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구부정한 노인 한분이 이름패를 앞 섶애 걸고 새해를 가로 질러 걸어간다. 그 흰머리 앞을 젊은이가 가로 질러 바쁘게 총알 같이 달려간다. 이름패 목에 걸은 저 노인도 이름패를 앞섶에 붙이고 설렘으로 논바닥 얼음 위롤 뽀드득 밟고 달려가는 유년이 있었을 거다 깃대를 꼽고 휠체어를 밀고 건너가는 그 여인 앞에 소년이 깡충거리며 건너간다. 깃대 꼽은 저 여인도 깡충 거리며 들로 산으로 진달래꽃을 따 먹을 때가 있었을 거다 누구에게나 새해로 건너가는 길은 영원으로 한발자국 다가서는 길 오늘 이시간이 영원과 함께 한다는 우주가 하나인 것을 알고나 있을까 우리 모두 건너가는 새 해 화살 하나를 쏘아 올렸다 화살 같은 세월 잘 잡고 함께 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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