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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상상하라!_6주차 (소설반)    
글쓴이 : 김성은    22-05-05 08:43    조회 : 1,533

 

날이 좋아서 모처럼 시내버스를 타고 오셨다는 작가님처럼 실내에서 수업받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화창한 봄날이었어요. 그런데도 한 분을 제외하고 모두 출석해 주신 성실한 소설반 선생님들의 열의에 매번 감동합니다. 6주 차 강의는 무엇을 상상할 것인가로 시작했습니다.  

3. 다상량(多想量) 

많이 상상하라!

일반적으로 상상한다는 것은 기발하거나 낯선 것 혹은 도래할 시기에 존재할 가능성을 그려보는 것이라는 개념이 우리에게 고정관념처럼 박혀있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상상한다는 것은 우리 내부에 있음에도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거나,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진정한 가치를 알지 못하기에 그냥 지나쳐 버렸던 것들, 그것들을 새롭게 제시하고 발견해 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글쓰기에서 상상력은 무엇일까?

아주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것들을 상상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바로 일상생활에서의 상상력과 글쓰기에서의 상상력의 차이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낼 때 반드시 단순히 시각적으로 포착된 것만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내진 않지요. 형상만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미지에 포함되어 있는 감각들이 같이 한꺼번에 떠오르지요. 대상과의 관계, 사연이라든지 정서 등, 이 모든 것들이 배후에서 함께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이미지를 재현한다는 것은 그 이미지에 잠복되어 있는 모든 것을 포착함을 말합니다. 

어떻게 해야 상상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가

로버트 카파는 ‘당신이 찍은 사진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다면 당신은 피사체에 충분히 다가가지 않은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시인이 쓴 한 편의 시와 소설가가 쓴 한 편의 소설처럼 사진작가에게 한 장의 사진은 그이가 담아내고자 했던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이는 모든 상상력을 발휘해 한 장면을 찍었을 테고 그 사진은 사진작가의 상상력이 실현된 결과물이니까요. 그러니까 적어도 카파에게 상상력을 실현한다는 건 자신이 찍고자 하는 대상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걸 뜻합니다. 

글쓰기의 경우에도 상상력을 발휘한다는 뜻은 카파가 그랬듯이 글로 쓰고자 하는 대상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가가 대상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려면 그 대상을 지각하고 인식하고 사유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그건 바로 오감을 동원해서 상상하기입니다. 우리가 지닌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지금 글로 쓰고자 하는 대상에 다가가야 하는 것이죠.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만이 아니라 알지 못했던 것까지 알아내야 하는데 이 신비로운 과정은 오감을 동원해서 대상에 다가갈 때에만 가능해진다고요. 상상력은 이런 식으로 실현된다고 합니다.

 

“글 쓰는 사람들에게는 상상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익숙한 감각에 의존해선 안 되고

우리의 모든 감각인 '오감'을 동원해야 한다. 그게 글 쓰는 사람들의 운명이다.”

 

*** 다음 주 과제인 좋아하는 소설 문장 하나를 포스트잇에 써오기를 잊지 마세요!! 출처와 성함도 꼭 써주시고요.


2022.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