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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잠실반)    
글쓴이 : 김성은    20-07-07 08:49    조회 : 5,010
"하늘에서 별을 따다하늘에서 달을 따다~ 두 손에 담아드려요~♬ 
아름다운 날들이여 사랑스런 눈동자여~ 오오오오오오! 오란씨~ 오란씨 파인!"

강의실에서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교수님은 다정한 음성으로 너무도 유명한 CM송을 부릅니다. 이어 롯데껌 광고와 신세계 백화점 광고 노래까지 불러주시니 잠실반 회원들의 환성이 터집니다. 울 교수님이 이런 장기도 가지고 계셨는지 깜짝 놀라는 시간이었습니다. 거기다 70년대 말 듣도보도 못한 한독 맥주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려주며 광고 카피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주시고 잠시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기도 했습니다. 
점점 더 유성호 교수님 강의가 재밌고 푹 빠져듭니다. 

어제는 수필 네 편을 읽고 꿈꾸는 시절에 대한 인문학 강의를 들려주셨습니다. 
- 성석제 <소년 시절의 맛>
- 나희덕 <내 유년의 울타리는 탱자나무였다>
- 신영복 <드높은 삶을 지향하는 진정한 합격자가 되십시오>
- 정여울 <우리에겐 꿈을 쉽게 포기하는 버릇이 있다>
위 네 작품은 꿈을 꾸던 옛 시절을 돌아보는 글인데요. 이 중에서 나희덕 작가의 작품 설명을 하면서 교수님과의 특별한 인연에 대해 들려주셨어요. 두 분은 대학 동기로 지금까지 아주 좋은 관계를 이어오고 있었는데요. 작가의 인간적인 면모를 알 수 있는 개인사를 살짝이 들려주셨는데 이건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귀한 이야기였습니다.(잠실반 회원들의 특전입니다.ㅎㅎ) 어찌나 강렬하던지 다시금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을 수 없게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나희덕 시인의 대표 저서 한 권을 추천해주셨어요.
"세상의 모든 여자, ‘그녀’들의 내밀한 이야기 시선집 『그녀에게고단하고 쓸쓸한 그녀들에게 바치는 삶의 땀 혹은 눈물 같은 나희덕의 시, 그리고 그림들" 출판사 평에 이렇게 쓰여 있네요.

교수님은 인간은 욕망을 성취하려고 애쓰며 살지만, 욕망이란게 결국 실현할 수 없는 거라고 하십니다. 그래도 지나고 봐야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훗날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바보들이 되지 말자고요. 
"해야하는 것(의무), 하고 싶은 것(욕망), 할 수 있는 것(능력)"을 일치시켜서 슬기롭게 살기를 바란다고 강의를 마무리하셨습니다.

다음주는 세 분의 작품을 합평합니다. 잠실반 문우님들 한 주간 즐겁게 보내시구요!! ^^



홍정현   20-07-08 08:06
    
교수님이 부르신 광고 노래들을 전부, 매우 생생히 기억하고 있음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ㅋㅋㅋㅋㅋ
아직도 제가 어린 줄 알았나봅니다.

나희덕 시인은 제가 좋아하는 시인들 중 한 분이라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해야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이 다른 저는
급 심무룩해집니다.

그래도 하고 싶은 것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할 수 있는 시간의 여유가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김성은 선생님의 후기 작성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김성은   20-07-08 09:59
    
홍정현 선생님~ 저도 똑같이 느끼며 제 나이를 다시금 실감했답니다. ㅎㅎㅎㅎ
저는 시에 대해서는 정말 문외한이라 나희덕 시인의 시를 거의 읽어보질 못했어요.ㅠㅠ 교수님 말씀 듣고 어제 폭풍 검색을 하고 몇 편의 시를 읽었는데 좋은 시가 많더라구요. 특히 <무언가 부족한 저녁>은 옮겨 적어놓고 여러번 읽고 있어요. 

그리고.. 저도 세 가지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가 쉽지 않네요. 우선 욕심을 줄여야 하는데...
그래도 하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유성호교수님 강의를 듣는 것이었는데 코로나 사태속에서도 대면강의로 들을 수 있는 지금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합니다. ^^
주기영   20-07-08 17:49
    
김성은쌤
잠실반 후기 감사합니다.

그 많은 광고노래를 저는 다 따라 불렀답니다.
그러다 문득,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모두들 비슷한 생각을 한 듯. ㅎㅎ.

유성호선생님은 집에 가면서 한마디를 곱씹게 만드는 재주가 있으시더라구요.
월요일엔 집으로 가면서 "인간은 누구나 공간을 빌려서 시간을 그리워한다" 였습니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라는 가사에 그 의미를 붙이니, 생각이 많아지던걸요?

나희덕의 시를 좋아합니다.
저는 <푸른 밤> 이라는 시를 셀폰에 담아놓고, 가끔 지하철 안에서 봅니다.
시로 읽던게 이야기를 만나, 오늘은 또 다르게 읽히더라구요.
     
김성은   20-07-08 20:49
    
주기영 선생님, 저희 모두 속으로 다같이 부르고 있었군요.ㅎㅎㅎ 즐거웠죠~
유 교수님 강의에서  "인간은 누구나 공간을 빌려서 시간을 그리워한다" 는 말씀 저도 참 좋았어요. 이 말에 대입해서 생각해보면 뭔가 나오겠다고 생각했는데 강의 중에 워낙 재밌는 말씀을 많이 하셔서 잊고 있었어요. 주 선생님이 다시 말씀해주시니 넘 좋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추천하신 나희덕 시인의 <푸른 밤> 시를 검색해서 읽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헉. 이 시 넘 강렬하고 좋네요. 특히 유성호 교수님이 들려주신 이분의 개인사를 생각하고 읽으니 여러 감정이 들더라구요.  이 시도 바로 옮겨적었습니다. 이것도 부족해서 얼른 인터넷으로 시선집을 주문했습니다.  저 이러다 나희덕 시인 팬이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박서영   20-07-09 07:33
    
스토리와 감동과 추억소환과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유교수님의 인문학 강의는
 명품 모노드라마 같습니다.  일상의 파도에 밀려가며 틈틈히 되새김하다보니 헐~목요일.

  꿈= 간절함+덧없음  이라는 말씀을 새겨봅니다.
     
김성은   20-07-09 08:13
    
박서영 회장님~ 일이 많으시죠! 항상 고맙습니다. 저는 며칠간 CM송을 흥얼거리고 있어요. 아직도 유교수님 강의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나 봅니다. 정말 수업이 재밌습니다!

교수님이 꿈이라는 욕망의 덧없음과 간절함은 하나가 빠지면 성립이 안된다고 하셨죠. 이런 말씀을 들려주실 때마다 난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한심하게 느껴지다가도 이렇게 배우면서 깨우치는 과정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배움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는 요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