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cheZone
아이디    
비밀번호 
Home >  강의실 >  한국산문마당
  사랑은 단 하나의 은유에서도 생겨날 수 있다    
글쓴이 : 한지황    15-02-09 19:14    조회 : 6,096

첫 문장에 긴장해야 합니다.

첫 느낌. 첫 만남을 상기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긴장했었는지요.

느슨한 문장이 아닌 짧고 간결함이 필요합니다.

 

평범한 수식어는 자제해 주세요.

아주 잘 쓴 수식어가 아니라면 없는 게 낫습니다.

 

글에는 순서가 있어야 합니다.

계단을 밟아 올라가듯이 말이지요.

한꺼번에 두세 개를 밟을 수 없듯이

갑자기 엉뚱한 이야기로 넘어가면 안 됩니다.

 

때로는 과장도 필요합니다.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벽지로 발라놓은 신문지를 잠자기 전 매일 읽었다고 쓰듯이 말입니다.

 

글의 대상에 대한 느낄 수 있도록 써야 합니다.

작가가 왜 그런 대상을 선택했는지 이유가 나타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평범한 대상은 재미가 없지요.

 

내가 쓰고자 하는 취지, 배경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것이 일관성과 통일성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한지황의 <조율>은 피아노 조율을 통해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써내려갔습니다.

이는 좋은 구성 방식입니다.

주제의식이 분명하고 좋은 소재입니다.

그러나 선명한 주제의식을 나타내려면

피아노와 인간관계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좋습니다.

조율을 하면서 가졌던 주관적 경험은 삭제하고

객관적 사실만으로 풀어나가는 게 좋습니다.

수필을 쓸 때 내 경험을 쓰는 게 좋다고 여겼던 작가에겐 의외였습니다.

경험을 쓰는 미셀러니 수필과 달리

중수필인 에세이의 경우는 객관적 사실만을 쓰고 경험을 빼는 것이 좋습니다.

인간관계의 조율을 부부, 친구, 형제, 연인 사이의 조율로 쓰면 더 좋겠습니다.

존경은 은폐된 사이 즉 간격이 유지된 사이에서 생겨납니다.

이 시대의 영웅이 사라진 것은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 때문입니다.

과거에도 영웅 측근은 영웅을 존경하기 쉽지 않았지요.

 

박인숙샘의 <앙상블>도 주제의식이 분명해서 좋은 글이 되었습니다.

비전공자들로 모인 교회 실내 연주악단은

남을 즐겁게 하기 위해 조율에 신경을 씁니다.

별로 고칠 곳이 없는 글입니다.

 

마지막으로 스승님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대한 독후감을 공부했습니다.

이 소설은소련 침공을 받은 프라하라는 역사적 현장에서

정치적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잘 그려냈지요.

‘사랑은 단 하나의 은유에서도 생겨날 수 있었던 것이다.’라는 문장이 인상적입니다.

개별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어머니의 세계로부터 도망쳐

토마시에게 온 테레사는 자신과 다른 여자 사이에 차이를 두지 않는 토마시에게 실망합니다.

차별성을 두지 않는 사회는 억압된 사회이지요.

가벼움과 무거움, 육체와 영혼 등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자웅동체처럼

우리 삶에 나눌 수 없는 것으로 긴요히 요구된다는 것을 이 소설은 말합니다.

아울러 당시 시대상 속에서의 인물들이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지를 다양하게 보여줄 뿐 아니라 필연과 우연, 삶과 죽음, 개인과 정치와의 관계까지 철저히 탐사하고 있습니다.

미리 공부를 하였으니 이 소설 읽기는 수월할 듯 합니다.

 

새로 오신 유정주님의 활기찬 모습 덕분에 일산반이 더 생기가 넘쳐났습니다.

진미경샘이 사 오신 도꼬팡야 빵 정말 맛났어요.

처음 먹어본 건강한 빵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회원이 이미 등록을 했다고 하네요.

일산반 봄학기는 건강한 모습으로 화려하게 컴백하실 초엽샘을 비롯해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꽉 찰 것 같아요.

얼굴 모르는 신입분들을 기다리는 설레임이 참 좋습니다.

 

 

 


진미경   15-02-09 20:36
    
막바지 추위인가요? 그 차가움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싫지 않은 느낌입니다.
이제 겨울과도 익숙해져 살만하네요. 살만하면  이별해야하는건가요?
추위를 뚫고간 일산반 강의는 오늘도 재미나고 유익했습니다.
새로 온 정주샘은 반짝이는 눈을 하고 계시더군요.
이렇듯 멋진 분들이 모여드는 일산반! 2015년도 풍성함이 계속될 예감입니다.
주옥같은 후기 고맙습니다. 반장님은 스피드의 여왕이에요.
     
한지황   15-02-09 23:13
    
사라질 운명에 절규하듯  몸부림치는 겨울이 실감납니다.
너무 일찍 봄기분을 맛본 탓일까요?
아무리 추워도 이미 마음은 봄을 마중하고 있습니다.
미경샘이 없는 독토시간은 약간 허전하지만
컴맹을 탈출하고 금의 환양할 샘을 기다리고 있어요.
봄이 머지 않아 찾아 오듯이
미경샘도 춘삼월에는 꿈을 이루고 돌아오겠지요.ㅎ
공해진   15-02-09 21:37
    
한지황 샘,

"첫 문장에 긴장, 짧고 간결함이 필요합니다."
이런기 배움인가 봅니다.
미리 감사하고요.

우짜모 좋지요.
해를 품은 산,
이대로
일산반은 다 글쟁이 되는 느낌입니다.
     
한지황   15-02-09 23:17
    
배움은 여기저지서 기다리고 있다가
배움을 열망하는 사람들에게만 살짝 찾아오나 봅니다.
항상 일산반을 잊지 않으시고 방문해주시는 공해진샘도
언제나 눈과 귀를 활짝 열고 계시나봐요.
참고로 일산의 일은 하나랍니다.
일산에 산이 하나밖에 없다는 뜻이지요.
고봉산.
해를 품은 산도 참 좋네요!
진미경   15-02-09 22:04
    
ㅎㅎ 자리가 부족함 안되는데..... 낑겨 앉아야하나요?
즐거운, 새로운 고민이 그려집니다.
정정미   15-02-09 22:33
    
사랑은 단 하나의 은유에서도 생겨날 수 있었던 것이다.
정말 매력적인 문장이었어요.
 단 하나의 ......무엇....그 것만으로 영원을 견딜 것같은 사랑!
호호!  이 말은 그냥 제가 감상에 젖어서 해본말입니다.ㅋㅋ
두 주인공이 나란히 차안에 앉아 죽어 가던 국도의 가로수길이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았던 기억이 나요. 

평범한 수식은 빼라...아주 잘 쓰지 않은 수식이 아니라면 없는 게 낫다고.... 
수업시간 스승님의 그 말씀을 들었을 때,  독토에서 서희를 묘사한 문장이 떠올랐어요.
허식이없고  그 어떤 수식이 없이...., 생래적인 당당함이 있다고 표현한 서희의 모습.
서희를 닮은 글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토지 땜에 우리들 모두 서희앓이를 된통 하나봐요.
오늘도 온통 서희서희하면서 독토를 보냈으니 말이예요.ㅎㅎ
반장님 준비하신 김밥도 맛났고 간식으로 영양빵을 가져오신 미경샘! 고맙게 잘먹었습니다.
장시간 강의하시느라 애쓰신 스승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새로 오셔셔 우리에게 반가움을 선물하신 유정주님 하늘만큼 환영합니다.
영자샘 한나샘 오늘 봬서 넘 기뻤고요,  초엽샘 빨리 나오셔셔 우리 같이 놀아요.ㅎㅎ
인영샘 툭툭 털고 건강한 모습 보여주세요. 교정땜에 못오신 선희샘! 여행중이신 성희샘! 담주 봬요.
라인옥샘! 계속 바쁘신가봐요  담주는 꼭 예쁜미소 보여주세요.
우리반! 사랑합니다.  단 하나의 은유로ㅋㅋ

미경샘!  즐거운 비명 소리 여기까지 들려요!  굿밤되세요^^
     
한지황   15-02-09 23:25
    
총무님은 자상함으로  결석하신 회원님들을 다 챙기셨네요.
연분홍이냐 연보라냐의 2대2 싸움!ㅎㅎ
오늘 총무님의 코트색깔이 분쟁의 발단이었지요.
색깔 하나 가지고도 의견이 나뉘니...ㅎㅎ
그래도 싫지 않은 의견대립이었죠.
서로가 다르게 생각할 수 있고 그것을 인정하는 여유가 차라리 좋습니다.
획일화된 것처럼 무서운 것은 없으니까요.
결론은 총무님의 코트는 예뻤다입니다.ㅎ
 이 사실엔 아무도 이견 제기가 없을 듯....
유정주   15-02-10 00:48
    
오늘 수업,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저에게는 피가되고 살이 되는 느낌이었거든요..
저는 책을 많이 읽지도 않았고, 글을 많이 써보지도 않았어요.
그러면서도 짧은 글이라도 써야 할 일이 있을때면 항상 왜 잘안써지는지 한탄만 했답니다.
그런데 오늘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나니 무엇을 고쳐야 할지, 왜 글이 자연스럽지 않았은지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알고 싶은것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키는 수업이었어요..
모든 일은 순서를 밟아야 하듯, 앞으로 책도 많이 읽고, 많이 써보고, 수업시간에도 열심히 가르침을 받아 조금씩 나아지는 기쁨을 누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좋은 수업과 좋은 분들을 만나게 해주신 한지황언니께 감사 인사드려요~
더불어 환영해 주신 모든 분들께도 넘 감사 드립니다..
제가 이반의 좋은 분위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홧팅~!!!" 해봅니다...
     
한지황   15-02-10 07:47
    
인연과 우연이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림  배우는 곳에서 만나지 한달밖에 안된 정주씨!
우연히 차를 얻어탄 것이 이렇게 긴 인연의  터널 속으로 들어가는 운명이 되다니요?
자동차라는 작은 공간에서 우리는 얼마나 말이 잘 통하고 편한지를 깨달았지요.
글쓰는 것에 관심있냐는 나의 물음에 아주 많다는 대답...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수필반에 오라고 한 적은 처음이었는데
내가 보낸 화살은 과녁 중심을 정확히 맞추었지요.
시원스런  성격에 당장 달려온 수필반에  이렇게 흡족함을  느꼈다니
저도 신납니다.
글도 열심히 성실히 쓴다고 하니 오래도록 같이 할 동반자를  만났음에
가슴 뿌듯해요.
간밤에 쓴 긴  댓글에서 이미 시작된 수필 한 편을 봅니다.
박래순   15-02-10 10:12
    
매 주 우리 반장님 후기를 보고 느끼는 일입니다. 풋것을 먹고 싸늘했던 속을 잘 숙성된 김장김치로 개운하게 다스린 느낌이랄까요. 수업시간에도 온 식구가 두레 밥상에 모여 앉아 정답게 밥을 먹는 기분이었어요. 상 위에 구워놓은 글 반찬들도 맛이 구수하고 기름이 자르르 흘렀지요. 미경 샘이 골고루 나눠준 고기반찬 같은 특이한 빵을 착하게 받아먹으면서~
반장님의 새 친구도 한 분 오셔서 우리 집 분위기에 만족했고요. 정주님! 축하합니다. 그러고 보니 지황 샘이 모셔온 새 식구가 다섯분이로군요. 누군가를 영입하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말입니다. 그만큼 상대를 움직이게 하는 지적 능력이나 평소 몸에 갖추어진 언행이 힘이었다는 증거이겠지요. 오는 새 봄엔 서로 협력하여 질 좋은 나물거리로 글 반찬 만들어 우리 가족 두레 밥상이 더욱 풍성해지길 기원합니다.
     
한지황   15-02-10 12:37
    
와! 래순샘의 댓글, 감동입니다.
래순샘 특유의 비유는 접할 때마다 탄성을 자아내지요.
너른 마당  안 감나무를 비롯한 온갖나무들  속에서 감수성을 마음껏 흡수하며  성장하신 래순샘이 그려집니다.
맛있는 반찬들이 풍성한 일산반의 식탁이 있는한 우리는 늘 배부를 것 같아요.
다음 주 반찬메뉴가 벌써 궁금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