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반 풍경
장마 전선이 자리를 펼 기세를 보이더니 날씨는 후덥지근 했어요.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회원님들의 패션은 오색 무지개빛. 연두에, 초록, 노랑, 핑크, 자주빛이 어우러져 강의실 분위기는 꽃밭을 이루었죠. 거기에 교수님의 열강은 여름 염천을 웃돌았고, 귀를 나발통처럼 열어놓고 메모에 열중하는 회원님들! 만학도의 열풍은 ‘한산’의 긍지를 뿌리내렸어요.
♣창작 합평
*재벌이 되기까지-6월 12일-65 <강수하>
*그저, 걷습니다. <이효임>
*시, 그림, 음악은 서로 잘 어울린다. 형상화, 이미지상을 만들어 준다.
*‘그저, 걷습니다’의 제목 보다는 침묵, 평화, 입맞춤으로 바꾸는 게 어떨지요?
*맞춤법 요주의 사항
◉무(o)
◉수소(황소)(O) 숫소(X)
◉장맛비(o)
◉짜장면(O) 자장면(O)
♣수필을 담그다. <조헌 선생님>
*김치 담그기와 수필을 비유하여 독창과 개성이 곁들인 품격 높은 글을 쓰는 비법을 소개해 주셨어요.
적당히 다듬은 주제를 내 깜냥의 간으로 절인다. 날것의 풋내를 잡기 위해서다. 곧 숨이 죽어 낙낙하니 쓰기 좋게 될 것이다. 소재는 교슬과 형상화를 뒤섞어 다른 재료와 버무려 속을 만든다. 심상과 운율과 문체는 독특한 향기가 되고, 묘사와 서사와 설명은 각기 다른 풍미로 맛깔스런 빛깔을 맞춘다. 어찌 이것만으로 맛이 나겠는가? 독창과 개성이란 젓갈이 간간하면서도 뭉근한 맛을 낼 것이다.
-중략-
♣인공 지능도 수필 명품을 탄생 시킬까?
덕수궁 박물관에 청자 연적이 하나 있었다. 내가 본 그 연적은 연꽃 모양을 한 것으로, 똑같이 생긴 꽃잎들이 정연히 달려 있었는데, 다만 그 중에 꽃잎 하나만이 약간 옆으로 꼬부라져 있었다. 이 균형 속에 있는 눈에 거슬리지 않은 파격이 수필인가 한다. 한 조각 연꽃잎을 꼬부라지게 하기에는 마음의 여유를 필요로 한다.
챗GPT 같은 인공 지능은 매끈하고 논리 정연하고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거기에서 벗어난 눈에 거슬리지 않는 파격을 기대하기 힘들다.
파격은 수제품이어야 가능하다. 수필을 비롯한 모든 글쓰기는 수제품이다. 공산품은 파격은 없다. 공산품의 파격은 불량품. 명품은 인간의 숨결과 내면, 감정, 손길 등이 느껴지는 수제품에서 탄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