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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명 : 김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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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끼리    
글쓴이 : 김숙진    25-08-06 04:27    조회 : 1,530

하루 24시간 내내 돌봐주는 손길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전신 불구의 상위 1% 백만장자 '필립', 가진 것이라고는 건강한 신체만이 전부인 하위 1% 백수 '드리스'가 만났다. 둘은 티격태격 좌충우돌하지만, 필립은 자신을 장애인으로 대하지 않는 드리스가 좋았고, 드리스도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존중해 주는 필립이 좋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언터처블1%의 우정은 프랑스 귀족사회의 최상류층이자 정계에서도 영향력이 높은 샴페인 회사 사장 '필립 포조 디 보고'와 빈민촌 출신의 청년 '에브델'을 모델로 한 극적인 우정 이야기로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었다.

시간이 흘러 어머니와 동생을 돌봐야 하는 책임감에서 고민하는 드리스를 보고 필립은 드리스를 가족 곁으로 돌려보낸다. 이후 서로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던 나머지 필립은 건강이 급속도로 안 좋아지고 드리스 역시 방황한다. 그러던 중 필립 소식을 알게 된 드리스는 다시 필립에게 달려가 건강을 되찾게 도와주고, 필립은 드리스의 가족을 도와주며 우정을 쌓아간다.

불자의 윤리를 다룬 육방예경(六方禮敬 )에서는 우정에 대해 ' 큰 도움을 주고,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변하지 않으며, 좋은 말을 해주고 동정심이 많은 친구가 되라'라고 설하였다. 이들의 우정은 이런 이상적인 이론을 100%로 실현했기에 앞으로도 세상에 알려져 오랫동안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나는 6살 때부터 만나온 친구들이 5명 있다. 80년 간직할 우정이라지만 중학교 졸업 이후 지금까지 150번도 못 만났지, 싶다. 고등학교 때부터 서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기에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온라인 시대가 되기 전까지는 주로 편지가 우리들의 우정을 키웠고, 중년을 바라보면서부터는 죽마고우(竹馬故友) 인연을 놓지말자며 의기투합하여 지키고 있다. 드리스와 필립처럼 안 보면 병날 정도의 우정은 아니지만, 1년에 두 서너 번 만나도 낯설지 않은 우정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우정에 관해 언급한 후 우정을 세 가지 종류로 구분했다. 첫 번째, 서로의 즐거움을 위해 맺어진 관계를 뜻하는 '쾌락의 우정'이다. 기분 전환할 거리를 찾고 인생을 즐기고 재미를 추구한다. 둘째, 서로에게 약속한 이익에만 관심을 기울이는이익의 우정'이다. 관계가 가져다줄 이익에 집중하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친구라 한다. 셋째, '참된 우정'이다. 목적을 추구하는 관계가 아니라 그 자체에 목적을 담는다. 상대를 조건 없이 좋아하고 바라는 그냥 함께하고픈 우정이다.

그런데 21세기는 이 세 가지 우정을 넘어 아리스토텔레스도 예상치 못했던 '가상의 우정' 시대라 한다. 가상 공간은 친구들의 삶을 이어주는 다리가 될 수 있고 정보 교환의 플랫폼이 될 수 있으며, 일상을 공유하고 함께 게임을 하는 교류의 장이기 때문이다. 공간적 거리가 완전히 사라지고 귀찮은 시간약속이 불필요해진 가상 우정의 시대는 한참 소식이 뜸했던 친구에게 다시 연락을 취하기가 어렵지 않다. 마음만 먹으면 다양한 우정이 주는 행복을 여러모로 만끽할 할 수 있는 시대인데 너와 나, 나와 너는 어떤 우정을 찾길래 이리도 방황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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