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박이를 소개합니다. 기박이는 작년에 학교를 졸업한 사회 초년생입니다. 지금은 부모님 일을 도와 건물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매일 건물 전등을 껐다 켜고 일주일에 한 번 화분에 물을 주고 한 달에 한번 달력을 바꾸며 여름에는 에어컨을 틀었다 끄는 일입니다. 종종 사장님들의 팩스를 보내드리고 복사를 하거나 사장님이 사무실에 없는 동안 택배의 물건을 맡아주며 시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이 없을 때는 피아노를 배우거나 공연을 가고 인터넷 강의를 듣습니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똑같은 일상에서 기박이에게는 한 줄기 소망이 있습니다.
그의 꿈은 자기 이야기로 책을 쓰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이야기를 좋아해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귀찮고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끝까지 읽은 기억이 없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자기의 삶을 글로 써서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마음속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글을 잘 쓰는 법을 몰라 글쓰기를 배우려고 합니다.
신경숙의 자전적 소설 「외딴 방」에서는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열일곱의 ‘나’는 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가지고 다닙니다.
어디서나 그 책을 읽습니다.
그랬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필요했습니다.
학교에 가기 위해서,
공장 굴뚝의 연기를 참아내기 위해서,
살아가기 위해서,
소설은 그렇게 ‘나’에게로 왔습니다.
이렇듯 기박이에게 문학은 살면서 이루고 싶은 소중한 꿈입니다.
준홍이를 소개합니다. 준홍이는 이야기를 참 좋아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무척 영특해서 조기교육 없이 5살에 한글을 깨우쳐 신문을 읽었다는 일화가 지금도 부모님의 자랑입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받아쓰기는 늘 100점을 받아왔습니다. 준홍이는 책도 즐겨 읽어서 만화, 세계 전집, 단편 소설, 고전 소설, 백과사전 등 이것저것 가리지 않았습니다. 밥 먹을 때도 길을 다니면서도 책에서 손을 놓지 않고 책 속의 이야기로 빠져들어 상상의 나래를 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누나와 놀거나 장난쳤습니다.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셔서 밤늦게 들어오십니다. 그래서 어머니 대신 누나가 저녁밥을 차려주고 동생을 돌봐줬습니다.
누나는 학교 끝나면 친구들과 놀고 싶은데 동생을 돌봐야 해서 놀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동생을 돌봐주라는 어머니 말씀을 따라 일찍 집에 와 저녁밥을 해줬습니다. 그 아쉬운 마음을 모르는 동생은 누나에게 장난을 치면 억울한 마음에 소리 지르며 화냈습니다. 그렇게 누나와 싸우면 한동안 토라지기도 하지만 준홍이와 누나는 그 어떤 친구보다도 제일 가까웠습니다.
주영이를 소개합니다. 주영이는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대학교 2학년생입니다. 주영이는 대학에 들어오면 고등학생 때보다 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진짜 하고 싶은 공부를 할거라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막상 학교를 다녀보니 내 삶은 그대로이고 전공 수업은 흥미가 없고 친구도 별로 없어 혼자 밥 먹을 때가 많아 심심하고 지루했습니다.
그러던 5월의 어느 날 주영이는 우연히 학교 게시판에 나붙어 있는 자기계발 강의에 대한 홍보지를 읽었습니다. ‘비전설계와 자기경영’이라는 거창한 제목에 기대를 품고 수업에 참가했습니다. 교수님은 우리나라 평균 독서량이 심각한 수준이고 성공한 사람은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하셨습니다. 교수님은 우리들에게 대학 다닐 때 책을 많이 읽어 사회에 나가 성공해 사회에 공헌하라고 열정적으로 강의 하셨습니다.
주영이는 강의에 감명을 받아 ‘결심했어. 앞으로는 1년에 50권씩 책을 완독할거야.’라고 굳게 다짐을 했습니다. 그 날부터 교수님이 추천해 준 자기계발서를 한 권씩 독파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독서한 결과 그 해에 54권의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 기박이와 준홍이와 주영이는 모두 김기혁, 나 자신이다. 글에 나온 가명은 제 사촌 동생과 사촌 형 그리고 누나 실제 이름이다. 나와 책의 관계가 지금은 데면데면하지만 앞으로 점점 알아가서 더욱 친해지고 싶다. 책을 배우고 익히는 것보다 책을 만드는 것이 책이랑 제일 친해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글을 써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글 잘 쓰는 법을 배우고 싶다. 수필뿐만 아니라 그 형제자매인 소설, 시 등의 문학도 배우고 싶다.
독일의 서사 시인 볼프람 폰 에센바흐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의 꿈이 한 번도 실현되지 않는다고 해서 가엾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정말 가엾은 것은 한 번도 꿈을 꿔보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이제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내 글을 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