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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명 : 김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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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은    
글쓴이 : 김사빈    13-10-19 18:22    조회 : 6,845
 
아침은 침묵만큼만 무게로 다가 온다. 창가에 앉은 새벽을 가만히 만진다. 창 앞에 호수가로 걸어가는 사람들 새벽을 밟고 지나간다. 개를 데리고 가는 중년 남자의 아침이 뒤를 따라간다. 여유가 있다 살만큼 살아온 인생 더디게 살자고 발걸음이 가볍다 바람이 살랑 그 옆을 지나면서 응원을 한다 한세상 살아 가는데 그렇게 바쁠 필요가 있니 물으면 그는 그러게 왜 그리 살았는지 몰라 대답을 하고 , 줄에 묶인 개는 줄 만큼 만한 거리에서 킁킁 거리며 아직도 무엇을 찾고 있다. 그 중년의 모습이다.
그 다음은 아버지가 두 딸을 데리고 뛰어 가고 있다 . 앞이 안 보이는 지도 모른다. 보이는 부분만큼 달려 갈 것이고, 달려가다가 멈추면, 거기다 씨앗을 뿌릴지도 모른다. . 아직 보이지 않은 그 지점이 그 딸들에게는 아버지 등줄기로 내려오는 새벽만큼 하얗게 내려 올것이며, 하얀 백지 위에다 그림을 그려 볼 것이다, 무슨 그림을 그릴지는 더 달려 봐야 알 것 같다.
그 다음으로 흑인 여자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달려간다, 위에는 노란 현광 빛 티에 까만 모자를 깊숙이 눌러 쓰고 달려간다. 그 앞에 무엇이 있을까, 열려지지 않은 보석이라도, 보이지 않은 목적을 바라보며 달려가며 입안에 가득히 고인 현실을 목젖으로 넘기면서, 어디쯤 달려가야 보일지 모르지만 달려 가다 보면 그 정착지에 내 안을 만들어 보리라 할 것이다
아직은 뿌연 지붕위로 햇살이 내려오지 않은 그 마루위로 왜가리고 날아다니고, 백조의 힌 날개가 새벽을 재촉한다, 그들의 아침은 창공에 그어 놓을 하루가 가득하다 . 그 밑의 호수에 아홉 마리 새끼를 데리고 새벽을 가르는 저 엄마, 찬란한 미래가 있다. 내게는 저 어린 것들의 미래가 내가 준비하여 주어야 하고, 길을 트여 주고 그리로 몰고 갈 길이 있다.
아침에는 누구나 밑그림을 그리고 그 밑그림 밑에 밑줄을 치고 오늘은 하고 다짐을 하지만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햇살처럼 하루는 그들을 지나쳐서 저 혼자서 일어나서 자기 길로 간다. , 저 두고 기념 할지도 , 우리는 그렇게 사그라지지만 아침은 여전히 햇살처럼 가슴에 빛살로 박힌다. 빛살로 박히는 사람과 , 빗물로 박히는 사람과 , 산 날망으로 무지개로 피는 사람이나 다 마찬가지로 그들의 미래는 언제나 아침이 준비 하고 나오는 것 아침이 준비한대로 춤추던 피에로 인 것을 아는가. 신이 만들어 놓은 피조물은 아침에 준비 하여 무대 위에서 서서 춤추고 노래하고. 그리고 그 안에서 씨앗을 뿌리고, 그리고는 말없이 무대를 내려오는 날 그 앞에 인도 할 아침이 있다. 가자하는 다른 아침이 있다. 준비는 필요 없다, 그가 준비 한 대로 무대에 올려 졌다가 내려 질 때는 말없이 내려와야 하는 것 그렇게 어제도 있었고, 오늘도 있었고, 내일도 있겠고, 그 다음 날도 있을 것
창가에 앉아 아침을 본다. 거기 정지한 시간이 일어서고 있다. 호수위로 내려오던 해가 물위로 찰랑 댈 때에는
아침이 기립하고 우회하는 시간인 것이다 . 시작인 것이다 . 지붕위에 그림자가 호수위로 내려오고 . 정지한 시간들이 깨어나는 시간 , 분수대에서 물이 쏟아지고. 소리 없는 함성이 들리고, , 거기 나의 시간이 시작이다 . 커피 잔에 동동 뜨던 햇살 한 조각이 살 프시 미끄러진다. 나무 잎이 흔들린다. . 파르르 떨며 일어서는 너와 나의 거리만큼 우리는 살아간다. 거미줄을 쳐 놓고 시간을 재던 저 시간에 걸릴 하루도 있고. 달리는 저 흑인 여자의 목표가 보일 것이고 , 딸하고 달려가는 그 길엔 반짝이는 그들의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제가 오늘로 올 때는 아무도 모르게 오고 있다. 내일이 두려움으로 찾아 올 때도 막을 수 없다. 저 아침이 찾아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비우고 기다린다는 것을 아침과 호수와 물오리와 햇볕 한 조각이 말해 준다.
살만한 세상, 가꾸고 다듬을 만한 하루가 있는 것이 행복이다. 행복이 별것인가 바라 볼 수 있는 것과 침묵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그리움이 목젖을 올라오는 것. 첩첩이 쌓아둔 추억 같은 것 하나 꺼내 볼 수 있는 것 물오리가 헤엄 칠 수 있는 것. 왜가리가 아침을 알리는 기를 올리는 것, 저 하얀 백조의 날개에 그림을 그리어 볼 수 있는 백지가 있는 것. 사랑 하는 것들이다 . 사랑 할 수 있는 사고와 사랑 할 수 있는 너와 나의 거리가 있는 거기, 갈피 속에 네잎 크로바 넣어 놓고 몇 십 년 뒤에 볼 수 있는 시간들. 애송시 하나 입안에 넣고 굴려 보는 것 ,가장 행복한 사람, 사랑 합니다. 사랑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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