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문학회 >  회원작품 >> 

* 작가명 : 김부조
* 작가소개/경력


* 이메일 : relief119@naver.com
* 홈페이지 : http://blog.naver.com/relief119
  간이 약국    
글쓴이 : 김부조    13-04-09 09:33    조회 : 5,355
 
간이 약국

  김부조

 

상경하신 다음날,
어머니의 머리맡에서
간이 약국이 문을 열었다

혈압강하제와 관절통증완화제가
낡은 처방전의 텃세를 이어가고
골다공증예방약의 따분한
눈치 보기가 시작되었다
젖은 욕실 바닥에 기우뚱하신 날은
원방우황청심원이
신경성소화불량엔 반하사심탕이
그윽한 황톳빛을 발했다
가끔 실핏줄이 터지는 오른쪽 눈엔
말간 지혈용액이 성큼 다가서고
새끼발가락을 괴롭혀 온
악성 티눈 앞에선
뿌리도 뽑지 못하는 연고가
뻔뻔한 장수(長壽)를 꿈꾸고 있다

간이 약국의 작은 문이
젖혀져야 시작되는
어머니의 아침

찜질파스에 눌린 아스피린이
참아낸 하품을
막 토해 내고 있다



 
   

김부조 님의 작품목록입니다.
전체게시물 30
번호 작  품  목  록 작가명 날짜 조회
공지 ★ 글쓰기 버튼이 보이지 않을 때(회원등급 … 사이버문학부 11-26 92586
공지 ★(공지) 발표된 작품만 올리세요. 사이버문학부 08-01 94802
15 마을버스를 기다리며 김부조 07-31 5435
14 볕이 좋은 날 김부조 07-10 5903
13 서먹한 날 김부조 06-11 5017
12 아버지의 부재(不在) 김부조 06-07 5783
11 조율 주의보 김부조 05-28 5127
10 때늦은 깨달음 김부조 04-25 5243
9 삶에서 지워야 할 불안과 초조 김부조 04-15 5289
8 간이 약국 김부조 04-09 5356
7 소리 없는 언어 김부조 04-06 5210
6 돼지국밥집에서 김부조 03-26 4706
5 무소유 김부조 03-22 5239
4 삼월의 새벽 김부조 03-13 4486
3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 김부조 03-09 5080
2 오래된 구두 김부조 03-04 4614
1 창문은 조금 열어 두는 게 좋겠다 김부조 10-02 4701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