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慰勞
김부조
이제,
찬바람을 덮고 자던
강 건너 마을의 빈집은 잊어라
하나의 입만으로는 차마 호소할 수 없었던
숱한 억울함도 잊어라
멍든 새끼발가락 하나 건사하지 못하던
낡은 구두의 행방도
더 이상은 수소문하지 마라
끄트머리에서만 서성이던 너를 생각하면,
얼굴에서 솟아난 눈물이
왜 얼굴보다 뜨거워야 하는지,
이제 그런 막연한 이유에 갇혀
뿌려대던 눈물이 고인 접시는
잘게 부수어도 좋다
이미 아프게 강을 건넜으니,
찬바람을 덮고 자던
강 건너 마을의 빈집은 그만 잊어라
너와 함께 침묵하던 나무들도 서둘러
너의 여림을 눈감아 줄 것이다
네가 그토록 아껴 쪼이던 햇볕에게는 그저
가벼운 인사만 하고 떠나라
더는 미안해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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