. 그를 보내고 바로 집을 이사를 했다. 그와 같이 한 10년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기 집. 앞뜰에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 사이사이로 도라지꽃이 손을 내밀고 봉숭아 ,백일홍을 심어 놓고 , 화원을 이루고 옆으로 새장을 놓고 텃밭을 일구어 , 상치, 고추를 심어 놓고 파란 사랑을 즐기던 곳이다.
사랑하고 사랑해요 하며 살기도 모자란 시간들 , 우리는 사랑해요 하는 말을 쓰며 살기로 작정을 하고 하루에 두 번 이상 사랑한다는 말을 하며 살았다. 그 말이 몸에 배여 건드리면 툭 터지게 사랑해요 할 수 있도록 . 한평생 산다는 것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우리도 52년을 함께 살아 왔다. 그동안 왜 미운 적이 없었을까. 마음속으로 안살아 하기도, 이혼해 하기도 하고, 더러는 죽었으면 하기도 한 시간들이 쌓이고 쌓이어 고운 정으로 익어 가는 게 아니던가, 처음엔 안 맞는다고 내가 파 놓은 함정에 걸렸다 하기도 하고, 바꾸어 보자 하기도 하였지만, 내 모서리를 , 그의 모서리를 갈고 갈아 가며 살아오니 보석이 되어 언제 부터인지, 그와 나와의 가로 막았던 벽이 무너지기 시작 하더니. 하나가 되어 그를 읽을 수 있고 나를 그가 읽을 수 있어서, 잉꼬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었다.
어디를 가든지 그와 내가 함께 하는 시간으로 채우고. 그의 일을 이해하려고 하고 나의 취미에 동참 하려고 하였더니. 우리는 하나 되어 왔다
내 문인협회에 따라 오면 맘 좋은 웃기 잘하는 사람으로 통하고. 내 독서 클럽에 오면 그는 내 말을 잘 경청 하는 사람이라고 평을 받고 . 내 한글학교에 오면 그는 아이들에게 붓글씨를 가르치는 선생으로 군림을 하였다. 그런 그와 같이 시간들이 쌓인 그 집 앞을 그냥 지나 칠 수 있으랴
어제도, 그제도 , 오늘도 그 집 앞으로 지나 왔다. 코스모스가 뜰 앞에 가득하고 손 사례를 하고 있다. 닐리꼬이 넝쿨나무에 하얀 꽃이 피어 있다. 지붕으로 가로 지른 전깃줄에는 참새가 앉아서 인사를 한다.
그리고 옆 마당에 아직도 남아 있는 상추 몇 개가 슬프게 존재 하고 있다. 내 사랑하는 것들이다. 언젠가는 살아 있는 것들은 떠나야 하는 것을 알면서 영원히 사는 것처럼 아끼고 사랑하고 가꾸며 내 것이라고 행복해 하고 산다.
그가 가시던 날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성경 한 장 쓰고 그리고 4시 반에 새벽 기도 갔다 오고 난 다음 아침을 드는 둥 마는 둥 , 하여 안 잡수세요. 하니, 배가 안고파 하며, 열쇠뭉치의 쩔렁거리는 소리를 뒤로 하고 붕 하고 집을 나선 사람, 그가 일흔 일곱이란 나이를 무색하게, 한 직장에서 삼십 삼년을 일하며, 좋아하고 , 즐거워하며, 행복하다 하기에 고만 두시지요, 말리지를 못했다. 그리고 , 열시에 돌아 가셨습니다, 연락을 받고 , 하나님 때에 하나님이 데려 가셨구나 하였지만, 그의 빈자리에 채울 수 없는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오면 은
주체를 못한다. 새벽기도 때마다 하나님 그리도 급하셨나요. 한마다 작별 인사라도 하게 하시지요. 아직도 남아 있는 그리움을 어찌 하나요 한다. 사랑 했습니다. 많이도, 울어 본다.
언제까지 그 집 앞을 지나며 반추 할지 모르지만 , 그 집은 나를 들어오지 못하게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굳게 닫힌 문, 커다란 자물통, 철문으로 가로지른 문 . 어디 하나 들어갈 길이 없다. 그와 내가 사는 세상은 그렇게 굳게 닫힌 문 같다. 가고 오는 길이 없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리하여 그 집 앞을 지나면서 그이 빈자리에 코스모스도 심어 놓고. 도라지도 심어 놓고. 백일홍도, 봉숭아도 심어 놓는다. 더러는 부드러운 숨결도
더러는 사랑한다는 몸짓으로 다가오지만 . 채워 지지 않는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사랑해요, 사랑 했어요 해본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사랑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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