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헌영 교수님 합평 내용>
1. 산문시 같은 수필의 경우 시적인 묘사와 함께 드라마가 있어야 한다. 물론 시적으로만 구성된 산문도 가능하다.
서경 수필은 정경을 묘사하는 수필이다. 서경 수필은 특별한 사건 없이 경치를 서술하는 것으로 구성하는데 이런 형식을 만상(漫象)형 구성이라고 한다. 만상이란 한 주제를 두고 생각나는 걸 이것저것 다 떠올려서 쓰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진달래’에 대해 쓴다고 하면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걸 쓰는 것이다.
만상식하면, 생각이 떠오르는 그대로를 적는 것인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순서다. 만상은 줄거리가 없다. 하지만, 순서가 없는 것 같으면서도 내적인 질서가 있는 글을 써야 한다. 이것이 작가 실력이다.
계절에 대한 만상식 구성을 할 경우, 봄의 질서. 여름의 질서, 가을의 질서, 겨울의 질서로 구성하고 치밀하게 묘사해야 한다. 계절의 질서를 잡는 방법으로는 첫째, 계절이 오고 가는 순서대로 쓰는 것이 있다. 둘째로는 자연묘사를 하고 뒤이어 인위적인 묘사를 하는 것이다. 인위적인 묘사란 예를 들어 사람이 소를 몰고 가는 정경을 말한다.
특히, 자연을 시적으로 묘사할 때는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문장 하나하나를 주의 깊게 살피고 신경 써야 한다. 자연 묘사를 잘못하면 쓸모없는 글이 된다. 사건을 다루는 글의 경우엔 문장이 좀 잘못 되도 사건 자체가 재밌으면 문제가 안 된다. 하지만 서경 수필은 오직 묘사에 달려있다. 치밀하게 문장을 손질해야 한다. ‘한라산! 아, 기분 좋다.’ 이렇게만 쓰면 아무도 감동을 안 한다. 정성을 들여 멋지고 시적인 문장을 넣어야한다.
2. 시사적인 내용을 쓸 때는, 아니 어떤 글을 쓸 때도 무조건 설교하지 마라. 작가가 뭘 해야 한다고 설교하는 순간 글의 재미는 뚝 떨어진다. 시사적인 글이지만 읽는 동안 재밌고 통쾌하단 기분이 들게 하고, 다 읽고 난 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떠올리며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문학이다. 수필가들이 이런 글을 많이 다뤄야 한다.
시사적인 글을 쓸 경우 특히, 초점을 잘 맞춰야 한다. 정확하게 주제와 소재를 잡고 관련한 정보를 다 수집해서 써야 한다. 보통사람이 모르는 정보, 욕이 저절로 나오는 정보를 수집해서 풍자적으로 써야 한다. 욕을 하더라도 웃기는 수필을 써라. 풍자적인 글을 잘 쓸 경우 아주 좋은 작가가 된다. 정론으로 쓰면 사설이 된다.
3. 어머니에 대한 나의 마음을 쓰는 글의 경우에는 자신의 이야기만 많으면 안 된다. 어머니와 나와의 관계와 어머니에 대한 정보가 많아야 한다. 그래야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다. 어머니가 평소에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이나 어머니 자신의 이야기, 누구의 어머니 하면 머릿속에 딱 떠오르도록 써야 한다. 주의할 것은 자기 이야기를 쓸 때, 간접적인 자랑, 자기 PR이 되는 것은 되도록 빼야 한다.
4. 쑥의 효능에 관한 글을 쓸 때는 쑥에 관한 약간의 한의학적 효능이나 관련된 정보를 써 주는 것이 좋다. 단군신화 이야기, 얼마나 좋으면 곰이 쑥을 먹고 사람이 됐겠냐. 아마도 당시에 최고의 보약이 쑥이었을 것이다. 성경에서도 석청을 먹고 병이 나았다는 대목이 있다. 이 또한 그 당시 가장 좋은 약이었을 것이다.
<수수밭 동정>
- 3월 한국산문 등단 : 김성훈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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