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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명 : 김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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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은 만드는 아이    
글쓴이 : 김사빈    13-08-03 06:06    조회 : 6,367
 
     새벽기도를 갔다 오면 6시다. 그 때는 이미 막내딸은 유나를 데려다 놓고 간다. 딸은 일곱 시 7시 출근 시간 맞추어야하고. 큰 손녀딸을 학교 데려다 주려면 바쁘므로 허둥지둥 다녀간다. 유나가 우리 집에 정기적으로 출근 하기는 석 달이 되어간다. 처음엔 낯설어 유나가 울고 난리를 치는 것을 보며 달아나더니, 이제는 유나가 우리 집 식구들과 낯을 익혀 까르르 웃고 재롱을 떨면 방인은 온통 핑크 빛이 되어간다 .
 
  우리 집에는 우리 부부만 살다가 룸 메이드 하는 지 씨와, 전에 룸 메이드 한 청년의 어머니 오 씨 부인이 갈 데가 없다며 며칠만 있으면 가려니, 하고 같이 있자 하고 승낙을 하여 머물게 했는데, 이제는 상주하고 갈 생각을 안 한다, 우리 부부는 그냥 얼굴만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네 식구이다 . 유나까지 와서 다섯 식구다.
 
  그냥 아는 사이로 모여 살고 있다. 유나는 지 씨와, 오 씨가 낯이 익어가니, 그들에게 함박 같은 웃음을 주기도 하고, 반가워서 깡충거리며 다리를 흔들고, 팔을 흔들고 손을 내저으면서 좋아 하며 까르르 웃는다. 이제는 그들을 보면 한 달음질 기어가 손을 벌리고 안아 주면 반갑다는 인사로 머리를 박으며 보면서 해해 웃는다.
 
   한집 식구가 된 지 씨도 남자이지만 남동생 같고, 허물없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참 많이 한다. 나는 신기하고 재미가 있다. 그가 한국서 정치하는 분을 따라 다녔다가, 콩밥 먹고서, 때려치우고 상인이 되었다는 지론이라서 인지, 라디오 서울 아침 7시에 이영호씨가 해설까지 곁들여 하는 뉴스는 빼놓지 않고 듣는다. 나도 지 씨를 통해 정치, 경제에 해박한 지식을 배우기 위하여 열심히 경청을 하게 된다. 지 씨는 뉴스를 듣고 나면 나름대로 의견과 비판을 한바탕 쏟아 놓는다. 그 말을 들어주는 청중은 나하고 오 씨 아줌마이다. 그는 뉴스를 우리에게 배설 하고서 하루의 에너지를 얻는 것 같다 .
 
  오 씨 아주머니 며칠 있으면 한국을 간다하여 "그럼 잠시 있다 가세요." 하였더니 3개월 째 묵고 있다. 오 씨 아줌마가 내 성격 모르고 내 취향 몰라서 나룰 도와준다고 하는 것이 나를 화 나게 하고, 속상하게 하고, 마음이 편치 않다보니, 이게 뭔가, 남을 도와주는데, 기쁘지 않고, 속이 상하고 부화가 나서 미워하고, 있는가. 자책도 많이 하였다.
 
  오 씨는 나를 돕는 다는 명목으로, 내 시간 속에 비집고 들어와서, 나를 휘저어 놓고, 나의 영역을 자기 마음대로 바꾸려고 하니, 나는 그게 싫어 말도 못하고 끙끙 앓고 속으로만 고얀 사람 하였다.
    한 두 달이 지나고 나니,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오 씨 아줌마도 알더니, 내 시간 속에서 들어오지 않으니, 불편함이 차차 없어지기 시작하였다 .
 
    예로 내가 컴퓨터에 앉아 있으면 "무엇 하세요" 묻고 들여다보던 것도 아니하고 부엌에서 내가 저녁을 만들어도 참견을 안 한다. 처음에는 그렇게 하면 맛이 없지요 .하고 빼앗아 만들어 주면 나와 남편은 오 씨가 만든 음식을 안 먹는다.
    그런 오 씨가 이제는 내가 밥을 해놓고 먹자고 하면 그 때 와서 같이 먹으며 훈훈한 말을 하며 먹는다. 나는 이해가 되어 갔다 .오즉 미안하면 그렇게 하려고 하였을까, 하는 측은한 마음이 왔다.
 
    어디서 헌 재봉틀을 드려다 놓고 우리 집 크고 작은 옷들을 몸에 맞게 다 고치고 있는 것이 오 씨였다. 나는 그런 것은 못한다. 그래서 사온 옷을 생긴 대로 입고 다니니, 남편 옷은 바지 끝은 항상 둘둘 말아 걷어 입고 다니고 소매는 둥둥 걷고 다닌다, 고급 양복만 골라 세탁소에서 고친다. 워낙 고치는 값이 비싸서 사는 값이 되니 생긴 대로 입었다.
 
    남편의 긴 작업복 바지를 알맞게 고치고, 끌고 다니던 바지는 제 몸에 맞게 고쳐 입고, 유나를 업어줄 수 있는 포대기도 만들고, 내 옷 허리통이 커서 못 입던 옷 다 꺼내어 고치니, 입기에 편해서 좋고, 그가 내 일에 간섭 안 해서 좋고, 상부, 상조 하는 우리 가족 행복하다. 요즈음 우리 가족 사건들이다.
 
   우리는 남남이지만 서로 이해를 하려하니 이해가 되어 가니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의 사정을 알게 되니 고와 보인다. 그 동안 이해 못하고 끙끙거렸던 마음이 부끄러워 온다.
 
   남편은 6시 반이면 출근을 하면서 유나에게 빠이빠이 손을 흔들고, 오 씨 아줌마는 유나를 안고 있으면 시름을 잊을 수 있다고 좋아라. 한다. 일곱 시가 넘으면 지 씨가 일어나고 커피한 잔하고, 유나를 가운데 두고 유나의 특유한 웃음, 까르르 하는 소리를 더 들어보려고 갖은 율동을 한다.
    지 씨는 등치가 크다 하마 같다고 할까 (자기가 한소리 ) 산토끼서부터 송아지로 다람쥐가지 다양한 율동을 하면 유나는 연신 까르르, 까르르 하고 웃고, 지 씨는 더욱 신나게 율동을 한다.
우리 집 매일 아침 일과이다. 유나가 더 잘 웃기려고 노력하면 우리 유나 까르르 넘어간다. 방안 온도는 더워진다. 오 씨는 얼마 전에 장성한 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죽어, 그 아픈 시름을 옆에서 지켜보기가 민망하고, 왜 내가 지켜보고 있어야 하나 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유나의 까르르 웃음과, 지 씨의 율동을 통해서 오 씨 아줌마가 잠깐, 잠깐 시름을 잊고 행복을 해지기도 한다고 한다.
 
    지 씨는 아내와 이혼을 15년 전에 하고, 그 동안 혼자 살면서 남을 안 믿는 성격이 되었다. 오 씨도 아픈 상처로 구겨진 마음을 아침에 한바탕 율동을 보고, 웃고 나면 행복은 별건가 이게 행복이지 하여진다고 말한다.
 
    그들이 유나를 통해서 웃고, 잠시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더불어 사는 것이지 하는 마음이 왔다. 이웃 사랑이 이것이지, 그들이 언제까지 있을지 모르지만, 형편이 풀리면 떠날 것이고, 그들 기억 속에 좋은 사람으로 남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내가 가진 것만 나누어주면 되는 것이고, 나누는 기쁨이 이것이구나 싶고, 나 또한 나누어 줄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기쁜가 싶으니, 두 분이 좋아지고 소중하여진다. 그리고 같이 오래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 집에선 유나의 까르르 웃음과 지 씨의 율동으로 아침을 열고, 작은 행복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 이해가 있는 곳에서 넉넉해지는 마음들이 모여 산다면 어느 상황에서도 따뜻함이 있을 것이고, 살아 갈만한 세상이 만들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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