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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색깔과 솟아오른 햇빛    
글쓴이 : 문영휘    14-10-07 12:38    조회 : 7,547
새벽 색깔과 솟아오른 햇빛
                                        
                                                                                                                                       문  영  휘
 세상이 모두 단잠에 빠져있을 즈음 잠결에 나의 머리를 치는 신호가 온다. 일어나라는 마음의 종소리다.
 눈을 뜨고 일어나서 거실 커튼과 문을 열어 젖히고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총총 박혀 있던 그 많은 옛
별들은 자취를 감추고 자욱한 안개에 파묻혀 어둠이 짙은데 맞은편에 보이는 아파트 몇 집에서 불을 켜놓은 것이
 빛의 전부다.
  불을 켜 둔 그 집에선 나보다 먼저 깨어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꿈과 희망을 품고 배움의 길에 있는 학생들의 새벽공부. 아니면 멀리 일자리에 갈 자녀들의 뒷바라지를 위한 아
낙네의 새벽 밥짓기. 이것도 아니면 마음 모아 정성들인 조상의 제사를 위한 일이 아닐까? 이 모두 꿈을 두고 애쓰
는 사람들의 새벽일 하는 모습이다.
 나는 우리의 삶터 성남 모란시장을 살펴보기 위하여 일찍 집을 나섰다. 먼저 인력시장을 가 보았다. 많은 소개소
에서 품팔이를 위한 노동자들이 모이는 곳이다. 건축노동자, 파출부, 간병인, 일반근로자 등이다.
 그 중 한 곳인 건축노동자들이 모이는 현대개발을 방문하였다. 여기서는 일정한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이 새벽 6
시 이전에 나와서 일거리를 찾아 대기하고있는 곳이다. 6시30분 경 이들은 소개소의 안내를 받고 고용주를 따라간다.
 현장에 가서 아침식사를 하고 7시부터 작업을 시작하여 땀 흘리며 살아가는 일꾼들이다. 진종일 일을 하고 해가
 지면 돌아와서  품삯을 받는다. 일반인은 10만원 기능공은 15만원정도 쥐고는 만면에 웃음 띤 모습으로 귀가한다.
 하루 일에 힘들었지만 되돌아가는 표정은 의외로 밝았다. 이들은 가족과 함께 생을 즐기는 도시 노동자들의 모습
이다. 농촌에서 부지런한 농민들이 매일같이 새벽에 별 빛 보고 농장에 나아가서 땀을 흘리고 석양의 달빛을 보고
돌아오며 보람을 느끼는 그네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마냥 존경 스럽다. 그런데 이들과는 달리 남의 주머니 돈
만을 노리고 슬쩍 훔쳐서 살아가는 사람, 멀쩡한 신사의 모습으로 남의 등을 쳐 먹고 지탄을 받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돈으로 부모에게 호의 호식 하게 한다해도 그것은 칭찬 받을 일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곳에서 다시 다양한 물품을 팔고 사는 모란시장을 내려 가 보았다. 보기 드문 순수 재래시장이다. 5일 간격으
로 4, 9일에 해당되는 날은 새벽부터 시장에 마련된 자기자리에 포장을 치고 전을 펴서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만물시장으로 없는 것이 없는 장터이다. 누구든지 한 두 가지 이상 물건을 싸서 손에 들고 가지 않을 수 없는 대
형시장이다. 값이 싸고 품목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가지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다. 상가 한편에 개(犬)와
 닭을 가두어둔 집, 이곳에선 곧 도살장에 들어가거나 멀리 팔려가서 결국 죽음을 당해야하는 동물이다. 이놈들은
 풀이 죽어 보기마저 애처로운데 고약한 냄새까지 풍기고 있으니 미관은 고사하고 흉한 혐오(嫌惡)감 마저 든다.
자유로운 시장생활에 옛 정취와 돈벌이도 중요하지만 이곳은 재래시장으로 유명하여 많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까지 오고가는 곳이다. 나름대로 정화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앞을 나선다. 
   오후 지구촌교회 청소년 예배에 참여해 보았다. 설교대에 오른 목사님은 당해 교회 비전(Vision)에서 뜻밖에 
‘영적 새마을운동’이란 제목 하에‘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하는 가사
를 읽으며 성경에 명시된‘갈라디아서 6: 1∼10,에서 나오는 짐을 서로 나누어 지라’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
하라고 하는 설교를 했다. 이는 새마을 운동같이 공동체의식(共同體意識)을 높여  일거리를 협력속에 서로 나누어
하듯 하여 뜻을 이루라는 것이다. 설교는 우리에게 사기를 한껏 주고 있었다. 

  듣고 보니 나의 지나온 생활이 회상되어 부끄럽기도 했다. 기껏 홀로  컴퓨터와 씨름을 하며 새벽글쓰기에 여념
이 없는데 잠 귀신이 엄습해 온다. 나 몰라라하고 잠시 외면하였다 다시 책을 펼쳐 보면 새로운 마귀같이 나의 전
신에 또 덤빈다. 끝내 시름하다 보면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없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먼동이 트고 해는 솟아오
른다. 중천(中天)에 뜬 햇빛은 천지를 비추고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다. 이를 즈음에 세계적인 지도자
 인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바티칸에서 오셔서 ‘새벽을 이어온 고요한 아침의 나라(the land of morning calm)
 한국에 오게되어 매우 기쁘다’고 하면서. 한국을 격찬하였다.  경제 만능주의 그늘에 앞서서 사람을 중심으로 공
동의 선(善)을 위해서 노력하라는 이야기다. 게다가 가난한 사람들과 취약계층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듣고 보니 그분의 뜻이 더욱 돋보였다. 오늘도 구름 한 점 없
이 밝은 날 나의 명상은 새벽 따라 이어지며 나름대로 이 땅에도 햇빛 받아 온전한 복(福)이 어리는 희망의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꿈을 꾸어본다.                                                                                                    2014.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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