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로 들어선 순간,
깜짝 놀랐다.
신입생이 역대급으로 많았던 개강일.
교수님께서는
꼭 수필이 아니라도 괜찮다.
시, 소설, 동화 등 본인이 쓰고 싶은 걸 써서 제출하라는
당부로 수업을 시작하셨다.
<윤오영 선생님의 말>
시는 복숭아, 소설은 밤나무에 비유하면서
시는 잘못 써도 시,
밤나무에 쭉정이가 열려도 밤나무지만,
수필은 고욤나무와 감나무에 비유했다.
육안으로는 구분이 힘들고
열매를 맺어야만 그 차이를 알 수 있는 두 개의 나무.
고욤나무에 접을 붙이면 감나무가 자란다.
이처럼 수필의 세계는 열려있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프랑스의 소설가 아나톨 프랑스의 말>
수필이 모든 문예를 흡수해 버릴 것이다.
수필 하나만 잘 쓰면
모든 문예 장르를 아우를 수 있다.
--> 교수님의 결론: 수필은 바다다.
<"녹색평론" 김영철 평론가의 말>
잡문(수필)을 잘 쓰는 이가 진짜 글쟁이.
뤼신도 자신의 글을 '잡문', '잡감문', '수감록'이라고 칭함.
*글감에 따라서 교통정리 필요함.
간장 종지에 넣을 건지, 대접에 넣을 건지, 접시에 담을 건지...
<창작자의 기본 자세>
게임에서 이기려면 먼저 게임의 규칙을 배워야 한다.
그런 다음엔 누구보다도 더 그 게임에 몰입해야 한다 (아인슈타인)
작가로서의 철저한 성취 욕구를 지니도록 하자.
언제라도, 어디서라도, 어디에라도 쓴다는 자세가 중요.
--> 써져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써진다. 쓰면 써진다.
'나는 쓴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각오 필요.
쓰겠다고 마음 먹으면 일상의 모든 게 글감이 된다.
<문학의 도구는 언어>
문법과 어법, 맞춤법에 맞는 정확한 모국어 사용 중요.
짧은 문장 쓰는 연습! 독자가 한번에 알아들어야 좋은 문장.
형용사, 부사 사용 자제, 멋 부리기 배제
지옥으로 가는 길은 부사로 덮혀 있다 (스티븐 킹)
<사소한 것이 전체를 무너뜨린다>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습관을 기르자.
뜻은 없고 감각적인 문투만 나열하는 버릇 버리자.
작은 일을 등한시하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일을 맡길 수 없다 (아인슈타인)
큰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사소한 일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걸
당연시 하는 태도는 쇠퇴의 시작이다 (헤르만 헤세)
<설명하지 않기>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는 훈련을 하자.
'기쁘다/슬프다'는 말을 쓰지 않고
분위기 묘사만으로도 느낄 수 있게.
독자의 감각에 호소하여 정서적인 반응을 얻어야 한다.
<앞 강물이 뒷 강물을 끌고 오듯이, 혹은 뒷 강물이 앞 강물을 밀어 내듯이>
생각 금지! 생각은 나중에 떠오르는 법.
처음에는 가슴으로 써라. 그 다음에는 머리로 고쳐 써라 (영화 "Finding Forrester")
일단 탈고한 작품은 일정 기간 묵히고 나서 수정작업을 할 것.
*오늘 처음 오신 신입생 일곱 분부터 기존 학생들까지,
모두 앞으로 나와서 간단하게 자기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을학기의 힘찬 출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