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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한 날    
글쓴이 : 봉혜선    26-01-09 14:50    조회 : 769

특별한 날

 

 오늘은 언제나처럼 모월 모일, 달력을 보니 2024625일이다. 74년 전 오늘과 매우 다르다. 6·25 전쟁 같은 역사적인 사건도 내게는 TV속에서만 살아 있다. TV를 잘 켜지 않으니 그나마 날짜를 의식하지 않으면 보통의 여느 날과 다르지 않다. 기념식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서울 수복일이면 모르되 침략 당한 날을 기념할 것 같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딱히 검색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않는다. 동족상잔의 비극이라는 전쟁조차 이렇게 외워야 할 날짜로만 남는다. 관심이나 호기심은 관계가 있어야 작동하기 때문이리라.

 전후 세대라는 통칭으로 불리는 우리 세대에게 전쟁 등을 겪은 윗세대는 축복 받은 줄 알라는 말을 하곤 한다. 축복 받은 세대라, 그럴지도 모르지만 딱히 어떤 느낌은 없다. 나라 안팎 사정이 급변하지만 급속한 산업화와 선진국으로의 합류로 큰 어려움 없이 지내는 첫 세대라고 했다.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로 우리에게 가장 큰 시련은 20201월부터 몰아닥친 코로나-19’였다. 특정 나라에 국한되어 있지 않은 재앙이었다. 고비는 넘어갔다. 부디 이렇게만 지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비단 나만의 바람은 아니리라.

 개발 일로에 있는 시기에 나서 자랐다. 전후세대라고 해도 벌써 60살이다. 나이를 인식하는 만큼 매일이 특별한 날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개인적으로는 생일, 결혼기념일, 부모님과 아이들 생일, 혹은 돌아가신 날을 기억하고 기념한다. 매년 돌아오는 생일도 평일과 다르기를 바라지만 환갑, 칠순 등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SNS에 뜨는 가까운 이들의 생일에도 신경은 곤두선다. 산악회에서 평일에 지방에 있는 산에 갔는데 다른 차에서 젊은 남자들이 많이 내리는 걸 보고 놀랐다. 학교 쉬는 날 더 기승인 학원에 보내던 아이들의 경우에 비해 보아도,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남편도 평일에 쉰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 남자들이 종사하는 직업군이 쉬는 날이어서 왔을 것이라는 추측이 답으로 돌아왔다. 매일 운동 하러 다니는 체육센터의 창립일에는 우리도 쉰다. 특정 회사나 기업 달력을 받곤 하는데 일반인들에게는 해당 없는 창립 기념일 등이 새겨져 있었다.

 새해 첫날, 설날, 정월 대보름, 보름마다 찾아오는 각종 절기, 매 달 첫날, 계절의 시작, 그 외에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3·1, 현충일, 제헌절, 광복절, 추석 등등으로 확대해보면 기념할 일이 많다. 절기를 맞으면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다. 때에 맞춰 인사를 치르고 축하하고, 태극기를 달고 때로 조기를 게양해야 한다. 현충일은 음주가무를 삼가는 날이기도 하다. 그에 맞춰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거나 의상과 예식을 갖추는 등 하루도 보통의 날은 없을 지경이다.

 세계적으로 기념하는 날 중에 어린이날, 어버이날처럼 평범한 날이 있는가 하면, 비서의 날, 레즈비언의 날 등 특정인들을 기념하는 날도 있다. 간의 날, 동물의 날, 환경보호의 날 등 해당 사항이 없다면 지나치는 날도 많다. 관계가 되고 나면 기념일은 기념비적인 날이 되고 소외당하지 않았다는 느낌에 살 맛 나기도 한다.

  내일의 기약 없이 살아가는 신세이니 오늘이라는 시간은, 현재의 이 순간은 소중하다. 현재가 영어로는 선물이라는 뜻이기도 하니 평범과는 거리가 있다고 여겨야 하는 의미리라. 선물 받은 생, 선물 준 사람을 기억하고 그 마음을 헤아리는 것, 선물 받는 나를 배려해 고르고 고른 오늘, 이 생을 그냥 흘려버려서는 안 된다. 그냥 살아 있어서는 안 될 듯한 조급함이 나를 부추기는 이유다.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리도 바라던 날이니 축복받은 듯 지내야 한다는 말은 진리다. 매일 매 순간을 놓치지 말고 바로 지금이 특별한 날임을 인식하기, 날마다 누구에게는 기념일인 것을 잊지 않기,어제보다 잘 지내려 노력하기그것을 잊지 않고 정성들여 살 일이다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수필사랑 양평 아리수 강가에서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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