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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해의 키스 -구스타프 클림트<키스>    
글쓴이 : 노정애    12-05-16 17:40    조회 : 8,191
 
                                                                 화해의 키스
                                                                             -구스타프 클림트<키스>
                                                                                      
                                                                                                           노문정(본명:노정애)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의 <키스>(1907/1908)를 만났다.  금색을 배경으로 꽃들이 가득 핀 벼랑 끝에서 남자가 여자의 뺨에 입맞춤을 한다.  남자는 두 손으로 여자의 얼굴과 머리를 감싸 쥐고, 여자는 머리를 뒤로 젖혀 감흥에 몰입되어 눈을 지긋이 감은 채 볼은 부끄러운 홍조를 띠었다.
  남자의 목덜미를 감은 그녀의 오른손 손가락은 절정의 순간을 감추듯 살짝 쥐어져 있으며 왼손 또한 그의 오른손을 영원히 놓치 않을 것처럼 붙잡고 있다.  무릎을 꿇은 그녀의 맨발은 벼랑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발끝까지 잔뜩 힘이 들어 있다.
  두 사람 모두 황금빛의 화려한 가운을 둘렀는데 남자 옷에는 직사각형, 여자 옷에는 원형의 무늬를 그려 넣어 남성과 여성을 강조하였다.  그들의 후광에는 가운보다 밝은 색으로 남성의 성기 형태가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남성 안의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보여준 것이라고 풀이한다.  즉 남성 성기 모양의 광채 안에서 젊은 남녀가 진한 화해의 키스를 나누고 있다.  남성과 여성으로서의 화해뿐만 아니라 자신 속에서 잠재되어 있는 다른 성으로의 화해를 꾀하고 있다. 
  클림트는 1862년 7월 14일 오스트리아 빈 교외의 바움가른텐에서 금세공사인 아버지 에른스트 클림트와 어머니 안나 클림트의 7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그는 열네 살에 빈 응용미술학교에 입학할 정도로 일찍부터 재능을 보였다.  졸업 후 스물한 살에 동료 마취, 동생 에른스트와 함께 ‘미술가조합’을 결성해 공공미술 프로젝트들을 수주하면서 본격적 활동을 시작했다.
  1897년 젊은 예술가들과 함께 ‘빈 분리파(Secession)'를 창설해 ’각 시대에는 그 시대의 예술을 예술에게는 자유를‘이라는 모토 아래 적극적 전시활동을 펼쳤으며 미완의 작품들을 남긴 채 56세에 심장발작으로 죽음을 맞고 말았다. 
  퇴폐적인 예술가로 지탄을 받기도 했으나 오늘날에는 에로티시즘과 관능의 아름다움을 생생히 표현한 시대감각을 지닌 위대한 예술가로 높이 평가를 하고 있다.  요부상의 대표가 되어버린 이스라엘의 애국여걸 <유디트>연작과, <키스><아담과 이브><다니에><여성의 세 시기>등 많은 걸작들을 남겼다.
  예술가로서 완전한 자유를 추구하느라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그는 사교계 여성들과는 플라토닉 러브만을 나누었으며 모델들과는 육체적인 사랑만을 즐겼다고 전해진다.  사후에 14건 이상의 유자녀 생계부양비 지금 청구소송이 제기돼 이 가운데 4건이 받아들여졌다는 기록도 있다.  모델들에게 금전적으로 무척 관대했으며 어려운 일이 생기면 기꺼이 해결사 노릇을 했다.  그들에 대한 관대함은 자신의 성적 욕망을 해소하거나 예술적 필요에 따라 온갖 관능적 표출의 요구를 가능하게 했다.  그러한 환경에서 순수 에로티시즘이 그려질 수 있었던 것이다.
  <키스>는 그의 작품 중 가장 많이 알려져 있으며 인기 또한 하늘을 찌른다.  빈의 오스트리아 미술과(벨베데레궁) 소장으로 간간이 작품에 빠진 연인들이 그 앞에서 뜨거운 키스신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 그림은 1903년에 매킨토시 부부가 베엔젠돌프 음악당의 위해서 그린 벽화<바람의 오페라>와 <바다의 오페라>에서 깊은 영감을 받아 그리게 되었다.  자신과 정신적인 사랑만 하며 임종은 지켜준 연인 에밀리와 영원한 사랑의 이미지로 기록한 것이라는 해석과, 여자 모델이 부유한 금융인의 아내로 정부였을 거라는 추측이 난무한 아델레 블로흐바우어라는 해석도 있다. 
  육체적 관계없이 정신적인 사랑만을 한 에밀리쪽 보다는 화폭에 담긴 화해의 의미가 너무 뜨겁게 느껴져 아델레가 아닐까 하는 것이 내 솔직한 심정이다.
  어머니로부터 정상적인 독립을 하지 못하고 여성에 대한 무의식적 공포심을 가진 그에게 남성과 여성의 화해는 가장 아름답고도 궁극적인 목표였다.  어느 쪽이 맞든 클림트는 개인적인 애욕의 차원을 넘어 모든 사랑과 화해의 이미지로 키스를 그렸을 것이다.
  누군가와 이렇게 아름다운 화해의 키스를 해본 적이 있었던가?  그림 앞에서 한참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콩닥거리고 볼은 붉게 물들었다.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 화해는 기억에서조차 사라져 버린 지금, 뜨거운 키스의 몸짓이 그리워진다.
 
                                                                                          <책과 인생>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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