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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은 마스크로 가리지만 마음은 아니야(무역센터반)    
글쓴이 : 이신애    21-11-17 21:03    조회 : 4,448

코로나가 길어지니 짜증도 길어지네요.

마스크에 익숙해 질 때도 되었는데 나아지기는 커녕 짜증이

지대로네요. 그래도 그 동안 <한국 산문>을 한번도

빠뜨리지 않고 발간할 수 있었다는 것을 감사 해야한다는

말로 오늘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장엄하게 시작한 이유는 오늘 이경희와 정명순 두 분의

등단 축하 모임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파릇하게 시작하는 두 분의

앞날을 축하합니다.

이상하게 지난 주에 오마고 하시던 분도 참석하지 못했지만 할

것 다 하고 사진도 찍고 맛난 음식도 먹었습니다.


합평 작품

선릉역 그녀( 이진성) : '그녀'라는 말은 우리 말에는 없답니다.

   일어 피녀(被女), 혹은 궐녀(厥女)에서 온 듯 한데 대화에서는

   써도 되지만 문장에서는 좋을 때는 그 여자를, 나쁠 때는 

  그년을 쓰고  글에서는 '그녀'를  쓰지 말랍니다.  남자의 경우는 

   그 남자, 그는 굳어진듯 한데 여자의 경우가 아직 문제랍니다.

   우리가 요리할 때 재료에 따라 칼을 선택하듯 소 잡는 칼로

   닭 잡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비유나 표현도 결이 맞아야

   한답니다. 이야기의 법칙은 어디에나 적용이 되는데요.

   얘기를 전개할 때 기대는 하게 하되, 예상은 깨라.

   아이고 어려워라. 이런 건 도사님들이나 하는 거 아닌가요?


세 번 째 마기꾼’(최보인 ) : 일상의 모든 것이 글감이 되는데 잘 건졌답

    니다. 특히 ,너도 엄마 있어! 쟤만 엄마 있어? 걱정 마!”가 잘 되었

    답니다.


등단작이 마지막 작품이 된 사람도 70%이고 등단이 목표인 사람도

있다고 하네요. 인터넷에 떠도는 신조어를 쓰고 싶으면 최보인씨처럼

홑 따옴표(‘ ’)를 사용해서 쓰면 된답니다.

 

11년 전 등단하던 때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저는 10년 후에도

글 쓰는 사람으로 남아있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하루 3번 받는

밥상이 제게 맞는 상이었는지 상하고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 동안 쓴 글을 모아 드디어 작년에는 <흙반지> 라는 수필집도

 냈습니다.


저는 글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글을 썼기 때문에 

사물을 볼 때마다 어떻게 표현할까 궁리하고 사전을 찾아보고

 사람들 앞에서 말할 때도  맞춤법에 맞춰서 말하려고 애씁니다.

 그런데 띄어쓰기는 영 안되네요.


오늘 등단 하시는 두 분을 보니 기냥 옛날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두분 이쁘게 사진 찍어서 올려 주려고 했는데

두번이나 글만 날렸어요. 뭐야 뭐. 왜 안되는거야.

아마도 다른 곳에 사진을 올려야 하나봐요. 잉잉 너무 시러.


 전시회 도록울 만들 때 사무실에서는 여자 화가분들께 제발 10년 전

 사진 말고 5년 전 사진을 보내 달라고 부탁 합니다. 오늘 찍은

 사진을보고 저도 똑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나이든 제 얼굴이 저도 

익숙하지 않아요. 앞으로 더 그러겠지요. 


선생과 동냥치는 삼일만 견디면 평생을 한다고 했어요. 까이꺼 삼일만

 견디면 늙는 것도 평생 견딜 수 있겠네요. 코로나, 아무리 길어도 우리는

 견뎌낼 수 있어요. 마스크로 가린 것은 코와 입이지 우리 눈과 

 마음이 아니니까요.



성혜영   21-11-18 20:29
    
' 소 잡는 칼로 닭 잡지마라.'

'얘기를 전개할 때 기대는 하게 하되, 예상은 깨라.'
<선생님 강의중 하셨다는 말씀이 와 닿네요.>

그 다음엔 이신애샘이 풀어 놓는 이야기가 진짜 재밌어요.
신애샘은 타고난 '이야기 꾼'이자 '글 꾼'이십니다.
이 공간에서 타고난 재능을 좀 더 펼쳐 주시와요.
성혜영   21-11-18 20:39
    
진즉 등단했는데 코로나로 등단식이
미뤄 졌었지요. 정명순 선생님, 이경희 선생님
식은 늦어졌어도 드디어 식을 마치니 제가 다 시원하네요.
다시 또 축하드리고, 사진속에 자리하신
우리 교수님과 선생님들의 모습  멋지셨어요.
젊은 신입샘들께서 역할을 잘해주시니
든든한 미음 그지없습니다.
보고픈 선생님들, 겨울학기에 뵈어요.

<오늘 길을 걷는데 커다란 플라타너스잎이
바람에 나뒹굴자 앞서가던 아가씨 들이
큰 잎으로 얼굴을 가리고 사진을 찍는 모습이
어찌나 낭만적이고 이쁘던지 
무심코 나도 하나 주워서 흉내를 내보며
가을과 노닐었지요.>
이신애   21-11-21 09:47
    
오래간만에 인사동 귀천에 들러 대추차를 마셨어요.
다른 곳에 비해 여기가 고즈녁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더러 있는게 이상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전시회는 열리고
사람들은 오가더라구요.

산유화에서 점심도 먹고 경인미술관 후문을 밀어보았지만
끄덕도 안하더라구요. 길을 막으면 삼대가 끊긴다는 것을
모르시나봐요.

강남미술협회도 11월 24일부터 인사아트센터에서 정기전을 해요.
작품을 내러 한번더 인사동에 가야할 것 같은데 그 때는 겨울이 성큼 와
있을 것 같네요.

성쌤처럼 플라타너스 잎을 주워들고 얼굴을 가리고 싶어도
이미 아무것도 없을 것 같네요.

무역반은 새내기 덕에 글도 풍성하고 활기차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오매불망
목이 빠지게 성쌤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장님은 혼자서 이리저리 뛰며 총무님의 빈 자리를 절감하고
계신 것 같더라구요. 코로나 고삐가 조금 늦추어 지긴 했으나
반장 임무 총량의 법칙은 변함이 없는것 같아요.

반장님이 없으면 우리반은 아마 천지사방으로 공중분해 될지도
몰라요.점심을 먹으려고 한 사람을 잡아다 세워놓으면 다른 곳으로
가고 또 데려다 놓으면 바쁘다고 가 버리고....

그래도 수요반은 돌아갑니다.
12월이 되면 오신다는 분들이 많거든요.
수요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