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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향을 넘는 독서의 필요성_5주차 (소설반)    
글쓴이 : 김성은    22-05-05 08:32    조회 : 1,541


4월 첫 주 강의에는 코로나 여파로 부득이 참석 못 한 김** 선생님을 제외하고 모두 출석하셨습니다.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시작했음에도 아무런 불평 없이 제시간에 오셔서 자리를 꽉 채워주신 소설반 문우님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5 주차 수업은 지난 시간에 다뤘던 1. 다독(多讀) 중 '고전 읽기'에 이어 '독서의 취향'으로 시작했습니다. 

 

다. 독서의 취향(취향을 넘는 독서의 필요성) 

누구에게나 취향은 있습니다. 취향의 옳고 그름은 말할 수가 없지요. 그런데 독서를 하다보면 자기 취향이 아닌 것에 손이 잘 안 갑니다. 취향이 아닌 소설을 읽으려면 고역스럽고 힘들기 때문이죠. 

"왜 취향을 넘는 독서가 필요할까요?" 

첫 번째로 내 부족한 2% 찾기입니다. 글을 쓰다가 난관에 부딪히면 열심히 읽어왔던 것에서 실마리를 얻기보다는 지금까지 미뤄왔던 작품들에서 얻을 가능성이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창조적 오독입니다. 오독도 하나의 영감이 되어줍니다. 작품을 읽고 완벽하게 작가의 의도대로 내용을 파악하고 의미를 정확히 짚어내는 것은 글을 쓰는 우리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독서라고 합니다. 그건 이해의 문제이지 영감의 문제와는 관련이 없어서예요. 자기 방식대로 읽고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느껴서 그걸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세 번째는 영향 관계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유사성으로만 작품 간에 영향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작품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데도 분명히 영향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진정한 영향 관계는 취향을 넘어선 작품을 읽으며 나에게서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열망을 끌어내는 힘, 배척력(밀어내는 힘)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라. 체계적인 독서 

책을 많이 읽다 보면 나름대로 체계가 생긴다고 합니다. 그러나 규범이라고 할 수 있는 체계는 없다고요. 작가님이 수강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체계적인 독서는 딱 하나 전작주의 독서입니다. 현실적으론 참 어렵습니다. 당장에 각광받는 것이나 지금 주목받는 걸 빨리 읽고 싶어지죠. 독자로서 온전히 즐거움만 누리려면 그래도 됩니다. 하지만 작가로 삶을 살아가려는 이들이라면 반년이 걸리더라도 전집을 읽어야 한답니다. 

소설가의 삶을 살다 보면 한평생 걸쳐서 매번 극복해야 하는 문제에 부딪힌다고 합니다. 여러 작가의 작품을 들쭉날쭉 읽는 것보다 전작 독서의 과정을 통해서 글쓰기의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이점이 훨씬 더 크다고 하셨어요. 한 작가가 무슨 고민을 하고,(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작가로서 어떤 글쓰기의 과정을 거쳐 왔으며, 작품에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무슨 의도를 했는지 알 수 있다고요. 이왕에 읽는 김에 훌륭한 작가의 전작을 꼭 읽으시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훨씬 많은 걸 얻어 갈 수 있다고 작가님이 장담하신답니다.

 

"다독이 중요하다는 걸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열심히 읽느냐에 달려있다.

여러분들이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절대로 어떻게 해야 잘 쓸 수 있다는 것을 몰라서가 아니라

결국 실천하지 않아서다."



이상입니다.

다음주에는 3. 다상량을 공부합니다. 나눠드린 자료(3. 무엇을 상상할 것인가)와 참고 소설 루쉰 「쿵이지」, 이장욱 「고백의 제왕」을 읽어 오시기 바랍니다.


2022.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